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정신건강

지역내일 2010-03-23
행복해지고 자유로워지고 싶은가? 그러면 한 고대 희랍의 한 철학자가 원칙으로 내세운 행복과 자유의 조건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어떤 것은 우리의 통제 하에 있고 어떤 것은 우리의 통제 밖에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직면해 경험해 보아야 알 수 있을 때가 많다. 우리가 이런 것들을 미리 안다면 내적으로는 마음이 평화롭고 외적으로는 효율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기는 성장과 혼란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성인이 되기 위한 신체적, 정신적인 준비기이기도 하다. 가족 밖의 세상을 바라보고 경험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이성과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는 시기이기도 하다. 유감스럽게도 이 시기는 단 한 번밖에 없다. 어느 누구도 이 시기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 다만 그 시기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곤 한다. 

1942년 6월 14일 일요일의 안나의 일기를 보면 6월 12일 금요일 아침, 자신의 생일에 설레는 마음으로 일찍 일어나서 친구들과 부모로부터 과자, 초콜릿, 퍼즐, 책 심지어는 돈 등의 많은 선물을 받고 학교에서는 비스킷을 받는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남게 되도록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일기장을 선물 받는다. 우리의 삶 속에서 일상적인 - 생일이라는 특별한 날이기는 하지만 - 경험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누구나 이런 그림들이 매일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고 믿는다. 안나의 경우는 아주 예외적인 면이 있다. 왜냐하면 그 소녀는 생물학적으로는 어른이 되지 못하고 청소년기에서 자신이 삶이 마감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주 호기심이 많아 보이고 지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일기 속에 잔잔하게 담았다. 외부적으로는 자유가 없는, 하지만 내적으로는 어려움과 속박 속에서도 건강한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은 채 살아가며, 고난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굳건했으며 이웃에게 자신의 먹을 것을 나누어 주기도 하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녔다. 

안나가 바랐던 것은 무엇일까? 자유와 행복, 친구들과 다시 학교에 가서 즐겁게 뛰놀고 배우는 삶을 간절히 원하지 않았을까 한다. 외적 압박과 고립과 차별 속에서 내적인 평온과 아름다움을 유지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의 청소년들은 어떤가? 예전보다 훨씬 풍요로우며 일제 시대 때처럼 타민족의 차별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가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성장하다 보니 자신들의 몫을 해 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다. 부모의 기대와 자신의 미래를 위해 내적인 자유와 행복의 가치를 도외시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부자로 태어나건 가난하게 태어나건 어떤 몸으로 태어나건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가정에서 태어나건 아니든 이것들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다. 우리가 선택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조절하려고 할 때 고통이 수반된다. 고통을 안고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평화롭게 살아갈 것인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의 재능을 자신의 것인 양 무리하게 쫓을 때 좌절과 불안과 남의 결점만 들추어내는 사람이 되기 쉽다.

자기 자신의 관심사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의 관심사나 재능을 부러워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말자.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좀 더 나은 환경에 처해 있었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식의 생각에 붙잡히지 않도록 하자. 과거의 실수에 너무 집착해 현재의 일에 집중하는 데 장애가 된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자신의 주어진 재능과 능력을 인정하고 한 걸음씩 나아갈 때, 잠재적인 가능성을 발휘하기가 더 쉽지 않을까 한다. 다른 사람의 결점을 보기보다 장점을 보도록 노력하고 다른 사람의 재능을 인정해줌으로써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나갔으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연약함과 약점 앞에서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강점에 대해서 약점으로 인해 고민하는 시간만큼 진지하게 고민하고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장점과 재능을 부러워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모자라 보이는 점들과 비교하고 저울질하기도 한다. 자신의 강점을 살리고 계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남들을 부러워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면 좋겠다. 

일상에서 한 폭의 그림처럼 주어지는 우리 자신의 삶을 ? 다시 올 수 없는 순간을 ?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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