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부모 700여 명 참석해 성황
대학입학사정관과 공·사교육 전문가가 말하는 입학사정관전형의 모든 것
지난 겨울 공교육과 사교육 전문가들과 학부모가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크게 반향을 일으켰던 내일신문 학부모 브런치 교육강좌. 지난 1월부터 6주간 진행됐던 분당용인 학부모 브런치 강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서 타 지역 학부모들의 요청도 쇄도. 강남 지역 1200석, 대전 800석 등이 하루 만에 마감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달 27일 단국대 학생회관 강당에서는 후속강좌인 학부모 번개 브런치 강좌가 열렸다.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해 입학사정관전형의 모든 것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번개브런치는 입시관련 심화주제 선정, 구체적 방법론 제안
4시간 동안 진행 된 ‘브런치 강좌, 디테일의 날개를 달다’는 지난 강좌에서 다 풀어내지 못한 주제들을 선정, 평균 두 달에 한 번씩 심화과정으로 진행되는 강좌다. 학부모 중심의 본 강좌와는 달리 자녀와 함께 동반하여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첫 번째 주제는 입학사정관제. 첫 서울국제고 교사이면서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소속 조영혜 교사로부터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대교협 대입상담콜센터 파견교사인 영등포여고 최병기 교사로부터 ‘포트폴리오 작성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타임교육 입시전략연구소 이해웅 소장이 입시변화에 대한 큰 밑그림과 매력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전략을 강연하며 마무리 됐다.
입학사정관제라는 공통주제로 초등부터 고등까지 함께 했고, 내용전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별주제는 초중등과 고등을 분리해서 강의가 진행됐다. 또 1만원 상당의 브런치와 함께 입학사정관제 관련 자료집이 제공됐다.
“‘왜 자신을 선발해야 하는지’ 설득하라”
대입은 전체 정원의 10%를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선발하지만, 고입은 비율이 훨씬 높다. 외고 자사고 국제고는 100%, 과학영재고 70%, 과고 30%의 학생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하게 된다.
서울국제고 조 교사는 “입학사정관 전형의 핵심은 자기소개에 담을 내용이 무엇인가”라며 “단순한 글쓰기의 기술만으로 좋은 자기소개를 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기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는 글이어야 함은 물론 진로를 설정하고 관련된 다양한 경험들을 글 속에 진솔하게 드러내야 한다. 학생은 자신을 어떻게 소개할 것인지 오랜 시간동안 고민해야한다는 것이 조 교사의 조언.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읽다보면 ‘이 학생은 꼭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 있어요. 체험이나 경험에서 우러나온 글이 그렇죠. 학교마다 또 전형마다 기술할 내용은 다르지만 보통 지원동기와 학업계획 비교과 활동, 독서활동 등은 공통적으로 들어갑니다”
진로를 정하고 초등이나 중등부터 차분하고 오랫동안 준비해야 잘 쓸 수 있는 것이 자기소개서에요. 조 교사는 ‘학교가 왜 자신을 선발해야 하는지’를 입학사정관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생활기록부는 포트폴리오 바탕
포트폴리오 작성법을 강연한 최 교사는 작년 입학사정관 전형에 제출한 몇 몇 사례를 통해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사례를 분석해보면 학생부(전교과/주요교과), 공인어학성적, 임원경력, 수상경력, 봉사활동 등이 평가기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 교사는 “입학사정관 전형이 여러 곳에서 부풀려지고 미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진정한 도입목표는 학생들에 대한 교사들의 평가권을 강화해 공교육 경쟁력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의 3대 평가요소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면접이다. 가장 중요한 자료는 학생부로 여기에 기록된 내용을 중심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 포트폴리오나 추천서 등은 학생부를 평가하기 위한 참고 자료라고 최 교사는 설명한다.
“많은 학생들이 화려한 포트폴리오가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분명 오해다. 학업능력을 보는 교과와 잠재능력을 기록하는 비교과로 나뉘는 학생부. 여기에 기록된 것을 자기소개서에 쓰는 것이고 면접은 이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가장 쉽다.”
#김경석 단국대 입학사정관전형팀 팀장
“입학사정관은 가장 선진적인 선발방법, 계속 확대될 것”
대학마다 전공분야 및 교육전문가를 중심으로 입학사정관 위원회를 신설하고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김경석 팀장은 말한다.
“도입 초기다 보니 학부모들의 가장 큰 우려는 ‘공정성’이라고 생각해요. 각 학교의 인재상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각 대학에서는 입학사정관위원회를 구성해 선발방법연구 하고 객관적인 기준안을 마련하고 있으니 믿으셔도 됩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누구나 가진 한 가지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얼마나 키우고 관리해 왔는지가 가장 중요. 창의력, 문해결력, 리더십, 봉사활동, 성장가능성은 모든 대학에서 기준으로 삼는 부분이라고 김 팀장은 설명한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걱정하는 고교등급제는 절대로 적용하지 않아요. 소속 학교가 어디든 해당학교 선생님이 얼마나 학생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평가했는지를 입학사정관들은 검토합니다. 경우에 따라 학교 측에 증거자료를 요청하기도 하므로 교사들은 학생에 대한 모든 기록물을 보관해야 합니다.”
입학사정관은 학생의 소질이나 적성 30%, 학업성적 및 수상경력 22%, 잠재력 30% 그리고 나머지는 인성적인 면을 본다. 김 팀장은 “학생회장 경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회장을 하면서 무엇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모든 일을 일기처럼 기록하는 습관과 ‘왜’라는 질문에 항상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니특강_타임교육 입시전략연구소 소장 ‘이해웅’
“입학사정관이 보기에 가장 아름다운 학생은 학교에서 만들어집니다.”
“문제를 잘 풀기위해서는 출제자의 입장이 되어보고, 입학사정관 전형에 성공하려면 본인이 입학사정관 입장이 되어 봐야 합니다. ‘나라면 어떤 학생을 선발할까?’ 하고 말이죠.”
타임교육 입시전략연구소 이해웅 소장은 입학사정관 전형은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이 선발하는 것이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입학사정관전형에 도전하려면 모든 면에서 우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한 가지를 확실히 잘하는 사람’을 선발하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입학정관 전형을 보면 세 가지 중 하나가 확실히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요. 돈을 많이 벌 것 같은 학생, 명예를 중시하는 학생, 그리고 확실히 정치적인 학생이죠. 미국의 사례지만 입학사정관 전형의 본질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 마디로 학생의 ‘프로필’이라고 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여기에 들어갈 가장 중요한 내용은 진로에 대한 확신과 전공의지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장은 “카이스트에서 100%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하겠다고 한 것도 전공의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겠다는 취지”라며 “과학자가 되겠다던 학생이 결국 의대로 진로를 바꾸기도 한다. 전공의지가 약한 경우다. 학교입장에서는 우수한 과학도를 놓치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아이의 진로와 적성을 찾기 위해서 적성검사 기관을 찾는다면 이는 다만 참고가 될 뿐.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이의 잠재력이나 적성은 학원 등 사교육보다 부모에 의해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받으며 키워가는 것이라고 이 소장은 강조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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