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심에 우뚝 선 우리나라를 빛내고 싶어요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정치학자이자 정책을 실천하는 정치인, 나아가서 동아시아를 이끌어가는 세계적인 활동가가 되고 싶습니다.”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자신의 미래를 밝히는 여성민(문정고 문과 3년)군. 성민군의 큰 꿈만큼이나 그것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는 노력 또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법, 정치, 외교에 두루 관심이 많아 문과·이과 선택 시 망설임이 전혀 없었다는 성민군을 어둠이 내려앉은 문정고에서 만났다. 모의고사를 치른 지난 13일. 성민군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 야간자율학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대법원 나들이에서 미래를 보다
여군이 법과 정치에 대한 막연한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와 함께 방문한 대법원에서다. 아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 주기 위해 견학차 방문한 대법원에서 “나중에 이런 곳에서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지 않느냐”라고 물은 아버지의 질문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어린 마음에 막연하게 나라를 위한 일을 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진로를 생각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에 올라와서입니다.”
나랏일에 대한 그의 관심은 직접 의회를 경험해보는 것으로 이어졌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여군은 ‘대한민국 청소년의회’의 의원이 됐다. 청소년의회는 청소년 가운데서 선거인단을 모집하고, 그 중에서 선출한 청소년으로 구성된 모의 의회다. 여군은 의원이 되기 위해 직접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일단 많은 표를 얻기 위해 저를 알릴 필요가 있었고, 청소년들이 공감할만한 공약도 필요했습니다.”
그가 내건 공약은 PC방과 노래방 외에는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청소년들에게 문화시설을 확충해 줄 것과 생각과 논리가 어느 정도 정립되어 있는 고등학생에게도 선거권을 줘야한다는 내용이었다. 선거를 통해 당당히 의원이 된 성민군은 현재 대한민국 청소년의회 정치경제위원회에 소속되어 있다.
미래의 중심에 서고 싶어
성민 군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 정치와 외교에도 관심이 많다.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와 와다하루키의 ‘동북아시아 공동의 집’을 읽고 난 후 특히 그 관심이 고조됐다.
“제가 어른이 될 때면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되고 그 중심에 우리나라가 있게 될 것이라 믿어요. 그때를 대비해 미리 많은 준비를 해 둬야겠죠.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에 있을 때 그 중심에서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어요.”
세계적 관심사에 직접 참여하고 싶었던 성민군은 지난 해 ‘청소년 모의 WHO’에 참가했다. 그는 ‘기후변화와 환경’을 주제로 한 위원회에 소속되어 중요 문제를 논의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했다.
성민군은 “청소년 모의 WHO에 참가해서 세계보건기구의 역할, 필요성, WHO의 혜택 등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아울러 친구들의 발표모습을 보며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느끼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또래 학생들의 엄청난 발표력이 놀라웠기 때문이다.
여 군은 “나라를 대표하기 위해서는 내적으로 많은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을 이해시키기 위한 발표와 설득하기 위한 설득력 역시 중요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 그는 반장 역할을 하며 실천적 리더십과 함께 남을 이끌어가기 위한 설득력, 포용 등을 익히고 있다.
아버지는 멘토, 스스로를 아끼는 사람 되고파
지금 성민 군이 있기까지는 부모님의 힘이 컸다. 가르치기보다 몸소 실천을 통해 보여주는 부모님께 느끼는 존경심이 크기만 하다. 특히 아버지는 성민 군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자 스승과도 같은 멘토다. 초등학교 5학년 때 50점짜리 수학시험지를 받아온 성민 군에게 아버지는 아들을 꾸짖기보다 함께 도서관행을 자처했다. 도서관에서 부자는 늘 함께 공부했다. ‘공부’라는 것에 재미가 붙은 것도 그때부터다. 그는 이런 아버지의 사랑과 존경심을 그대로 담은 ‘나의 아버지’라는 글로 지난 해 교내 백일장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매주 할머니를 찾아뵙는 아버지를 보며 ‘가족의 사랑’도 확인한다. 지난해 초부터 1~2달에 한번 독거노인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성민군에게 아버지의 이런 모습은 큰 특별함으로 와 닿는다. 어려운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한 봉사활동을 하며 많은 보람을 얻는다는 성민 군은 스스로에게 느끼는 것도 많다. ‘나 자신을 더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왕수인의 ‘스스로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자기를 이길 수 있고, 자신을 이길 수 있어야 비로소 스스로를 완성할 수 있다’는 말을 항상 되새깁니다. 나를 완성해야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를 빛내는 사람도 좋지만 조금이라도 나라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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