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지키는 아름다운 사람들 ''원주매지농악보존회''

영서권의 흥겨운 농악소리 한번 들어보실래요?

지원금 하나 없이 버텨온 15년

지역내일 2010-02-22 (수정 2010-02-22 오전 11:45:51)


이번 설은 일요일과 겹쳐 다른 명절보다 짧았다. 교통대란이 일어날게 뻔한데도 고향을 찾는 이들로 고속도로는 대만원이었다. 우리의 전통명절인 설날이기에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대대로 내려오는 고유명절의 전통을 지키는 것. 우리의 전통이다. 우리 것에는 얼이 있다. 옛 가락이 그러하고 한옥이 그러하다. 심지어는 한복만 입어도 옛 조상들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전통




명륜동의 한 건물.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니 장구며 꽹과리 소리가 흥겹다. 이중문을 열고 들어가니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대학생들이 사물놀이에 한창이다. 우리 전통을 꿋꿋이 지켜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원주매지농악보존회''




''매지농악''은 원주권 내 대학교의 풍물동아리 학생들이 찾아와 배울 만큼 유명했다. 하지만 세월과 함께 농촌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농악을 전수 시켜줄 수 있는 기능인들이 하나 둘 세상을 뜨게 되자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풍물 동아리 대학생들과 매지리 동네어르신들이 주축이 되어 ''원주매지농악보존회''를 만들었다. 그것이 1994년도의 일이다. 그 당시 대학생이던 청년 5명이 지금까지 ''매지농악''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 강원 무형문화재 제 18호 지정, 그러나 재정적 지원은···




아버지에 이어 ''매지농악''의 단장을 맡고 있는 강영구(41)씨. 그는 매지리에서 나고 매지리에서 자란 매지인이다. 그렇게 매지리에서 자란 탓에 늘 농악을 접할 수 있었다. 태평소를 불던 할아버지와 꽹과리를 치던 아버지에 이어 강영구씨도 태평소를 불고 있다.




''원주매지농악보존회''는 영서권의 대표 농악인 ''매지농악''을 전통적 보전 가치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 결과 2005년에는 전주대사습놀이에서 농악장원인 국무총리상을 받았는가하면 2007년에는 KBS 국악대경연에서 장원을 받았다. 또한 영서권 내에서는 유일하게 2006년 1월에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 18호에 지정되었다.




그런 화려한 명성과 달리 재정적 지원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유일하게 들어오는 정기적인 수입은 강원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후 매달 들어오는 60만 원이 전부. 15명의 단원들이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강원도 유일의 전통농악의 맥을 잇는 그들이지만 지역 내에서의 재정적 지원은 그야말로 푸대접 수준이다.




 





● 전통을 잇는 또 다른 대안 ''아울''




모든 것을 ''아우르다''라는 뜻으로 만든 ''아울''. ''매지농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원주매지농악보존회''의 기존 멤버들이 젊은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고자 만든 ''원주매지농악보존회''내 작은 단체다. ''원주매지농악보존회'' 초창기 멤버인 성남진(39)씨는 "''원주매지농악보존회''가 ''매지농악''에 국한돼 있다면 ''아울''은 사물놀이 뿐 아니라 퓨전 국악과 같은 국악 전반을 다루고 있다"며 "젊은 학생들이 좀 더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간구한 나름의 대안이다"라고 말한다.




현재 ''원주매지농악보존회''는 영서고등학교와 전수협약을 맺어 강연을 하며 10년째 후배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원주매지농악보존회''를 중추적으로 이끌어 가는 젊은 학생들의 절반이 영서고등학교 출신일 정도니 절반은 성공한 셈. 이 학생들 대부분이 ''아울''에서 활동을 하며 전통을 잇고 있다.




강영구 단장은 "처음 뜻을 같이 해 15년을 버텨온 저희들은 내성이 생겨 괜찮다"라며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저희 같이 배고픈 시절을 보내기엔 자란 환경이 너무 달라 무리가 있다"라며 안타까워한다. 그래도 그런 힘겨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후배 양성을 위해 가르치고 또 가르친다. 성남진씨는 "우리에게 배워서 대학을 간 학생들 중 7~8명 정도가 다시 원주에 정착해 우리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며 희망을 말한다.




 





● 흥겨운 농악소리와 함께 소원 빌어 볼까요?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하는 원주 정월대보름맞이 ''회촌 달맞이 축제''. 2월 28일 일요일에 열리는 이번 행사는 매년 그러하듯 밤 10시에 회촌 달맞이광장에서 열린다. 매년 열리는 이 ''달맞이축제''를 보러 3~4000명이 회촌을 찾아올 정도니 그 규모를 알만하다. 이 행사에서 방문객들과 함께 어우러져 흥을 돋우고 축제를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매지농악보존회'' 회원들은 이번 축제를 위해 하루 3~4시간씩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 중이다.




풋풋한 대학생에서 이젠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원주매지농악보존회'' 청년들. 훗날 우리의 뿌리를 배우려는 후세들을 위해 묵묵히 전통을 지켜나간다는 그들이 있어 원주가 더욱 든든하다.




 




문의: 761-7228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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