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휠체어컬링 국가대표팀 ''원주연세드림'' 김우택 감독
진심으로 마음과 신체의 벽 허물었지요
휠체어컬링팀 창단부터 올림픽 은메달 획득까지 7년···감독·선수로 동고동락
지난 4월 20일은 서른 번째 맞이하는 ‘장애인의 날’이었다.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누구나 장애인이 될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지만, 나와 내 가족에게 닥치기 전까지는 대부분 무관심하거나 혹은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나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놓여 있는 보이지 않는 무관심과 편견의 벽을 허물며 끊임없이 소통을 추구하는 이들이 우리 주변 곳곳에는 있다. 휠체어컬링 국가대표팀 ‘원주연세드림’의 김우택(46) 감독은 바로 그런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 감독, 치과의사, 가장이라는 타이틀
밴쿠버 동계 장애인올림픽 컬링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팀의 사령탑인 김우택 감독을 만난 곳은 원주시내에 위치한 치과 의원이었다. 단계동에서 뿌리깊은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김 감독은 평일 낮에는 흰 가운을 걸치고 환자를 진료하는 치과의사가 본업이다. “의사라는 직업상 많은 환자들을 만났고 마땅히 서로 도우며 살아가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연세대 박주영 교수님의 휠체어컬링팀 창단 제안에 좋은 뜻을 가진 일이기에 제 역할 속에서 함께 해 온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지난 2003년부터 원주연세드림팀의 감독을 맡은 이후로는 치과 진료가 없는 평일 저녁과 주말을 이용하여 선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쯤에서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그 누구보다 가족들에게 가장 미안하고 고맙지요. 그 전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 여행 한번 제대로 간 적이 없어요. 감독을 맡으면서는 그나마 함께 할 시간이 거의 없죠. 하지만 두 아이들이 제가 감독으로 활동하며 이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지지해 줍니다.”
● 은메달의 노하우? 그것은 진심!
휠체어컬링팀의 창단부터 7년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하며 동계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하기까지 감독으로서의 남다른 노하우는 무엇일까? 긴 질문에 비해 그의 대답은 퍽 간결하다. “바로 진심입니다.”
기술은 비장애인컬팅팀으로부터 전수받거나 비디오 분석과 토론을 통해서 익혔다. 하지만 기술로는 채울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고 김 감독은 말한다. 바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놓여 있는 편견의 벽을 허무는 일, 그것은 분명 진심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장애인들이 육체적으로는 일반인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도움을 줍니다. 장애로 인해 몸이 불편하기에 일반인이 겪지 않는 여러 가지 한계 상황들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 전용 경기장 생겨 대중화 됐으면
7년간 동고동락한 선수들과 김우택 감독 사이에는 이제 정(情)이라는 단단한 끈이 생겼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워낙에 선수들과 서로 간에 깊은 정이 들어서 당분간은 선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앞으로 저보다 실력이 뛰어나신 전문 감독을 만나서 선수들이 보다 안정된 환경 속에서 운동을 하며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한다.
선수들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딛고 올림픽 메달 획득을 한 것은 분명 기적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 대부분이 일을 할 수 없어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큰 것은 물론 가까이 훈련 장소가 없어서 불편한 몸으로 멀리까지 가기도 합니다. 전용 경기장하면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흔히 생각하는데, 컬링은 장애인만 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누구나 쉽게 배워 즐길 수 있고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아 노인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운동입니다. 컬링은 다소 추운 곳에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예방의학적으로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줍니다”라고 전한다.
휠체어컬링 국가대표팀 ‘원주연세드림’은···
사진 왼쪽부터 김학성(42), 김명진(39), 조양현(43), 강미숙(42), 박길우(43) 선수.
지난 2003년 연세대 원주기독병원을 중심으로 꾸려진 강원장애인스포츠후원회에 의해 국내 최초의 휠체어컬링팀으로 창단됐다. 창단 첫해인 2003년 대한컬링연맹회장배대회에서 휠체어 부문 우승을 차지한 비롯하여 7년 동안 국가대표팀으로 활약했다. 마침내 2010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렸던 장애인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원주에 본부를 두고 있는 대한장애인컬링협회를 통해 정기 후원, 일시 후원, 물품 후원을 할 수 있다.
후원·문의 : 762-6319, http://curling.kosad.kr
이주혜 리포터 kevinmom@gma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