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뽕브라’의 도움으로 살긴 했지만 모유수유를 할 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자랑할 만큼 큰 가슴이 아니었어도 탱탱했었다.
문제는 모유를 끊고 나서였다. 바람 빠진 풍선이 이럴까. 줄어든 것도 억울한데 쳐졌다. ‘뽕’이 두 개 필요해졌다.
해 본 사람들은 안다. 얼마나 불편한 ‘뽕’인지. 여름엔 덥고 잘못하면 위로 올라갔다.
내 나이 서른 후반. 그렇게 살 순 없었다. 남들이 뭐라 하던 남은 인생, 난 ‘여자’이고 싶었다.
병원 정하기
몇날 며칠 인터넷을 뒤져 가슴확대술 박사가 됐다. 병원부터 비용, 방법, 사후관리까지 온갖 정보를 섭렵했다.
비용은 고만고만했으나 문제는 병원 선택하기였다. 가장 중요한 것이 시술자의 경험 아니던가. 서울이나 부산도 생각했지만 수술 후 다닐 생각을 하니 가까운 울산이 좋겠다 싶었다.
마취전문의가 상주하고 의사의 수술경험이 많은 곳을 알아보다 삼산동 제니스 성형외과로 정했다. 가슴전문센터를 운영 중이었다.
상담하기
정말 안심했다. 가슴확대수술을 하는 사람 중 30대 후반이 제일 많다는 상담사의 설명에 괜히 눈물이 났다.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그 다음이 20대란다. 옛날엔 모유수유 못한다고 결혼 전엔 안했는데 요즘은 확대수술을 해도 모유수유가 가능하단다.
식염수와 코젤을 두고 선택해야 했으나 당연히 코젤. 자연스럽고 촉감이 원래 가슴과 같이 부드럽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자연스럽게 아래로 처지는 물방울형 코젤로 낙점.
정영원 원장이 나의 가슴폭, 피부두께 및 탄력 등을 꼼꼼히 측정한 후 여러 종류의 보형물로 가상체험을 했다. 원장은 최종적으로 275cc를 권했다. 더 크게 해 달라는 내 말에 “가슴폭이 좁아서 이게 최고다. 더 이상은 안 예쁘고 딱딱할 수 있다”고 완전 강조.
겨드랑이 절개로 내시경을 넣고 가슴조직을 보면서 수술을 한다고 했다. 혈관이나 신경조직의 손상을 막고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거의 없고 통증과 출혈이 최소화 돼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었다.
수술날
월요일 출근 때문에 금요일을 D-day로 정했다. 수술 날짜가 잡히고는 의외로 덤덤했다. 수술 일주일 전에 병원을 방문해 흉부 방사선 촬영과 혈액검사를 했다. 몸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수술 당일. 가슴디자인을 시작으로 수술이 시작됐다. 작은 오차가 짝가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하게 수술할 부분을 미리 그리는 과정.
수술 중간에 보호자가 수술실에 들어와 크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마음이 요동쳤다. 275cc는 작다. 어차피 하는 수술 큰 걸로 하자. 300cc. 대개 남편이 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남편은 아직 퇴근 전. 같이 온 친구에게 누누이 강조했다. “300cc로 해라.”
눈 뜬 건 그로부터 2시간정도 지난 후였다. 마취 깨면 어질어질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또렷했다. 간호사가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를 준다고 했지만 그 정도로 아프진 않았다.
약간의 찌릿, 압박붕대를 감아놔서 답답한 것 빼곤 괜찮았다. 2시간 쯤 회복실에 누워있다 바로 퇴원했다.
하지만 퇴원해 집으로 가면서 처음 알았다. 울산도로의 노면사정과 과속방지턱 개수.
그로부터 보름
수술 후 내 가슴을 처음 본 날은 이틀 지난 월요일이었다. 훌륭했다. 부기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지만 D컵은 돼 보였다. 풍만한 가슴, 탱탱한 가슴, 이게 진정 다 내 것이란 말인가. 이제 난 소원 없다.
300cc가 무리는 아닐까 조금 걱정도 됐는데 정영원 원장의 수술 실력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압박붕대를 풀고 보정속옷과 압박밴드를 했다. 보형물이 위로 올라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3일이 지나자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었다. 의외로 통증도 없고 크게 부딪히지만 않는다면 불편하진 않았다. 다만 절개선의 실밥을 뽑을 때까지 씻을 수 없고 머리 감기가 불편하다는 것. 여의치 않으면 머리감기는 미용실을 이용해도 좋겠다.
3주 후부터 가슴마사지를 시작한다. 와이어브라는 6개월 뒤부터 가능하다. 가슴선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때까지는 금지다.
수술한지 3주가 다 돼 간다. 이제부터는 한 달정도 제니스 체형관리실에서 마사지를 시작할 예정이다. 압박밴드 때문에 가슴이 답답한 것 빼곤 자랑스럽다. 아직 꽁꽁 싸매고 다니는데 이놈의 자신감은 뭘까? 남편? 그렇게 반대하고 반신반의하더니 마사지 할 날만 기다린다.
내가 선택한 가슴확대술
병원 : 제니스 성형외과
재료 : 코젤 300cc
수술방법 : 겨드랑이 절개 내시경수술
수술시간 : 마취부터 2시간정도
비용 : 500~700만원대(가슴마사지 포함)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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