한우사랑 황소고집, ‘하누담’ 이동규 대표

제가 고르고 가공한 한우라 자신 있습니다

식육처리기능사가 운영하는 암소 한우 백화점, ‘하누담’

지역내일 2010-06-11

시원한 물놀이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온힘을 다해 놀고 난 뒤 가족이 둘러앉아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금대리 초입에 위치한 ‘하누담’에서 맛있는 암소한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릴 적 꿈이 이룬 결실, 하누담
농장 직거래로 믿을 수 있는 소를 직접 고르고 손질한다는 이동규 대표는 한눈에 보기에도 고집이 느껴졌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고집. 그가 애정을 가지고 하는 일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같이 사는 부부만 닮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대표의 소에 대한 사랑은 초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릴 때 동네 정육점에 걸려 있는 고기가 참 좋아보였어요. 그 때부터 정육점을 차리는 게 제 꿈이 되었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대형 마트 정육 코너에 입사했고, 고기를 만지기 시작하면서 적성에도 맞는 재밌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후에 농협 정육 코너를 거쳐 자신의 식당을 차리기까지 정말 한 길만 달려왔다.


●맛있는 암소 한우 이야기
식육처리 기능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이동규 대표는 소 한 마리 전체를 잡아 본인이 손질하고 가공하는데, 그가 들려주는 ‘암소 한우 이야기’는 이렇다.
“우리가 씨암탉이나 암캐를 찾는 것처럼 소도 암소가 맛이 있습니다. 거세된 소는 좋은 등급이 많이 나올 수는 있어도 암소가 깊은 맛이 있습니다. 등급별로 다를 수는 있지만 도축 후 7~10일 정도 숙성을 거친 고기가 가장 맛이 있지요. 도축 후 24시간이 되면 사후 강직이 오기 때문에 숙성을 시킨 고기가 더 맛이 있습니다” 그가 암소 한우만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되는 설명이다.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이 대표가 종종 받는 질문이 있다. “진짜 한우 맞아요?” 그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원주시에서 1년에 두 번 한우 유전자 검사를 합니다. 그때 받은 판정서를 보여 드립니다”


●두툼한 육질, 입 안 가득 풍부하게 씹히는 맛
드디어 고기가 나왔다. 한눈에 보기에도 두툼해 보이는 등심.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라고 한다. 상 가득 차려지는 반찬들이 중앙에 둥글게 모여 있다.
“상의 가장자리를 뚫어 불판을 놓았습니다. 중앙에 불판이 있으면 반찬이 상 가장자리에   나뉘게 되어 손님들이 드시기 불편하거든요”손님을 위한 작은 배려가 팔을 길게 뻗지 않아도 모든 반찬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국내산 참숯 위에 석쇠를 올려놓고 구운 고기는 소금에 찍어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전라도에서 공수한 구운 천일염은 짭조름하면서도 특유의 단맛을 지니고 있었다. 두툼한 질감이 주는 풍부하게 씹히는 맛은 살짝 터져 나오는 육즙과 어울려 입안 가득한 즐거움을 준다.
이 대표는 “손님들 중에 입에서 살살 녹는 고기를 달라고 주문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살살 녹는 맛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찾아야 한다”고 답한다며 고기 맛에서 씹는 질감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누구에게 내놓아도 자신 있는 메뉴는 곰탕이라고 한다. 맛을 본 모든 손님들이 한결같이 “맛이 있다”고 한다. 소 한 마리를 직접 잡아 가공하기 때문에 거기서 나오는 모든 잡뼈를 넣고 우려낸 국물이라 맛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암소 한우 백화점, 하누담이 만들어가는 해피엔딩
하누담은 정육점 식당이라 일반 식당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한우를 양껏 즐길 수 있다. 1인당 3천원이면 제철 야채를 주재료로 한 반찬들로 푸짐한 상차림이 가능하고, 별도의 추가 요금 없이 리필이 된다. 전라도에 사는 장모님의 손맛을 닮은, 이 대표의 아내가 직접 만든다는 밑반찬에는 입맛을 당기는 맛깔스러움이 있었다.
선물세트도 제작하고 전국에 택배도 가능하다는 하누담은 한 마디로 ‘한우 백화점’이다. 백화점을 지키는 이동규 대표는 “나를 거쳐 간 육가공품이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하는 것이 행복합니다. 더 열심히 해서 체인점도 개설하여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그가 만들어가는 ‘한우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야기 전체에서 지금의 ‘하누담’은 어느 단계에 도달한 것일까 생각해본다.


문의 : 766-0554 (하누담)
배진희 리포터 jul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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