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당시 예술단체 불모지 창원에 그 첫발을 디딘 경남크로마협회(회장 이미애). 36개 금속 현(絃)이 내는 천상의 소리로, 17년 꾸준히 나눔과 생활예술을 연주해온 지휘자 이미애 회장을 만나본다.
아기를 안고 있는 연주 자세, 맑고 밝은 천상음색 “지역 음악의 선구자가 되라며 꼬옥 쥐어주던 김창수 시장의 금일봉(30만원)과 따뜻한 그 마음 절대 잊을 수 없다”며 같은 해 협회이름으로 연주한 첫무대의 설렘과 함께 언제나 가슴 뭉클하게 꺼내놓는 기억이다. 악기 하나 배움으로써 개인과 사회가 같이 즐거울 수 있다는 생각. 가볍고 배우기 쉽고 휴대하기 편하다는 것. 엄마심장에 아기를 보듬는 연주모습과 아주 맑고 밝은 천상의 음색 등이 크로마하프를 선택한 이유라 말한다. “가족에게 희생하며 자기 돌보기에 소홀한 주부들의 전유가 되기 바란 것도 같은 이유였지요”라며 짧은 기간에 원하는 곡을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어 자긍심 높이는 효과 또한 큰 매력임을 강조한다. 나이 들며 악기 하나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주저 없이 권하는 근거이기도.
회원자격, 음악 사랑과 배움 열의면 돼
협회 등록회원수가 500명을 넘는다. 평소 그룹으로 연습하다 연주규모에 따라 20~30, 또는70~80명 모인다. 음악 좋아하고 배움의 열의가 있는 남녀노소면 회원자격 OK. 경력이나 특별한 재주 없어도, 오선과 음표하나 읽을 줄 몰라도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정기연주, 봉사연주 등이 분발과 열의를 더하게 하는 달콤한 채찍도 된다. 왕초보로 무대에서 연주하기까지는 일 년 정도면 충분. 청소년크로마협회도 있으며 연습량은 일주일에 두 시간, 악기는 개인별로 준비한다. 중심장르는 클래식이지만, 각자 원하는 방향대로 자유로이 배울 수 있다. 청중과 호흡하는 정기연주회도 마찬가지. 만돌린화음과 국악앙상블 등 유연한 장르의 무대는 해마다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독거노인, 39사단, 교도소, 양로원, 병원 등 부르기만 하면 언제나 Yes. 어디든 달려가 음악으로 서로의 마음을 교류한다. 작년, 파티마병원 작은음악회에서의 인연에 감사하는 이회장. “RH-0형 스리랑카부부의 딱한 사정을 알고 출산 등 모든 비용을 병원 측에서 지원해 주셨어요. 이웃봉사와 나눔을 지향하는 우리 협회의 목적과 수녀님들의 마음이 이어진 거겠지요”란다. 창립부터 붙박이 사무실(중앙동 성원오피스텔427호)을 마련한 배려도 그와 같은 맥. 멀리 떠났다가도 늘 같은 자리에 있어 언제나 들를 수 있는 장소. 쉼과 소통, 교류의 중심이 되는 한결같은 곳이 갖는 의미가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목적은, 음악으로 봉사하기
언제나 지금에 행복하고 감사하는 이미애회장. 문학을 좋아하던 성악전공자로서 문학과 음악의 예술적 조화로움과 하모니를 강조한다. “음악으로 봉사하기가 우리의 초점이며 지향입니다. 사람마다 소유한 자기 역량을 사회에 내어 놓음이 더불어 사는 개념이 아닐까요. 그곳이 어디건 간에 우리 회원들의 연주역량이 펼쳐지고 어울려 만나지는 곳, 그 순간이 바로 경남크로마하프연주협회의 존재목적입니다”라며. 거기에서 시간과 마음과 음악을 다 쏟아놓아 모두가 더불어 한판 신나게 노는 것을 핵심 콘셉트로 한다고 정리한다.
미니 인터뷰
경남크로마협회의 산파로서 뿐 아니라, 편곡과 지도, 지휘 기획 등을 아우르며 크로마하프를 가장 가까운 친구로 꼽고 사는 이미애 회장. 깊이 있는 삶의 연륜이 소녀 같은 미소와 환한 표정 속으로 곱게 흐른다. “이제 비우면서 사는 나이지요. 비움으로써 채워지는 이치를 터득한 만큼 비우는 자세로 살고 있어요”라는 재치로 나이질문에 답한다. 무대를 지휘하고 단체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링커와 슈터의 적절한 조화 또한 중요시한다는데. “모든 중심은 늘 인간관계의 조화에 둡니다. 음악역시 관계가 중요해요. 관계조화가 잘 돼야 최고 앙상블을 연주할 수 있지요”라며 삶의 중심은 하모니요 최고 관건은 앙상블이라 정리한다.
유아교육학과(동부산대학) 출강, 성가대지휘(신촌교회) 및 청소년상담, 범죄예방활동, 이주민과 새터민 돕기 등 협회사랑 이외에도 봉사영역이 넓다. 어느 영역에서건 그녀를 움직이는 열쇠는 건강하고 따뜻한 세상 일구기이다. 마음 먹은 만큼 꼭 실천하는 태도, 마음과 행동의 갭이 없는 자세가 쉽지 않을 터.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라며 “이왕 하는 것 더 잘하도록 하라”는 남편의 격려와 후원, 가족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큰 힘이라 답한다.
문의 : 262-0040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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