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초등학생 때에는 겨울철에 학교 교실이나 가정에서 석유, 석탄 혹은 전기를 이용한 난로를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단열재, 건축공법 및 시스템 냉난방 기술이 발전해 예전에 비해 난로를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한파가 몰아친 올겨울처럼 추운 날씨에는 어쩔 수 없이 전열기 사용이 다시 증가하는 것 같다.
“다리에 갈색 자국이랑 붉은 점이 생겼어요.” 이번 겨울 들어 다리에만 암갈색 자국이 생기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지난 겨울에 비해 늘었다. 이들은 과거에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없었고 건강상태도 양호한 상황이었다. 곰팡이나 세균 감염을 시사하는 소견도 보이지 않았고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이나 피부암과도 임상소견이 달랐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최근에 다리에 가깝게 난로를 두고 쬐지 않았나요?” 질문을 했고 거의 모두에게서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다.
난로 가까이서 쬐지 말아요
바로 열성 홍반이다. 이 질환은 지속적으로 피부가 열에 노출되었을 때 갈색 혹은 검붉은 색으로 그 부위에 색소침착이 생기는 것이다. 더 이상 열에 노출되지 않으면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오랜 기간 노출되었을 경우에는 영구적으로 색소침착이 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열성 홍반의 원인과 치료, 예후를 설명하면 환자들은 의외로 간단한 병인과 치료법에 놀람과 허탈감을 동시에 보인다.
열성 홍반과 함께 겨울철에 흔히 발생하는 질환은 화상이다. 화상은 사시사철 발생하지만 특히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겨울에 전열기에 피부가 닿거나 따뜻한 음식을 조리하다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겨울방학 동안 주방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기름과 프라이팬, 오븐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 때 주의해야 한다.
화상은 그 정도에 따라 1, 2, 3도 화상으로 분류하는데 1도는 피부가 붉게 변하는 정도의 경미한 화상이고 2도는 수포 및 통증을 동반한다. 3도일 경우는 심한 화상으로 피부가 무감각해지며 나아가 쇼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화상을 입었을 때 기본 처치는 우선 찬물 등으로 화상 부위를 차갑게 해주고 물집이 생긴 경우 터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소독을 위해 피부 재생용 제품을 떼어내다가 인위적으로 물집이 제거되는 수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 화상은 피부 장벽대가 손상된 상태이므로 이차적인 세균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연고나 내복약이 필요할 수 있다.
HB피부과
최정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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