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엔 괜찮았는데… 아토피라고?

성인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관리법

지역내일 2010-04-23
단순히 피부가 건조해 가려운 거라고 생각하다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정현이 엄마(36). 웬걸, 꿈에도 생각지 못한 아토피 진단을 받았다. 아이도 괜찮고, 과거 아토피를 앓은 적도 없는데 나이 서른 넘어 아토피 진단을 받으니 놀라울 뿐이라고. 유·소아 아토피와 똑같이 관리하면 될까? 고쳐야 할 생활 습관은 무엇일까? 성인 아토피성 피부염의 증상과 관리법을 알아보자.

Lesson 1. 잠복한 유전인자가 깨어나다
일반적으로 ‘아토피’ 하면 아이들에게 생기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토피 증세를 호소하는 성인은 전체의 3퍼센트 정도로 꽤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30~40대에 아토피가 발병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
하얀피부과 선정우 원장은 “처음부터 아토피라고 자각하고 오는 경우보다 가려워서 긁는 도중 심해져서 오는 경우가 많다”며 “성인 아토피로 내원하는 환자 수는 몇 년 전에 비해 30퍼센트 정도 증가한 추세”라고 밝힌다. 덧붙여 선 원장은 “과거 아토피를 앓은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아토피를 일으키는 인자가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진단한다. 성인이 돼 갑자기 아토피 증상이 나타났다기보다는 아토피가 발생할만한 유전적인 소인이 잠복했다가 특정 자극을 받고 뒤늦게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성인 아토피가 생기는 원인은 크게 유전적·환경적 요인과 면역반응 이상 등으로 설명된다.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아토피를 악화하는 ‘슈퍼 항원’과 정신적 스트레스, 환경오염 같은 변화된 생활환경의 상호 작용이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교란하는 것이 주요 발병 요인. 기름진 음식이나 맵고 짠 음식, 술과 커피 같은 기호 식품이나 화학조미료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품과 건조한 공기, 집먼지진드기, 먼지, 꽃가루, 공해 물질에 접촉하는 경우에도 성인 아토피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중론이다.

Lesson 2. 피부 두꺼워지고
재발한다는 게 특징
성인 아토피성 피부염의 증상은 유·소아 증상과는 조금 다르다. 피지 과다 분비로 나타나거나 동그란 모양으로 생기는 습진, 스트레스만 받으면 가려운 신경피부염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닥터뷰티 염탁기 원장은 유·소아 아토피는 팔다리, 팔꿈치 안쪽 등에 주로 나타나는 데 반해 “성인 아토피는 팔꿈치와 무릎이 접히는 부위, 목의 양쪽, 얼굴, 눈꺼풀, 귀 아래, 심한 경우 몸통 부위까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가려움증으로 계속 긁으면 그 부위의 피부가 딱딱하고 두꺼워지는 태선화와 피부가 갈색으로 침착되는 현상을 보여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고 조언한다. 
피부가 건조하고 간지럽다고 대뜸 아토피부터 의심해서는 안 된다. 특히 접촉성피부염과 지루성피부염은 아토피와 혼동하기 쉬운 피부염.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
접촉성피부염과 지루성피부염, 아토피성피부염의 공통점은 가려움을 홍반(피부가 붉게 변하는 것과 혈관의 확장으로 피가 많이 고이는 것), 염증, 진물 등을 동반한다. 접촉성피부염은 특정 자극 성분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직접 피부에 닿으면 생기는 것으로, 피부가 빨개지면서 가렵고 따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지루성피부염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주로 ‘피티로스포룸’이라는 곰팡이 균과 환경 면역 기능 저하에 의해 나타나며, 눈썹 근처나 콧방울 주변이 가렵고 각질이 일어나는 것이 특징.
염 원장은 “접촉성피부염이나 지루성피부염은 아토피 환자에게 흔한 색소침착이나 피부가 두꺼워지는 증상은 나타나지 않고, 증상이 재발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토피는 피부 병변이 생기는 위치가 특징적이며 지속적으로 재발하는 것이 다른 피부염과 구별되는 차이점”이라고 설명한다. 성인 아토피는 양상이 매우 다양하므로 증상에 대한 개인적인 속단은 금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무엇보다 도움이 된다는 게 염 원장의 조언이다.

Lesson 3. 스테로이드제는
적정량만 사용해야
성인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는 스테로이드제 연고와 항히스타민제, 국소적으로 면역억제제 도포, 보습제 처방이 일반적. 이때 숙지해야 할 사항은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강약의 단계를 조절하면서 발생 부위에 필요한 양만큼 바르되, 상태가 좋아지면 바르는 횟수를 차츰 줄여야 한다.
선정우 원장은 “일시적인 효과가 좋다고 적정량을 초과하여 임의대로 사용하거나 아토피 이외의 다른 부위까지 넓게 펴 바르면 피부가 얇아지거나 틀 수 있다. 또 혈관 주위 조직을 약하게 만들고 상처를 늦게 아물게 하며, 나아가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치료를 받으면 통상 일주일 이내에 증상이 완화되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한다는 것이 문제. “아토피성 피부염은 대부분 만성적으로 진행되므로 단기간에 무리하게 치료하거나, 어느 정도 치료되었다 하더라도 완치라고 생각하지 말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선 원장의 충고다.
오염된 환경은 신체 면역 체계에 이상을 부르는 주범. 성인 아토피는 주로 흡입하거나 접촉하는 물질 때문에 발생한다. 그중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집먼지진드기. 실내 온도는 18~20도, 습도는 55~65퍼센트로 선선하게 유지해야 한다. 습도나 온도가 이 이상 올라가면 집먼지진드기가 왕성하게 번식하는 환경이 만들어지므로 주의한다. 또 과도하게 땀을 흘리는 운동을 삼가고, 목욕은 짧고 가볍게, 비누 사용량은 적게 하는 것이 성인 아토피 관리 요령. 음식으로도 아토피성피부염이 유발될 수 있으니 평소 자신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주연 리포터 missingu93@naver.com
도움말 선정우 원장(하얀피부과)
염탁기 원장(닥터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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