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과 ‘하는 것’이 일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환경문제가 바로 그렇다. 다큐멘터리 <북극곰의 눈물>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지만, 딱 거기까지다. TV를 본 뒤에도 리모컨만 눌렀을 뿐, 플러그는 24시간 꽂혀 있기 때문이다. 입으로는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지만, 발걸음은 버스 정류장 대신 주차장으로 향한다. 습관의 문제다.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 조금은 불편하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2010 우리 집 키워드는 ‘에코’
저탄소 생활법도 똑똑하게! 알뜰하게!
코펜하겐기후변화회의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가뭄으로 땅이 거북딱지처럼 갈라진 아프리카 지역을 TV 화면으로 보면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실감하지 못했다. 유럽에서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보도를 들으면서도 남의 나라 얘기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전 우리나라를 뒤덮은, 기상 관측 이래 최대의 폭설은 충격이었다. 겨울에 눈이 내리는 일이 무에 그리 대수냐고 하는 이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어쩐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이상기후’라는 말이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는 일.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이제야 감이 온다.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나라를 온대권으로 보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나라가 곧 아열대권에 진입할 거라 경고하며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3도 이상 높아지고, 겨울철이 거의 사라질 거라고 예고한다. 열대 과일 재배가 확대되고, 소나무와 전나무, 자작나무 등은 볼 수 없을 거란다. 서울 면적의 4배가 넘는 지역이 침수될 가능성, 거기에 집중호우, 난데없는 폭설, 살인적인 불볕더위 등. 무분별한 가스 배출로 지구를 질식시킨 대가가 도대체 어디까지 미칠지 상상할 수가 없다.
에너지의 지나친 사용으로 온실가스가 과도하게 배출되고, 이는 기후변화로 이어졌다. 석유,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 쓰레기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메탄가스, 무분별한 벌목으로 숲이 없어지는 것 등이 지구 온난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전 세계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고, ‘환경’은 미래 산업의 새 패러다임이 되었다. ‘환경’을 논하는 것이 일부 환경운동가들만의 몫이 아니다. 가정에서 실천해야 할 중요한 가치관이고, 아이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줘야 할 과제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기준으로 에너지 소비량 세계 9위, 석유 수입 세계 4위, 석유 소비는 세계 7위며, 세계 10위권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그중에서도 가정과 상업 등 비산업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 배출량의 45퍼센트를 차지해, 일상생활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저탄소 생활법에 관심을 갖고 실천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현정 리포터 sabbuni@naver.com
사진 안지섭·이의종
도움말·자료 제공 에너지관리공단·
한국여성경제진흥원·박칠선 매니저(위그린)
온실가스 줄이는
저탄소 실천 가이드
● 전기 제품 구입은?
초기 구입비용이 조금 비싸더라도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높은 제품을 고르는 게 수명도 오래가고 전기 소모가 적어 장기적으로는 이익이다. 기본 철칙은 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 제품 고르기. 조명등의 경우 LED 조명이 가장 효과적이다. LED가 없다면 60와트 백열등 대신 18와트 안정기 내장형 램프로 바꾸면 70퍼센트 이상 절전 효과가 있고 수명도 8배 길어진다. TV도 종전 LCD TV보다는 새로 나온 LED TV가 에너지 절약 효과가 훨씬 크다.
● 멀티탭 사용으로 대기전력 완벽 차단
대기전력이란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그대로 두었을 때 플러그를 통해 낭비되는 전력을 말한다. 대기전력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되는 총 소비전력의 약 11퍼센트를 차지한다. 쓰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일일이 뽑는 일이 번거롭다면 스위치가 부착된 멀티탭을 연결해두고, 대기전력을 그때그때 차단하는 습관을 들이자. 24시간 켜놓기 십상인 비데와 전자레인지, 세탁기 등에 멀티탭을 부착해 전원을 차단하면 효과적이다.
※ 대기전력 얼마나 될까? (단위 : 와트)
DVD플레이어(12.20) > 오디오(9.12) > 셋톱박스(7.85) > 비디오(5.45) > TV(4.33) > 비데(3.39) > 컴퓨터(3.26) > 전자레인지(2.77) > 모니터(2.53) > 세탁기(1.90) > 휴대폰 충전기(0.86) 자료 : 한국전기 연구원
● 보일러
노후 보일러는 고효율 보일러로 교체하는 게 좋다. 보일러 내부에 분진이 끼면 보일러의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보일러를 자주 청소하여 열효율 저하를 방지한다. 보일러를 구입할 때는 꼭 난방 면적과 보일러 용량을 따져 고르는데, 난방 면적 3.3제곱미터당 500~600킬로칼로리를 적용하는 게 맞다. 예를 들어 99제곱미터인 경우 1만5천~1만8천 킬로칼로리 보일러가 적합하다.
● 로컬 푸드 구매하기
로컬 푸드(local food : 우리 지역 농산물)를 구매하면 복잡한 유통 마진이 줄어 구매가는 낮아지고, 근거리 운송이라 에너지가 절약되며, 식품의 신선도는 높아진다.
● 3R 운동 참여하기
Reduce(줄이기), Reuse(재사용하기), Recycle(재활용하기)을 실천하자는 운동. 우리나라의 폐기물 발생량은 과다한 상태. 쓰레기를 매립하거나 소각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가정에서 생활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장볼 땐 장바구니를 가져가고 리필용품 구매하기, 최소한으로 포장된 물품을 고르기, 먹을 만큼만 구입하고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은 꼭 분리수거를 하고, 다시 쓸 수 있는 물건을 찾아 리폼해서 사용한다.
우리 집도 온실가스 줄이기 참여해볼까?
막연히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보다 자신에게 잘 맞는 프로그램에 가입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얻고, 탄소 가계부를 작성하며 구체적으로 탄소 줄이기에 동참할 수도 있다. 우리 집의 대기전력이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등을 사이트에서 체크해볼 수도 있고, 환경 관련 정보가 풍부해 아이들과 함께 참여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린에너지패밀리(www.gogef.kr), 탄소포인트(www.cpoint.or.kr), 탄소캐쉬백 (www.co2cash back.com), 위그린(www.wegreen.or.kr) 등의 사이트를 참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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