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인가 하고 화사한 봄옷을 꺼내 입었더니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차다. 역시 봄 날씨는 봄 처녀의 마음과 같이 알 수 없다. 바람이 아무리 차도 막바지 꽃샘추위만 지나가면 따뜻한 봄기운이 우릴 맞을 것이다. 봄이 되면 유달리 잠이 쏟아진다. 이런 봄 날씨에는 신선한 산나물이나 들나물을 많이 먹어 비타민 C와 무기질을 충분히 보충하면 춘곤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무실동의 채근당. 평소 나물을 즐겨 먹고 좋아하던 김영숙(47)씨는 나물이 주가 돼 음식이 나오는 토속음식전문점 채근당을 열었다. "어려서 어머니가 해 준 음식이 그리웠다"라며 입을 연 그녀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니 많은 양념 없이 손으로 조물락 조물락 했던 그 나물이 그리워 열게 됐다"라고 말한다. 음식을 시키니 각종 나물들이 상을 한 가득 메운다. 세어 보니 22가지나 된다. 달래, 냉이, 돌나물, 곰취, 부지갱이, 명이초 등 비슷하지만 다른 각종 나물들이 신기하다. 향도 향이지만 맛도 제 각각이다. 겨울에는 말린 나물을 불려 그것으로 음식을 하고 봄에는 울릉도 청정지역에서 나물을 공수해 와 나물을 만든다.
그녀에게 나물을 맛있게 하는 비법이 있냐고 묻자 들기름과 들깨가루를 써 보라고 귀띔해 준다. 참기름과 달리 들기름은 들기름 특유의 향이 나물과도 궁합이 잘 맞을 뿐 아니라 나물 하나 하나의 특성을 잘 살려준다고 말한다. 요즘 아이들은 인스턴트 음식이 익숙해 나물을 내 놓아도 먹지 않는다며 아예 내 놓지도 않는 집이 많다. 하지만 김 대표는 "어려서 먹은 음식은 나이 들면 저절로 찾게 된다"며 봄에는 아이들에게 나물을 먹여 보라고 권해 준다. 오늘 저녁 식탁에는 파릇파릇 봄나물로 가족들에게 봄향기를 전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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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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