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업 시간이 초등학생 40분, 중학생 45분, 고등학생 50분으로 구분되는 기준은 집중력 차이. 그만큼 집중력은 학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렇다면 집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할 터. 아이 방에 있는 책상이나 침대 위치를 살짝 바꾸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확 달라질 수 있다는데…. 집중력 높이는 공부방 리모델링 노하우를 엄마들과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이리저리 들락날락 공부방 점검이 필요하다!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 딸을 둔 이은숙(42)씨. 어릴 때는 한방에서 생활했지만 큰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 방을 분리했다. 각자 책상도 사주고 책도 종류별로 분리했지만, 답답하다며 뛰쳐나온 아이들의 공부 장소는 식탁. 덕분에 식사 시간이면 지우개 가루를 정리하느라 바쁘다고 이씨는 하소연한다. 두 아들(초2, 중2)을 둔 김지은(42)씨는 함께 쓰던 공부방과 침실을 다시 분리했다.
김씨는 큰애는 공부를 하는데 둘째가 자꾸 왔다 갔다 해서 집중을 못 했기 때문이라고. 일반 가정처럼 아이 방에 컴퓨터를 둔 장민영(39)씨. 공부할 때 컴퓨터를 못 하는 규칙을 알기에 전원은 켜지 않지만 한 손에는 연필, 다른 한 손에는 마우스를 쥐고 공부하는 모습을 종종 발견했다. 이후 컴퓨터는 거실로 퇴출.
마트에서 물건을 잘못 사면 교환하면 그만이지만 공부와 관련된 것이라면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이쯤 되면 엄마들의 고민도 많아질 터. 이제 우리 아이 공부방을 점검해볼 차례다.
공부 환경과 학습 능력은 비례
집 안에서 아이의 방은 휴식과 공부를 병행하는 장소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곳보다 효율적인 가구 배치가 중요하며, 성장함에 따라 방 안의 구조도 함께 변해야 한다.
한샘인테리어 정유진 과장은 “아이 방 인테리어는 복합적인 활동이 수용되고, 아이의 성장 단계에 따르는 변화에 맞춰 아이의 성향에 맞게 계획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공부에 집중해야 할 시기가 될수록 간결하고 공간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방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공부방을 정리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공부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꼼꼼히 정리해 하나씩 제거해야 한다. 임보경(40)씨는 가장 먼저 휴대폰, 라디오, MP3 등 가전제품을 방에 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책상 구입할 때 딸려온 바퀴 달린 의자 대신 식탁 의자를 두었다. 바퀴가 움직일 때마다 몸도 움직여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학부모 대상으로 진행된 집중력과 관련된 특강을 들은 나윤경(43)씨는 공부방을 점검하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알았다. 계단식 아파트라 현관 입구에 있던 아이 방은 엘리베이터 소리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 이 후 아이의 방은 TV 소리, 현관문 소리 등 사소한 집 안 소음에서 가장 떨어진 구석진 방으로 이동했다.
연령에 따라 방 구조 변화 줘야
유아와 취학 전 아이 방은 놀이 공간. 따라서 유아기일 때는 바닥의 빈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초등학생은 책상에 오래 앉아서 집중적으로 공부하기보다는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습관을 들이는 시기다. 그러므로 오랜 기간 사용하기 위해 아이에게 맞지 않는 큰 책상과 짙은 색상 가구를 선택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가 좋아하고 책상과 친해질 수 있는 책상을 고른다.
정유진 과장은 “또 이 시기에는 혼자서 공부하기보다는 학습지 선생님이나 부모님과 함께 학습하는 대면 학습이 주를 이루므로 이러한 학습 형태에 대응할 수 있는 책상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 신체도 성장하고 학습량도 늘어나므로 과감히 책상을 교체해줄 시기다. 이때 고려할 것은 학습 스타일. 주로 집에서 혼자 학습하는지, 학원이나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타입인지, 과외 학습이 많은 타입인지, 인터넷 학습이 많은 타입인지 등을 고려해 책상의 형태와 기능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공부 방해꾼 1순위 침대 위치와 상관관계는?
아이의 방은 공부방과 침실로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아이의 학습 능률을 높일 수 있도록 책상과 책장을 배치한 다음 침대의 위치를 정한다.
그중 학습 능률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책상의 위치. 출입문을 등지고 앉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하다. 그렇다고 창을 등지고 앉으면 학습 공간에 그늘이 지거나 컴퓨터 모니터에 빛이 반사해 눈이 피로하다. 따라서 방에 들어왔을 때 아이의 옆모습이 보이는 위치에 책상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박승렬 소장은 “일반적으로 책상은 방의 구석이나 벽을 향해 놓는데, 벽을 바라볼 경우 단절된 시선으로 쉽게 지루해져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책상 위에는 필기구 외에 다른 물품이 없도록 정리하며, 교과서와 문제집은 팔을 뻗었을 때 닿을 수 있는 곳에 책장을 두어 정리한다.
책상 덮은 유리 시력 저하 요인 될 수도
시중에 판매하는 책상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양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녀에게 가장 잘 맞는 책상을 선택하려면 학습 방식, 책상의 기능, 배치 형태, 컬러 등을 고려한다.
책상의 컬러는 미취학에서 초등생 자녀의 경우, 정서 발달에 좋은 밝은 우드 계열이나 화이트 색상, 중·고등학생의 경우 집중 학습에 도움이 되는 차분한 톤의 우드 계열을 선택한다. 책상을 보호하기 위해 유리를 덮는데 오염이나 열, 스크래치에서 책상 상판을 보호할 수 있지만, 빛을 반사하여 시력 저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책상 상판의 오염이 걱정된다면 상판에 다양한 컬러의 레자판 액세서리(책상 위 보조 덮개)를 깔아두면 고급스럽고 따뜻한 느낌과 함께 인테리어 효과도 볼 수 있다.
공부방 조명은 전체와 부분조명 동시에
아이들 공부방에는 자연광 조절을 위해 커튼이나 블라인드가 필수. 낮 시간대의 자연광은 조절이 안 될 뿐 아니라, 지나치게 밝거나 어두우면 시력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때 커튼은 패브릭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주부들의 사랑을 받는 아이템. 다양한 질감이나 패턴을 활용해 다채롭게 꾸며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먼지가 많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아토피가 있는 아이라면 커튼보다 블라인드를 선택하고, 주기적으로 환기와 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 밤 시간대에는 전체 조명과 부분조명(스탠드)을 동시에 사용한다. 간혹 독서실과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스탠드만 켜놓고 공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조도 차이로 인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시력도 나빠진다. 공부방은 최대한 밝을수록 좋으므로 300룩스 이상, 책상 위의 스탠드는 500~700룩스로 유지한다(제품 구입시 설명서를 참조).
최은영 리포터 solcp@hanmail.net
도움말 박승렬 소장(LC교육연구소)·
정유진 과장(한샘인테리어)
사진 협조 한샘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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