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우리 집 습관 바꾸기 대작전

Good 습관은 제2의 천성

지역내일 2010-01-12 (수정 2010-01-12 오후 2:27:38)


크게 의식하지 않고 반복하는 행동이나 특성을 흔히 습관이라 부른다. 어쩌면 우리는 하루하루 내용물은 다르지만 외관은 거의 일정한 습관을 반복하며 사는 ‘거대한 습관의 덩어리’라 할 수 있다.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고, 성격을 형성하며 운명까지 좌우하는 습관. 설령 작심삼일이 반복된다 할지라도 좋은 습관 만들기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한번 몸에 밴 습관을 고치는 과정은 또 다른 구속일 수도 있지만, 몸에 완전히 붙으면 습관은 자유를 준다.

화내는 습관, 야단일기 쓰면 효과 만점
‘정말로 아이를 위해 야단을 친 걸까?’ ‘혹시 나 자신이 그 순간 느끼는 분과 화를 참지 못해 폭발한 건 아닐까?’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두 아들을 둔 김소현(42·서구 화정동)씨가 고치고 싶은 습관은 버럭버럭 화부터 내고 보는 것이다. 특히 고부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남편과 부부 싸움을 하고 나면 최고조를 이루는 몹쓸 습관.
처음에는 엄마가 화났다 싶으면 눈치를 보며 말을 듣던 아이들도 상황이 반복되니까 잘못을 형제에게 덮어씌우거나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이제는 화를 내도 말을 듣기는커녕 쇠귀에 경 읽기라고.
화내는 습관 때문에 ‘도’닦는 주부들이 생각보다 많다. 최재희(36·북구 운암동)씨도 화내는 습관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케이스. 하지만 화내는 엄마를 보고 자라 그런지 아이들이 친구나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도 눈치를 보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본 뒤 화내는 습관을 바꾸겠다고 결심했단다. 최씨의 습관을 고쳐준 일등 공신은 ‘야단일기’ 쓰기. 
“야단일기를 훑어보면 제가 야단치는 패턴이 한눈에 들어와요. 제 경우는 아이들이 방 정리를 안 할 때, 해야 할 것을 미룰 때 화를 많이 내더라고요. 과연 그렇게까지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는지, 그 결과는 어땠는지 일기를 쓰며 돌아봤어요. 물론 야단의 횟수와 강도가 줄어들었고요.”

‘걱정팔찌’로 걱정을 물리치자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서순영(40 ·남구 봉선동)씨는 걱정거리가 없어도 ‘걱정을 만들어 하는 습관’이 있다.
아이 성적, 돈, 날씨, 집안 살림, 하다못해 늙어가는 것까지 근심하느라 하루 24시간이 짧을 지경.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근심하니 ‘한숨 쉬기’는 서씨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지 오래.
서씨가 아이들에게 잘못된 삶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건 아들을 통해서다. 어느 날인가 아들이 “난 나중에 군대 안 갈래. 사고 나서 다치면 어떻게 해?” “엄마 죽으면 난 어떻게 해?” “내 성적 갖고 대학 가기는 어렵겠지?” 식으로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했기 때문.
자신의 정신건강은 물론 아이 교육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걱정 습관을 끊어내기 위해 서씨가 택한 건 ‘걱정팔찌’ 착용하기. 고무줄 여러 개를 손목에 차고 있다가 쓸데없는 걱정이 들거나 불평을 하고 싶을 때마다 하나씩 다른 팔목에 옮겨 찼다고 한다.
엄마의 걱정 습관은 아이의 생활 습관에도 영향을 준다. 남구에 사는 김정임(43)씨는 몇 개월 전만 해도 꼼꼼하지 못하고 뭐든 대충대충 하는 중학교 2학년 딸아이의 습관을 바로잡아주느라 힘들었다.

책상 정리하는 일부터 주변을 정돈하는 습관을 들여주니 아이가 많이 차분해졌지만, 무엇보다 딸아이의 습관이 고쳐진 건 엄마가 걱정하는 습관을 버렸기 때문이라고.
“산만하고 집중을 못 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아이의 부족한 점에 대해 걱정하는 말을 자주 했는데, 아이는 자기가 못나서 엄마가 책망한다고 생각했나 봐요. 가급적 아이에게 걱정하는 표현을 삼가고 ‘그럴 수도 있지 뭐, 다음엔 좀더 잘하자’라고 편안하게 대한 게 효과가 있었어요.”

잔소리 끊는 특효약 ‘칭찬’
주부들이 눈만 뜨면 하는 ‘잔소리’. 아이가 못 미더워서, 할 만해서 한다지만 문제는 이런 잔소리가 지나치면 ‘잔소리질’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
“씻어라” “먹어라” “공부해라” “일어나라” 매일 잔소리를 해야 말을 듣는 중학교 1학년 규리. 중학교에 들어가 공부할 양이 많아진 게 안쓰러워 엄마가 챙겨주다 보니 자율성이 없어지는 부작용이 생겼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박명현(39·서구 화정동)씨가 잔소리에서 벗어난 건 ‘시행착오 인정주의’를 고수하면서부터. 준비물을 빠뜨렸으니 학교로 갖다 달라는 전화를 해도 못 들은 척, 한 번 깨워 일어나지 않으면 그냥 지각하게 해 몇 번 혼쭐난 경험 때문인지 지금은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난다고. 잔소리를 멈추고 생활을 아이 자율에 맡긴 대신 박씨가 꼭 지키는 습관이 있다. 손톱만큼이라도 잘한 일이 있을 때 큰 소리로 칭찬해주는 것. 평소보다 TV 일찍 끄고 자기 방에 들어가 잔다고 하면? “와~ 우리 아들 이제 일찍 자는 습관이 들려나 보네. 키도 쑥쑥 크겠다” 하는 식.
“잔소리를 줄여주는 데 칭찬만 한 약이 없다”는 것이 박씨의 생각이다. 
정주연 리포터 missingu93@naver.com
도움말 강은미 소장(글로벌부모사관학교)
참고 도서 <대한민국 1퍼센트 수재들의 부모 습관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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