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65일 똑같은 가사 노동에 노출된 당신!

주부라서 ‘더’ 걱정스러운 생활습관병

지역내일 2010-04-06 (수정 2010-04-06 오후 12:03:10)
전업 주부인 당신의 일과는 어떤가? ① 새벽같이 일어나 가족 아침 챙겨서 회사로, 학교로 보내기. ②혼자 먹는 아침은 귀찮으니 건너뛰고 잠시 누워 아침 드라마 보기. ③가득 쌓인 설거지와 빨래, 어수선한 집 안 종일 쓸고 닦기. ④ 아이 학교에 가서 학원 데려다주기. ⑤ 자정이 다 되어 들어오는 남편 기다리기…. 대한민국 전업 주부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만한 평온한 일상이다. 하지만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 속에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습관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바로 지금, 당신의 생활 습관을 점검해봐야 한다.
생활 습관… 중년 여성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대한내과학회에서는 7년 전 ‘성인병’으로 불리던 질환들을 ‘생활 습관병’으로 개칭했다.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 5대 성인병으로 손꼽히는 질환이 대부분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 방식, 스트레스 관리와 운동 부족 등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생활 습성 질환(프랑스), 라이프스타일 관련 병(영국), 문명병(독일) 등 생활 습관병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명칭만 봐도 그 의미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질병 발생의 약 60퍼센트가 생활 습관에서 기인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 특히 결혼 후 출산과 육아를 겪으면서 불규칙한 수면과 식생활,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생활 습관까지 달라지기 쉬운 주부들은 그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부인과 이진무 교수의 얘기다. “<황제내경>에 따르면 여성의 몸은 35세를 고비로 쇠퇴해지기 시작해 폐경에 이르는 49세까지 급격한 노화를 겪는데, 이때 잘못된 생활 습관이 노화를 촉진하고 여러 가지 질병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잘못된 생활 습관이 유발하는 질병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불규칙한 식습관은 비만뿐만 아니라 난소 기능에 영향을 미쳐 월경불순에 심각할 경우 조기 폐경까지 초래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자궁에 영향을 미칠 경우 자궁근종이나 난소낭종 등 성기 종양 외에도 유방 종양, 갑상선 기능 장애 같은 심각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운동 부족의 경우 어깨 결림, 전신 근육통, 관절통 등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매일 반복되는 가사 노동 또한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류마티스내과 송란 교수는 “손, 무릎, 허리를 많이 사용하는 집안일 또한 폐경 후 많이 호소하는 관절의 통증과 뻣뻣함의 주범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폐경 이후엔 잘못된 생활 습관의 영향으로 고지혈증, 고혈압, 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과 골다공증이 급격히 진행되기도 한다고.

각종 질병을 불러오는
생활 습관은 바로 이것!

혼자 먹기 귀찮아
아침은 건너뛴다?
가족이 모두 나가고 텅 빈 집에서 혼자 아침을 먹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아침을 걸러선 안 된다. 아침을 거르면 무기력감에 활동이 줄지만, 저녁에 고열량 식사를 해 비만이 되기 쉽다. 비만이 될 경우 월경불순, 성기 종양 등이 나타날 수 있고, 행여 영양부족이 발생하면 소화 흡수 기능이 저하되어 위무력증, 위염 등과 수족 냉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배가 고프면 당분 함량이 많은 간식을 먹어 당뇨 발생도 늘 수 있다.
이런 땐 병원에… 한 달에 3kg 이상 체중 변화나 월경불순 혹은 월경 양의 증가, 늘 소화가 안 되고 속이 그득함, 속 쓰림, 식사 시간즈음 급격한 피로감 등이 있을 때는 전문의를 찾을 것. 손발 저림, 손 떨림, 식은땀, 갈증과 잦은 소변도 그냥 넘겨서는 안 되는 증상이다.

아직도 쪼그려
앉아 걸레질한다?
“아이고 다리야~” 하면서도 꼼꼼한 성격 때문에 조그려 앉아  걸레질해야 직성이 풀린다면 무릎 관절염을 걱정해야겠다.
송란 교수는 “쪼그려 앉는 자세는 무릎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밀대형 걸레로 바꾸기를 권한다.
이런 땐 병원에… 이런 땐 병원에… 무릎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을 것. 무릎에서 열감이나 부종이 느껴질 때도 전문의 상담은 필수다.

고무장갑이 갑갑하다고
늘 맨손으로 설거지한다?
일단 주부습진을 걱정해야 한다. 손에 물이 많이 닿을수록 주부습진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찬물로 설거지하면 수족 냉증이나 심각한 말초 혈관 위축에 따른 레이노이드씨병(심한 혈관 수축으로 손발이 하얗거나 파랗게 변하면서 통증이나 저림이 나타나는 병)에 노출될 수 있다.
고무장갑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가급적 미지근한 물에 설거지를 하고, 젖은 손은 항상 깨끗이 씻어 세제를 제거하고 물기가 완전히 마르도록 신경 쓴다. 틈틈이 손가락을 주무르고 손뼉을 쳐 손의 혈액순환도 돕는다.
이런 땐 병원에… 손이 간지럽거나 갈라질 때, 잦은 피부 각질이 발생할 때, 피부 속에 아주 조그만 물집이 생겼을 때는 전문의를 찾는다. 외부 온도 변화에 손발이 화끈거리거나 시린 증상, 손끝 저림, 피부 변색이 나타날 경우에도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의자보다 바닥에 앉는다?
바닥에 앉는 자세는 쪼그려 앉는 자세만큼이나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기 쉬우며, 더 나아가 무릎과 고관절에 퇴행성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의자에 앉거나 입식 생활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의자에서 일어설 때는 엉덩이를 의자 끝 부분으로 옮기고 팔걸이에 지탱하면서 일어나야 무릎 관절과 고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 
이런 땐 병원에… 무릎 관절이나 고관절의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들 경우.

