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외과
김용귀 원장
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은 모두 종아리에 나타나며 종아리와 발목의 부종, 무거움, 저림과 통증 등을 꼽을 수 있다. 이것은 모두 정맥피가 심장으로 가지 못하고 다리에 정체됨으로써 생기는 아주 당연한 증상이다.
하지만 정맥류 환자들에게서 다른 원인 없이 편두통과 불면증, 발바닥 갈라짐, 허리나 무릎통증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고, 정맥류 치료 후 이런 불편함이 사라졌다면서 의외의 소득에 기뻐하는 사람들을 가끔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정맥류를 가진 편두통 환자가 정맥류 치료를 했다고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좋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는 이런 현상을 두 가지로 해석해 보곤 했다.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다리의 불편함에 신경 쓰고 있었다가 그 불편이 사라짐과 동시에 편두통이나 불면증이 좋아지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좋지 못하던 정맥혈 순환이 좋아져서 증상 개선이 생기는 해설이다.
다리에 일어나는 정맥혈의 정체현상
흔히 혈액순환하면 일반적으로 동맥혈의 순환을 의미한다. 동맥혈 순환이란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한 피가 심장의 펌프 작용에 의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우리 장기와 조직에 막힘없이 퍼져가는 것이다. 하지만 정맥혈 순환은 다르다. 동맥혈로 간 피가 각 장기의 모세혈관을 거치면서 영양공급과 산소 공급을 하고 나면 그 피들은 정맥혈과 바뀌어 빨리 심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고 어딘가에 정체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러한 정맥혈의 정체가 다리에 일어나는 질환이 하지 정맥류인 것이다.
다리에 고인 일부 정맥피에 의해 전반적인 정맥혈 순환에 변화가 오고 이로 인해 다른 전신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해 봄직하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근거는 한의학에서 다리의 혈 자리라고 하는 부위가 정맥류를 일으키는 대복재 정맥과 소복재 정맥의 주행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다리에 고인 정맥혈로 인해 편두통이나 불면증이 발생하는 정확한 기전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치료 후에 다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정맥류 환자에게 위와 같은 비특이적인 정맥류 증상이 있는지를 수술 전에 물어보고 기록해 둔다. 그 연관성을 증명할 길이 없긴 하지만 분명히 연관이 있다고 믿는다. 사람의 몸은 국소적인 변화에 의해 다양하게 증상을 보이는 복잡하면서도 유기적인 존재라는 것에 또 한 번 경외감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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