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즐거움, ''원주테마여행''

아이들과의 여행, 모이니 즐거움이 두 배!

더불어 사는 사회, 여행하면서 저절로 배워

지역내일 2010-01-28 (수정 2010-01-28 오후 11:41:44)
장난꾸러기 두 아들의 엄마인 주부 함정희(34· 무실동)씨. 남편이 주말에도 일하는 직업인지라 주말이면 가족 단위로 가까운 곳으로 바람 쐬러 가기도 힘들었다.

해서 본인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모여 여행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처음 네이버에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다. 2009년 6월. 처음 만들 당시 20명 남짓이었던 회원이 지금은 350여 명이 됐다.


● 공감대가 많으니 여행이 더 즐거워요

회원 대부분이 아이를 둔 엄마이다. 카페 매니저인 함정희(닉네임 여행담기)씨 역시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 키우던 엄마여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수줍음도 많고 나서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익숙지 않다.

그래도 회원들 대부분이 아이엄마다 보니 카페 내 행사도 리본 공예, 천연비누 만들기, 농구관람 등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다. 게다가 여행 일정을 짤 때도 매니저 현정임씨의 남편이 여행관련 일을 하고 있어 프로그램이나 버스 섭외에 적잖은 도움을 받는다. 정기 모임도 한 달에 한 번 하는 다른 모임과 달리 두 달에 한번으로 줄여 아이를 둔 부모의 부담을 줄였다.

현재 카페에서 스텝으로 활동하고 있는 현정임(39·닉네임 줄루)씨는 "여행을 가고 싶어도 정보도 없고 아이 둘 데리고 다니기가 버거운 게 현실이다"라며 "남편이 토요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직업이라 주말에 여행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가니 아이들도 좋아 한다"고 말한다.


● 단체로 일출 본 적 있으세요?

2009년 12월 31일 밤 12시. 정동진으로 일출을 보러 가기로 한 흥분 때문일까, 아이들이며 엄마 아빠들이 한창 들떠있다. 역시 아줌마의 힘은 이럴 때 빛을 발한다. 차 안에는 각종 먹을거리며 집에서 바리바리 싸온 음식과 간식으로 가득 찼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동진이 너무 복잡해 일출을 보지 못 할 거라는 어느 회원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 다른 좋은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 추천되고 다시 재투표 들어간다. 그래서 결정한 곳이 ''옥계휴게소''. 그곳에서 정동진 못지않은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어느 회원의 경험담에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버스의 방향을 급선회한다.

새벽 3시가 안 돼 도착한 옥계휴게소. 무조건 밤을 샐 것 같았던 어른들은 하나둘 곯아떨어지고 오히려 꿈나라로 제일 먼저 갈 줄 알았던 아이들의 눈은 말똥말똥하다. 새해 일출을 처음 봤다는 이준욱(구곡초5)군은 "오래 기다려서 조금 추웠지만 물위에 떠오르는 태양은 너무 멋져 힘든 것도 잊어버렸다"며 "같이 여행을 하면 친구들이 많아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아 좋다"고 말한다.


● 우리 남편이 달라졌어요!

현재 영화 스텝을 맡고 있는 이미연(37 ·닉네임 네모)씨는 "다른 카페 모임과 달리 아이들이 동반된 모임이다 보니 회원들끼리 금방 친해진다"고 말한다. 매니저 현정임씨는 "간혹 아이에게 어떻게 하는지 몰라 좀 쑥스러워했던 아빠도 다른 아빠를 보며 배우기도 한다"며 " 한 회원은 ''10년 만에 남편이랑 영화 보러 처음 왔다며 카페 활동으로 남편이 달라졌다''고 말하기 까지 한다"며 웃는다.

사람은 여행을 해 봐야 그 사람에 대해 좀 더 잘 알 수 있다고 했다. 생긴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작은 카페이지만 그 안의 구성원들만큼은 여행으로 맺어져 어느 카페 구성원들보다 끈끈하고 알차다.

아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부모에게는 함께하는 즐거움을 주는 ''원주테마여행'' 카페가 있어 원주의 겨울은 더 따뜻하다. “다음 여행지에 같이 가실래요?”

http://cafe.naver.com/79whgdk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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