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주부라면 가족 먹을거리는 꼼꼼하게 따져 고르는 것이 당연한 일. 그런데 과일 하나를 고르더라도 포장마다 찍힌 표시가 달라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이때 국가가 인증한 농식품 표시가 있는 제품만 선택해도 절반은 성공한 셈. 우수 농산물에서 전통 식품까지 국가 인증 농식품 표시를 알아봤다.
식약청은 “2010년부터는 식품에 민간 협회나 학회 인증, 추천 등의 표시가 금지되고 국가가 인증한 마크만 표시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식약청 식품안전정책과 관계자는 “예를 들어 껌 제품의 경우 지금은 ‘치과의사협회’ 등 민간 학회 인증 표시가 있다. 이런 민간 학회나 협회 인증은 자칫 허위·과장 광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인증 기관에 따라 권위가 떨어지는 곳도 있으므로 지난해 8월부터 민간 학회나 협회 인증을 금지했다. 그리고 유예기간 4개월을 둔 뒤 2010년부터는 정부가 인증한 마크만 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믿을 수 있는 국가 인증 농식품 제도는 무엇이 있으며, 그 표시는 어떻게 구분하는지, 어느 품목에 적용되는지 하나하나 살펴보자.
우수 농산물 인증(GAP) 제도 농산물의 생산, 수확, 포장 단계까지 철저한 관리를 통해 소비자가 안전한 농산물을 먹을 수 있게 인정해주는 제도로, 제품 포장에 ‘GAP’로 표시된다. ‘갭’이라고 읽으면 된다. 식량 작물(쌀, 콩, 보리쌀, 옥수수, 고구마, 감자 등), 특용작물(참깨, 들깨, 땅콩 등), 약용작물(구기자, 인삼, 고사리, 오미자 등), 버섯류(양송이, 느타리, 새송이 등), 채소류(고추, 배추, 수박, 오이 등), 과수류(사과, 배, 감, 포도 등) 등 총 41개 품목 417개 업체에 적용된다.
유기 가공식품 인증 제도 유기 가공식품 인증은 친환경 농업 육성법에 따라 인증을 받은 원료로 제조·가공·유통되는 유기 가공품에 대해 보증을 하는 제도. 여기서 유기 농산물은 3년 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땅에서 재배된 농산물을 의미한다. 표시는 유기 농산물을 뜻하는 초록색 사과와 같은 모양으로 두부, 된장, 배추김치, 마늘진액, 녹차, 참깨, 우유, 밀가루, 국수, 치즈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서 찾을 수 있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 제도 합성 농약, 화학비료, 항생·향균제 등 화학 자재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최소화하여 생산한 농산물임을 인증하는 제도. 일반 농산물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환경을 보호하고 소비자에게 보다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한다는 의미로 최근 소비가 점차 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은 유기 농산물, 무농약 농산물, 저농약 농산물로 나뉘며 쌀과 다양한 과일, 채소에 적용된다.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 제도 식품의 원료 관리와 제조, 가공, 조리, 유통의 모든 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섞이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지 위해 각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과학적인 위생 관리 체계를 의미한다. ‘HACCP’는 영문 약자로 ‘해썹’이라 읽으면 된다. 업체가 HACCP 인증을 받으려면 대장균, 중금속 등 요소들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므로, HACCP 마크가 표시된 제품이라면 안심하고 고를 수 있을 듯. 어묵, 냉동 수산 식품 중 어류와 연체류, 냉동식품 중 피자와 만두, 빙과류, 배추김치 등 7개 항목에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지리적 표시 인증 제도 농산물의 품질이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여하는 경우, 그 지역에서 생산된 특산품을 표시하는 제도다. 인증 표시는 푸른 산과 넓은 들을 나타내는 형상. 지리적 표시 인증을 받은 상품은 보르도 포도주, 스카치위스키처럼 국제적으로 지적 재산으로 인정돼 보호받을 수 있다. 보성녹차, 홍천한우, 의성마늘, 이천쌀, 청양고추, 고창복분자 등 56가지 먹을거리에서 인증 표시를 만날 수 있다.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 인증 제도 안전하고 영양이 풍부한 어린이 기호식품을 인증해주는 제도로, 작년 5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인증을 받으려면 우선 ‘HACCP’ 인증을 받아야 하고, 제품 자체에 포함된 비타민과 무기질 함량이 높아야 한다. 포화지방, 나트륨 등의 함량은 낮고 합성 보존료, L 글루타민산나트륨, 타르 색소 등은 포함되지 않아야 하므로 이 표시만 찾아도 아이들 간식 고를 때 걱정을 덜 수 있다. 음료나 캔디, 빙과, 빵, 면류(용기면), 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등에 적용된다.
전통 식품 품질 인증 제도 국산 농산물을 주원료로 하여 제조·가공되는 우수 전통 식품에 대하여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 마크는 물레방아 모양이다. 장(고추장, 간장 등), 기름(참기름, 들기름, 식초 등), 차(감잎차, 둥굴레차 등), 기타 식품(미숫가루, 누룽지, 가래떡 등) 등에 적용된다.
가공식품 KS 인증 제도 KS 인증 표시를 식품에서도 만날 수 있다. 가공식품 KS 인증 제도는 가공식품 분야에 적용되는 국가 표준 규격으로, 가공식품이 일정한 품질 요건을 충족하는 식품임을 인증하는 제도다. 꼼꼼하게 관리되는 KS 인증 제품은 연 2~4회 실시되는 시판 식품 조사와 3년마다 실시되는 정기 검사를 통해 철저하게 재심사를 받는다. 현재 참치, 참기름, 마요네즈, 식빵, 된장 등 39개 품목에서 표시를 찾을 수 있다.
전통 식품 명인 인증 제도 우수한 우리 식품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식품 제조, 가공, 조리 등의 분야를 정해 우수한 식품 기능인을 명인으로 지정·육성하는 제도. 각 분야의 명인은 전통 식품의 조리·가공 분야에 20년 이상 종사할 것, 조상 전래의 특별한 전통 식품의 조리·가공 방법을 원형대로 보전할 것, 전통 식품 명인에게서 보유 기능에 대한 전수 교육을 이수하고 10년 이상 그 업에 종사할 것 등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한다. 김치, 부각, 전통주, 차 등에서 표시를 찾을 수 있다.
나혜진 리포터 happom@naver.com
자료 제공 농림수산식품부·식품의약품안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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