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이 끼어있는 5월이다. 5월이면 새록새록 돋아나는 선생님에 대한 기억들. 사회인이 되어서 더욱 더 그리워지는 사람 중에 한분이 선생님이다. 그래서 특별한 제자 사랑을 펼치고 있는 박병춘(50)교사를 찾아 제자 사랑에 얽힌 이야기와 참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1988년에 대신고에 와서 22년째 국어를 가르치고 있고 저 또한 대신고 5회 졸업생입니다. 대신고에 다니는 학생들은 저와는 제자이면서 동시에 선후배라는 특별한 관계로 이어져있지요. 그래서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를 수 밖에 없어요”
열정으로 가득 찬 눈빛만큼이나 제자 사랑도 유별나다는 박 교사는 졸업한 제자들에게 주례 선생님으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마흔 셋에 처음 결혼식 주례를 시작해서 현재 열 네차례 졸업생 예식을 진행했다고. 처음에는 벅차고 떨리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원고 없이 예식을 진행할 정도로 베테랑 주례선생님이 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5월은 제자들의 웨딩마치 행진곡만큼이나 바쁘고 행복한 주례 예약이 가득 차 있다.
“졸업한 제자들이 은사라고 나를 기억해주고 부부로서 새 인생을 출발하는데 나에게 식을 진행하도록 맡긴다는 것은 제자들이 나에게 주는 크나큰 선물인 것 같아요. 주례 자격으로 단상에 서는 순간 이런 생각을 하게 되요. 제자들이 나를 자신들의 주례로 세운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내 인생의 주례가 되어 인생을 더 아름답게 살아가라고 말하는 것이라고요”
결혼이라는 새 출발선 앞에서 주례를 맡아달라고 부탁하고 싶은 선생님이라면 어떤 선생님일지 설명이 따로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는 항상 제자들의 행복한 앞날을 열어주는 주례사를 하면서도 제자들을 위해서 자신이 어떻게 아름답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한다고.
모든 학문의 가장 기본이 되는 과목이 국어다. 그래서 어떤 교사가 국어를 가르치느냐에 따라 청소년기 학생들의 정체성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가 말하는 국어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모국어 화자들이 말하기를 주고받고 글쓰기를 주고받는 것이다. 그의 말속에는 소통과 교감이라는 중요한 화두가 녹아있다. 하지만 현 교육은 너무 입시위주의 문제 풀이식 교육에 몰입해가는 실정이라서 실질적인 국어 학습활동이 뒤로 처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부분을 누구보다도 안타깝게 생각하는 그는 입시교육에 충실하면서도 순간순간 학생들과 교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열어놓는다고. 그가 생각하는 국어 교육은 입시위주의 도식적인 문제 풀이 과정 뒤에 있는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이면을 읽어내고 소통할 수 있는 교육이 행해져야 한다는 것. 그래서 가끔은 장대비가 내리는 날엔 잠깐 책을 덮고 장대비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매력적인 선생님이다.
또「오마이뉴스」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교육감 후보들에게 들은 공통적인 답변은 학력신장과 인성 교육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대답이었다고. 하지만 학교 교육을 입시교육에 매몰되도록 하는 것은 좋은 교육이라고 할 수 없으며, 오로지 좋은 대학에 가는 것만이 인문고의 전체인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또 대전 교육의 화두는 동서교육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대한 것인데 그것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들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교사의 한사람으로서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조용숙 리포터, whdydtnr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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