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초콜릿에 도전하기 - 프레쉬 트뤼플(fresh truffle)
가족에게 직접 만든 초콜릿을 선물하세요
초콜릿을 좋아하는 남편을 두고서도 지금껏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 선물한 일은 없다. 워킹맘이라는 조건이 그런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 주지 못하는 것도 한 가지 이유이지만 사실 초콜릿을 만드는 일이 어려울 것 같다는 선입견이 더 큰 이유였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된 수제초콜릿 공방 ‘the Brown’을 운영하는 ‘쇼콜라티에(Chocolatier·초콜릿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 박윤정 씨와 함께 초콜릿 집에서 만들기에 도전할 기회가 생겼다. 오늘의 도전과제는 ‘프레쉬 트뤼플(fresh truffle)’.
생크림 들어간 프레쉬 트뤼플
트뤼플은 동그란 모양의 초콜릿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판형 초콜릿이 아니라 수제초콜릿이라고 해서 작게 하나씩 포장된 초콜릿을 상상하면 적당할 듯. 그런데 그 하나씩 포장된 수제초콜릿은 초콜릿 만들기를 배운 사람이 아니면 만들기도 쉽지 않고 재료도 많이 필요하다. 예쁘게 포장된 수제초콜릿 세트를 보면 꼭 이것으로 선물하고 싶지만 초보에게는 난이도가 너무 높다. 그에 비해 프레쉬 트뤼플은 집에서 특별한 도구가 없이도 만들기 쉬운 초콜릿이다.
“생크림이 들어간 프레쉬 트뤼플은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카카오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 만들기도 간단하고요.”
프레쉬 트뤼플은 재료도 매우 간단하다. 다크 커버처 초콜릿(가공유지를 사용하지 않은 제과용 초콜릿), 생크림, 카카오파우더가 전부. 도구는 스테인리스 볼, 주걱, 보관용기, 랩, 유산지, 커터, 자가 필요하다.
초콜릿 만들 때에는 온도가 중요해
“초콜릿의 주요성분은 카카오버터와 카카오매스입니다. 초콜릿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온도인데 온도가 맞지 않으면 카카오버터가 매스로부터 분리되면서 기름이 겉돌거나 식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박윤정 씨는 초콜릿을 만들 때 온도를 잘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콜릿을 만들 때 온도가 중요하다는데 공방에서는 온도를 맞출 수 있도록 온장고나 디지털 온도계도 구비되어 있지만 이런 기구가 없는 가정에서는 이 온도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것이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기 어려운 이유다.
이럴 때 알아두면 좋은 방법은 기본적인 온도를 알아두는 것이다. 즉 초콜릿이 어떤 상태가 되면 어느 정도의 온도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으면 좋다. 예를 들어 녹인 다크 커버처 초콜릿에 손을 댔을 때 손에는 안 묻지만 입에서는 잘 녹는다면 30도가 조금 넘은 상태인데 이 때가 초콜릿을 틀에 붓기 가장 적당할 때다. 조금 차가운 느낌이 들면 30도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또 하나는 초콜릿을 만들 때에는 스테인리스 볼을 이용하는 것이 온도를 손으로 바로 느낄 수 있어 좋다.
가정에서 초콜릿 모양을 만들 때 가장 흔히 사용하는 것이 초콜릿용 성형 몰드(틀)를 활용한 방법이다.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몰드가 나와 있는데 인터넷이나 제과제빵 재료상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물론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고급 몰드는 가격이 높은 반면 정교한 무늬와 모양을 만들 수 있다.
박윤정 씨는 “가정에서 만들 때에는 몰드를 이용해도 좋지만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작은 보관용기에 담아서 만들어도 괜찮다. 또 카카오가루가 없다면 녹차가루를 이용해도 된다”고 말했다.
본격 도전 - 초콜릿 만들기
① 다크 커버처 초콜릿을 잘게 부수는데 만일 준비한 커버처 초콜릿이 판형이 아니라 동전형인 경우 1/4로 나누면 된다. 칼날이 톱니처럼 생긴 것을 이용하면 좋다.
② 잘게 부순 초콜릿을 스테인리스 볼에 담아 물을 담은 냄비 위에 올려 중탕한다. 이 때 볼이 냄비보다 커야 한다. 초콜릿이 녹기 시작하면 볼을 냄비에서 내려서 저어준다. 다시 볼을 냄비에 올려 초콜릿을 녹인 후 내려서 젓는다. 초콜릿이 모두 액체화될 때까지 반복하는데 40에서 50도 정도의 온도까지 올려야 초콜릿을 만들었을 때 식감이 좋다. 그러나 50도 이상 올라가면 탄 것 같은 맛이 나게 되므로 조심해서 녹인다. 저을 때에 주걱은 수직으로 세우고 동일한 속도로, 한 방향으로 젓는 것이 카카오버터와 매스를 잘 섞어주는 방법이다.
③ 녹인 초콜릿이 식을 때까지 계속 저어주는데 스테인리스 볼에 전혀 온기가 없을 때까지 식혀야 한다.
④ 생크림을 냄비에 담아 끓인다. 생크림 가장자리에 기포가 생기기 시작하면 냄비를 불에서 내린 뒤 녹인 초콜릿과 온도를 맞춰야 하므로 적당히 식힌다. 이 때 잘못해서 생크림에 단백질 막이 생겼다면 체에 걸러 사용한다.
⑤ 초콜릿에 생크림을 천천히 넣어주면서 가나슈(초콜릿에 유제품이 들어간 초콜릿 크림)를 만드는데 이 때 중요한 것은, 젓는 속도는 빠르게 하되 볼의 한 가운데에서 작은 원을 그려야 한다는 점이다. 주걱도 납작한 것을 사용한다. 주걱이 마땅치 않을 때에는 납작한 스푼도 좋다. 가운데에서만 저어도 요술처럼 볼 전체가 윤기 나는 초콜릿색의 가나슈로 변한다. 핸드 블랜더를 이용해도 되는데 전원을 켰다 껐다 반복해야 한다.
⑥ 가나슈가 다 완성되면 랩을 깔고 바를 이용해 틀을 만들어 붓거나 작은 보관용기에 나눠서 담는다. 담을 때 주걱 등을 이용해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꼼꼼히 붓는다.
⑦ 초콜릿이 다 굳은 후 바를 떼어내고(보관용기에 담았던 초콜릿은 용기에서 꺼내) 자와 커터(모두 깨끗하게 세척한 음식용)를 활용해 초콜릿을 약 3㎝ 크기로 작게 나눈다.
⑧ 카카오가루를 1회용 비닐에 조금 담은 뒤 작게 자른 초콜릿을 넣고 가볍게 흔들어 가루를 묻힌다.
⑨ 유산지 위에 카카오가루를 묻힌 초콜릿을 꺼낸 뒤 카카오가루를 말린 체에 담아 초콜릿 위에 한 번 더 뿌려준다.
수제초콜릿 공방 ‘the Brown’
올 1월 문을 연 the Brown은 수제초콜릿과 재료를 판매하고 초콜릿 만들기를 가르치는 곳이다. 박윤정 씨는 10년 간 취미로 초콜릿 만들기를 해오다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공방을 열었다. 발렌타인데이 특수를 맞아 개업식을 하기 전부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한 수제초콜릿의 특성상 좋은 재료는 유럽산이 대부분이다. 다양한 수제초콜릿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블로그를 방문해보자. 맛있는 초콜릿 사진이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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