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겨울이 작정이라도 한 듯 기세가 대단하다. 추위도 추위지만 100여년 만에 기록을 세운 눈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아직도 도로 곳곳에는 한편에 쌓인 눈이 그날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눈과 함께 얼어붙은 길 곳곳이 빙판으로 변하고 영하 20도를 육박하는 추위는 더욱 몸을 움츠리게 하고 집밖으로 나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이런 영하의 맹추위가 반가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치악산악회'' 회원들이다.
●80년대에는 7~8000m의 히말라야 산맥 원정 등반도
원주 최초로 만들어진 ''치악산악회''는 1964년 고 이중연씨에 의해 창립된 47년 전통의 산악회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신승도(50·학성동)씨가 13대 회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볍게 만나고 헤어지는 친목동호회 차원이 아닌 고문부터 사무국장, 총무, 회계, 등반부대장, 안전의료 등의 임원진을 갖춰놓고 체계적으로 산행을 하는 전통 있는 동호회이다.
현재 30~40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치악산악회''는 회원들의 나잇대도 30대에서 60대로 다양할 뿐더러 여성회원들도 전체 회원의 1/3 정도 여성참여가 높다.
''치악산악회''는 가볍게 할 수 있는 워킹산행뿐만이 아니라 암벽산행, 빙벽산행과 원정산행 등도 하고 있다. ''치악산악회'' 신승도 회장은 "84년과 89년도에는 히말라야 산맥에 등반했을 정도"였다며 "회원 대부분이 원정 등반 경험이 있을 정도다"라고 말한다.
● 겨울 산행의 또 다른 묘미, 빙벽 등반
1월 2일 ''치악산악회'' 회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높이 40m, 폭 80m의 칠봉빙벽체험장은 한겨울에만 잠깐 운영되기 때문에 1년을 기다린 회원들이 많다. 7년째 만들어지고 있는 빙벽체험장은 서울에서 단체로 올 정도로 빙벽 마니아들에게 알려져 주말에는 80~100명 정도의 산악인들이 이곳을 찾는다.
지난 10일에는 ''칠봉빙벽 안전기원제''를 열어 빙벽 등반을 하는 산악인의 안전을 빌기도 했다. 김영진(49·봉산동) 사무국장은 "빙벽 등반이나 암벽 등반은 위험요소를 동반하기 때문에 사무실에 설치되어 있는 인공암벽타기 등으로 충분히 연습한 후 오르도록 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김영진 사무국장은 "겨울산행은 초보자가 쉽게 생각하고 산행을 할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며 "겨울 산행의 경우는 체온이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여벌의 옷을 챙겨야 하는 등의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여름산행과 달리 겨울산행은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오르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 힘들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
어려운 일을 함께 나눠서일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서 일까. 아니면 정상에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을 함께 느껴서일까. ''치악산악회'' 활동을 21년 째 하고 있다는 이안식(41·단구동)씨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들"이라며 ''치악산악회'' 사람들에 대해 말한다.
신승도 회장도 ''치악산악회''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무어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가족적인 분위기''라고 말한다. 설날이 되면 나이 어린 동호회 회원들이 동호회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고 어렵고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니 그들에게는 의지할 가족 하나를 더 얻는 셈이다.
산의 매력은 무엇일까. 오랜 세월 산을 접한 그들은 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마음이 힘든 일이 있을 때 산을 올라 막상 산을 맞닥뜨리면 무엇보다 집중해서 산을 타야 하므로 시름도 금세 잊게 된다"는 게 이안식 회원의 말이다.
이 겨울, 집에만 웅크려있지 말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겨울산행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치악산악회에서 알려주는 겨울산행 TIP
1. 겨울에는 일조량이 짧으므로 일몰 2시간 전에는 하산할 수 있는 5시간 이내의 코스를 잡는다.
2. 복장은 방한복이여야 하며 그 외 여벌의 옷, 방수 신발, 모자, 장갑, 양말 등도 챙겨 추위로부터 대비해야 한다.
3. 신발 바닥에 부착해 미끄럼을 방지해주는 아이젠(eisen), 등산화 안으로 눈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스패츠(spat), 쉽게 어두워지는 겨울철 길을 밝혀 줄 랜턴(lantern)도 준비해야 할 필수품 중 하나다.
문의 : 764-3186, http://www.chiakac.net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