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평론가 이범이 말하는 자기주도학습

네 안에 잠든 가능성을 깨워라

지역내일 2010-05-06 (수정 2010-05-06 오후 9:58:02)

        

전직 18억 강사라는 수식어를 굳이 붙이지 않더라도 이범(42. 교육평론가)의 명성은 이미 알려진 바이다. 사교육의 최첨단에 서 봤던, 이른바 초특급 일타강사. 그러나 최근에는 교육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교육평론가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를 4월 30일 영통종합사회복지관 세미나실에서 만났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교육 현실에서 이범이 제시하는 진정한 공부의 왕도를 살펴보자. 

중요한 건 옆집엄마가 아니라 수능 경향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평균 서너 개의 학원을 다니고, 중학교에 들어가면 이른바 ‘영수막장’(그는 영어와 수학에만 집중 몰입하는 학습을 ‘영수막장’이라 불렀다)에 들어서는 이 시대. 이범은 옆집엄마가 무슨 사교육을 시키는가를 참고하기보다 수능기출문제집을 사서 보라고 조언한다. 지금의 대입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라는 내용일 터. 현재의 대입제도는 단순한 지식을 묻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나긴 지문을 읽어낼 수 있는 독해력은 기본으로, 다음 상황까지 유추할 수 있는 추론능력, 주장에 대해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논증능력까지 이른바 ‘3대 역량’이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역량의 바탕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독서다. 특히 초등시절에 키워진 독서근력은 중학교 진학 후 성적으로 금방 드러난다고 조언했다. 꾸준한 독서는 중학교시기에 더욱 중요한데, 독서 없이 언어영역 문제집만을 보게 되면 수능에서 절대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없다고 충고했다. 자기주도학습의 기본기는 독서인 셈이다.


공신(공부의 신)식 수학공부, 초중등까지는 해로워
 이범은 최근 TV드라마를 통해 부각된 이른바 공신식 수학공부법은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공신식 수학은 원리를 빠르게 포착해 최대한 시간을 단축시키는 기계적 수학공부법이다. 원리에 대한 심층적 이해 없이 기계적으로 푸는 문제, 답만 도출하는 수학공부는 수학머리를 나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고등학교에 가서는 수능 포기자를 낳을 수도 있다. 100문제를 빨리 풀라 재촉하는 대신 10문제를 반드시 혼자서 풀게 한 다음,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가 설명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중학교 수학부터는 원리에 대해 정리가 필요한데, 이때 필요한 작업으로는 ‘나만의 수학노트’를 꼽았다. 수학적 개념원리와 유형별 문제를 짬짬이 시간을 내어 자신만의 수학 개념 노트로 만들어두라는 것이다. 영어 문법서는 대부분이 중1부터 고3까지 평균 서너 권을 보는데, 제대로 된 문법서 한 권만 집중 반복하는 게 좋다. 초등고학년부터는 인터넷 강의(인강)를 병행해주면, 시간대비 학습 효과를 높이기 좋은데 인강은 좋아하는 과목, 혹은 싫어하지 않는 과목부터 수강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한다.
 
초등 고학년부터 학습의 기술 스스로 터득하게 유도
 이범은 사교육을 진행할 시에는 ‘진도와 성취도’를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는 따끔한 조언을 덧붙였다. 교재 한권 떼기식의 진도 위주의 학습은 성취도와는 거리가 멀 수 있다는 얘기다. 수동적으로 반복 학습만 하다보면 진도는 나가되, 자기만의 지식이 되는 데에는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틈틈이 학원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나를 점검해주는 동시에 중학교 시기부터는 복습기술과 과목별 학습 기술을 집중적으로 익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복습시간은 길게 잡지 말고 그 날 배운 내용을 30분 내외로 잡아서 규칙적으로 진행하면 된다. 일요일 밤에는 계획표를 짜는 습관도 중요하다. 아이와 함께 일주일간 해야 할 일을 계획해 보고, 주중에는 별색 필기구로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방식도 추천했다. 부모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생존본능 운운하면서 동기부여를 시키는 방식은 절대 금물.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태에 맞지도 않고 공감도 끌어내기 어렵다. 체험과 탐구, 토론을 통해 학습 본연의 흥미도를 높여주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범의 표현을 빌면, 이른바 죽음의 트라이앵글(수능·내신·논술)에서 죽음의 펜타곤(수능·내신·논술·학생부·면접)으로 변모한 수능 구도. 그 구도에 따라 아이들의 학습량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이를 무조건 학습으로만 내몰기보다 가장 편안하게 공부에 흡수시키는 방법, 그 방법을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때다.


권일지 리포터 gen1037@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