아이 낳은 뒤 무거운 짐을 번쩍번쩍 든다?
무거운 짐을 들면 전체적인 하중이 늘어 무릎과 고관절에 과부하를 일으키기 쉽다. 이는  조기에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무거운 짐을 든 방향의 어깨와 팔꿈치 주변의 인대가 손상되거나 척추에 부담을 줄 수도 있으니 되도록 무거운 물건은 들지 않는 게 좋다. 꼭 들어야 할 상황이라면 최대한 몸에 밀착시켜 다리 근육을 이용해 드는 게 척추 부담을 덜어주는 자세다.
이런 땐 병원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무릎 관절이나 고관절의 통증이 심할 경우, 팔을 들어 올리거나 팔을 돌릴 때 통증이 느껴질 경우, 자다가 돌아누울 때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허리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나 허벅지 등으로 뻗쳐 가는 통증이 동반된다면 디스크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에 갈 것.

하루 종일 단 10분도 걸을 일이 없다?
적절한 운동은 관절통을 줄이고 근력과 지구력 등 심혈관 기능도 개선해준다. 반면 관절을 사용하지 않으면 스트레스에서 관절 연골을 보호하는 관절 주위 근육이 위축되어 관절염으로 진행되거나 관절통이 심해진다. 그러므로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주 3회 이상 유산소운동은 필수다.
이런 땐 병원에… 무릎 관절과 고관절의 통증이 심해질 때,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평소보다 먼 거리를 걸을 때 다리나 관절에 힘이 빠져 걷기도 힘들다면 전문가와 상담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음식 간을 봐야 한다?
주부들이 범하기 쉬운 생활 습관이다. 삼시 세끼 음식을 만들고 간을 보면 염분을 과잉 섭취해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 부종과 신장 질환 등과 위염, 위궤양 등 위장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런 땐 병원에… 늘 입 안이 깔깔하고 갈증이 날 때, 몸이 자주 붓고 속이 쓰리거나 아플 때,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배가 그득할 때,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함이 느껴질 때는 병원에 간다.

식구들이 남긴 음식이 아까워 배불러도 더 먹는다?
음식은 항상 조금 부족하다 싶을 만큼 먹고 남은 음식은 다음에 먹을 수 있는 것 외에는 미련 없이 버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식구들이 남긴 음식을 계속 먹다 보면 과잉 섭취로 비만을 불러오기 쉽다. 비만은 자괴심과 우울증, 당뇨병, 동맥경화, 심장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땐 병원에… 한 달에 3kg 이상 체중 변화나 월경불순, 월경 양의 증가가 있을 때, 손발이 저릴 때는 반드시 건강 상태를 체크해봐야 한다.

가족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다 새벽에야 잠든다?
온 가족이 다 들어와야 잠을 청하는 주부들이 많다. 불규칙한 수면 습관은 불면증, 우울증, 뇌의 피로에 따른 기억력 저하 등을 불러올 수 있다. 불가피하게 기다려야 한다면 그 시간에 음식이나 수분 섭취 등을 하지 않도록 신경 쓴다. 이 경우 신장 기능의 저하로 요실금이나 방광염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땐 병원에… 주 2회 이상 잠자리에서 30분 넘게 뒤척이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 만사가 귀찮고 괜히 눈물이 날 경우, 예전에 없이 자주 건망증이 나타날 경우, 밤새 소변 때문에 1~2회 이상 일어나야 할 경우, 잔뇨감 때문에 소변을 보아도 시원하지 않을 경우, 한 시간에 한 번 정도로 소변이 잦거나 참기 힘들어 실수하는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는다.
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도움말 송란 교수(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진무 교수(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부인과)
하유정 교수(연세대학교 류마티스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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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주부들의 질병으로 알려진
섬유근통증후군 바로 알기
25~55세 여성에게 자주 발병하는 섬유근통증후군은 전신 무력감, 피로감, 수면 후 불쾌감 등을 호소하는 비염증성 류머티즘 질환이다. 환자들이 밝히는 대표적 증상은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는 것. 심한 전신 통증과 함께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정도의 피로감이 주된 증상이다.
연세대학교 류마티스내과 하유정 교수는 “섬유근통증후군은 전신이 쑤시는 만성 근골격계 통증으로 종종 목이나 어깨 중 한 곳에서 시작해 몸통, 엉덩이 등으로 퍼지기도 한다”고 밝힌다.
잠들기 힘들고 자주 깨는 수면 장애와 자고 일어나도 잔 것 같지 않은 듯 피로가 지속되는 증상, 이유 없이 슬프고 불안한 감정이 동반될 경우에도 섬유근통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치료에는 환자 교육과 약물요법, 운동요법, 심리요법 등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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