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유방에 이어 갑상선까지…

혹 주의보에 빠진 여자의 몸

지역내일 2010-02-24 (수정 2010-02-24 오전 10:56:33)


 


“자궁에 혹이 있네요~” “유방에도 혹이 있어요!” 출산 후 병원에 갈 때마다 쉽게 들을 수 있는 얘기다. 최근엔 결혼 전에도 자궁에 있는 혹으로 고생하는 케이스도 늘어나는 추세. 여자의 몸에 유독 잘 생기는 혹, 그 원인과 관리법, 예방법을 알아봤다.
두 아이의 엄마 이효숙(39·광주 북구 용봉동)씨는 얼마 전 큰 충격을 받았다. 남편의 권유로 마지못해 받은 건강검진 결과 때문이다.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초음파검사 결과 몸 여기저기에 ‘혹’이 있단다.
자궁에 있는 2개야 그렇다 쳐도, 유방에 있다는 3개는 또 무엇인지. 심지어 갑상선에도 혹이 있다는 말에 이씨는 말문이 막혔다고. 밝혀진 혹만 해도 7개, ‘혹순이’가 따로 없다. 전문의는 크기로 보나 모양으로 보나 아직은 괜찮다고 하지만 이씨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도대체 이 혹들의 정체는 무엇인지, 왜 유독 내 몸에 많은지, 언제부터 문제가 되는지 궁금증만 쌓여간다는데…. 지금부터 이씨의 질문을 하나씩 풀어보자.

혹, 너의 진짜 정체는 뭐야?
한방에서 바라보는 몸속 혹의 정체는 ‘기체’와 ‘혈어’로 생긴 일종의 노폐물 덩어리다.  기체(氣滯)는 기가 막히는 것으로 스트레스나 우울감 등이 그 요인이며, 혈어(血瘀)는 혈이 정체된 것으로 혈류 속도가 늦어지면서 울혈이나 출혈이 생기는 것이다. 여성은 기체와 혈어로 혹이 생기기 쉬운데,원인은 임신과 출산 때문이다. 우암한방병원 조윤성 원장의 얘기를 들어보자.
“여성은 월경이나 임신, 출산 등으로 혈액과 진액 소모가 크고 감정 변화가 잦아 기혈이 막힘으로써 혹이 잘 생깁니다.” 특히 월경기나 산후에는 체력과 몸의 방어력이 떨어지는데, 이때 외부의 찬 바람 등을 맞으면 찬 기운이 혈류의 정체를 초래하여 어혈이 생성되고 나아가 혹이 되기도 한다고.
혹의 종류는 얼마나 될까?
자가 증상은 없을까?
혹은 크게 암을 유발하는 악성종양과 약간의 통증을 유발하는 양성종양으로 나뉘는데, 이씨처럼 초음파검사 결과 나타나는 멍울 조직(혹)은 대부분 양성종양이다. 혹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불리는 이름도 자궁근종, 유방 종양, 갑상선종 등으로 달라진다. 모두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혹으로, 발생 원인은 약간씩 다르다.
유방 종양이나 갑상선종이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으로 기가 막히면서 체액이 순환되지 않아 노폐물이 쌓여 발생하는 데 비해, 자궁근종은 월경과 출산 등으로 허약해진 상태에 외부 자극으로 혈이 정체되면서 노폐물이 발생하는 요인이 많다. 혹의 유무는 대부분 다른 증상으로 병원에 갔다가 발견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조금만 몸에 신경 쓴다면 자가 진단을 통해 혹의 발생을 확인할 수도 있다. 부위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른데 자궁근종은 최근 들어 월경통이 심해졌거나 월경혈의 색이 거무스름해질 때, 월경의 양이 확 줄거나 늘었을 때 의심해봐야 한다.
냉대하 등 분비물이 늘거나 요의를 자주 느끼는 것도 자궁에 혹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유방 종양은 가슴이 답답하거나 유방에 통증이 느껴질 때, 멍울이 잡힐 때 의심해봐야 한다. 음식을 먹을 때 생선 가시가 걸린 듯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목소리가 변했거나 말할 때 숨이 턱까지 찰 때는 갑상선종을 의심할 수 있다.

자궁근종, 유방 종양, 갑상선종 어떻게 다를까?
이중 여성의 몸에 가장 잘 나타나는 질환이 자궁근종이다. 자모산부인과 장환호 원장은 “자궁 근육에 생기는 양성종양인 자궁근종은 35세 이상의 여성 가운데 약 20퍼센트에서 보이는 부인과적 질환”이라고 설명한다. 보통 혹의 크기가 6센티미터 이상일 때 수술 여부를 판단하는데, 크기가 작아도 과다월경이나 월경통, 배뇨 장애 등을 유발하면 수술을 고려한다. 혹이 큰 경우 아랫배에서 만져지고, 가끔 압박감이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며, 심각할 경우 불임증의 원인이 되거나 유산을 야기하기도 한다.
유방 종양의 경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쉬운 낭종이나 선유선종 같은 양성종양이지만,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면 지속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갑상선종은 최근 들어 이슈가 되는 것으로, 성장기나 갱년기 이후 갑상선 질환 발병률을 보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단비한의원 박승완 원장은 “갑상선 질환은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똑같은 스트레스에도 여성이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갑상선 질환에 걸리면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다.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혹은 일단 발생하면 수술하지 않고 없애기는 시간과 경제적으로 무척 어렵다. 대부분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수술로 혹을 제거하기보다는 혹이 더 커지지 않도록 하면서 혹으로 인해 생기는 증상을 없애는 데 초점을 두는 편이다. 자궁근종의 경우 과다월경, 월경통, 흉통 등을 없애는 식. 지속적인 관찰도 중요하다. 양성종양에서 악성종양으로 변하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에 초음파를 통해 주기적으로 혹의 크기와 모양, 위치 등을 확인해야 한다. 악성종양이 의심될 경우에는 조직 검사나 혈액검사를 하며, CT나 MRI를 추가로 검사할 수 있다. 
결국 혹 역시 생활 관리를 통해 발생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셈이다. 조윤성 원장은 “몸속에 노폐물 덩어리가 쌓이지 않도록 평소 생활 습관에 신경 쓰라”고 조언한다. 감정의 급격한 변화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물론, 혈류의 정체나 울혈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칭도 필수다.
줄넘기나 훌라후프, 달리기 등이 이 교수가 추천하는 운동. 몸이 차가워도 기혈 순환에 장애가 되므로 특히 골반 부위나 아랫배는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도움말 우암한방병원 조윤성 원장
자모산부인과 장환호 원장
단비한의원 박승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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