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청은 대구시 교육청과 합동으로 매년 11월 중순에서 12월초가 되면 수성구 지역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위장전입 등 배정질서 문란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중학 3학년생을 대상으로 실제 거주여부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는 2010학년도 추첨 배정 일반계고 지원 예상자 가운데 지난해 최근 1년간(전년도11월1일~이듬해 10월말) 수성구 지역으로 전입하거나 수성구 내에서 이동한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한다. 조사 방법은 지역교육청의 공문에 의해 각 학교에서 작성한 조사 대상자의 명단을 수합하여 수성구청에 보내 거주사실 조사를 의뢰하면 수성구 지역 동사무소 직원이 직접 현장조사를 하게 된다. 시 교육청은 실제 거주가 아닌 것으로 확인된 위장 전입 학생은 실거주지로 주민등록을 환원하도록 지도해 실거주지를 근거로 학교를 배정하고 있다. 또 학교 배정 후에 실거주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실거주지 학군내의 학교로 재배정하고, 입학 후 실거주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실거주지 학교군내의 학교로 전학 조치하고 있다. 수성구청 담당자는 “조사 대상자는 대부분 명문학군 지역으로 불리는 수성구 만촌3동과 범어4동으로 새롭게 수성구에 전입한 중학교 3학년생으로 2006년 1604명, 2007년 1800명, 2008년 1900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다가 2009년에는 1658명으로 감소했다”며 “학생 수가 줄어든 이유도 있고, 1년 이내 거주자라는 기준강화도 하나의 이유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해 조사 대상자 1658명의 실제 거주여부 조사결과 1511명의 학생은 실제 거주로 조사되었고, 나머지 147명은 심층조사 대상이 되어 상당수가 실거주지 고교로 배정 조치되었다.
위장전입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전입 세태는 초등학교에도 그대로 이어져 ‘인기 동네’의 경우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생 수가 느는 역 피라미드 모양의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인근의 경산은 도시 전역에서 대구로의 전입이 성행하고 있는 지역. 경산지역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은 데다 ‘교육특구’라 불리는 수성구와 가깝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시지로의 통학이 가능한 거리라서 경산의 초등학생들은 4∼6학년만 되면 수성학군으로 전입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알리미 2009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경산 J초등학교의 전출 학생 수는 175명, 수성구 시지 W초등학교의 전입학생수는 178명. 차이나는 학생 수만큼이나, 한쪽에선 줄고, 다른 한쪽에선 증가하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위장전입 세태는 대구시내 학교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 비수성구 또는 같은 수성구에서 이른바 수성구 ‘명문 초교’로 전입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위장전입이 가장 많은 수성구 범어4동은 시지, 고산, 만촌, 수성동 등 이웃동네의 초·중학생들이 끊임없이 몰려들고 있다. 범어4동 K초교는 전교생이 무려 1,800명에 이른다. 1학년에서 6학년까지 학년별 학생 수를 살펴보면 164명→235명→265명→298명→393명→433명이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생 수가 급증하고 있다.
범어4동의 S부동산에 의하면 “특히, 10월에 접어들면서 수성구 ‘명문 학교’ 주변에는 경산, 구미는 물론 같은 수성구의 이웃 동네에서도 ‘자식 교육’을 위해 집이나 주소지를 옮기려는 부모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고 귀띔한다.
‘위장 전입’ 수법 갈수록 ‘지능화’
수성구의 한 부동산중계업소에 따르면 A고 주변에는 책상과 컴퓨터, 교복 등을 구비해놓은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이들 학부모들을 유혹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학생이 실제 거주하지 않지만 단속 때 사는 것처럼 위장을 해주는 대가로 1년에 100만원, 반년에 60만원을 받는 곳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수성구 범어4동의 K공인중개사 직원에 의하면 “지금도 위장전입에 대한 문의는 많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인근 단독주택 주인은 3칸 중 2칸이 비어 있으니 채워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단다. 이사는 오지 않으면서, 아이들 전학을 시키는데 필요 요건인 주소이전만 가능하면 되니까, 단독주택에 위장전입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아파트는 근본적으로 2세대가 거주할 수 없다고 단정하고 단독주택은 방방마다 임대차하고 각 세대가 거주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을 노린 ‘수법’이라고 한다. 실제 수성구청 담당자에 따르면 단속 공무원들은 “옷가지나 침구는 있는데 사람은 살지 않는 집들이 많다”며 “꼬리를 잡을 수 없는 교묘한 수법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고 한다. 수성구청 담당자는 “대상 학생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위장전입의 ''물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며 “가택 조사권이 없어 강제로 확인하기 힘들고, 책상이나 옷 등을 갖다놓으면 심증은 가더라도 위장전입으로 결론내릴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한다.이쯤 되면 중3이든 초등학생이든 알아도 못 잡는 게 위장전입이라고 해야 될 듯 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위장전입을 막아야 할까? 관계자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위장전입이 시작되는데 실태 조사 대상은 중3학생에 한정돼 있고, 단속기간 또한 한 달도 채 안 되는 정해진 기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위장전입 사실은 학교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위장전입 사실을 알아도 학생들을 돌려보내지 않는 학교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위장전입 실태를 가장 잘 아는 학교와 교육청, 전·출입 행정을 담당하는 구청이 함께 좀 더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주기를 바래본다.
이경희 리포터 hkjy683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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