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문화재를 알리는 ‘원주문화재순례회’
숨겨진 원주 문화재 발굴해 보존 가치 높여
창립 30여 년 동안 변함없이 문화재 찾아
방학숙제에 꼭 끼어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지역의 문화재를 탐방하라는 것이다.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자료를 모으지 않는 한 쉬운 과제가 아니다.
특히 원주는 숨은 문화재가 많은데도 잘 알려지지 않아 방학 때가 되면 고심하게 된다. 원주 문화재를 찾아 보존 가치를 높이는데 앞장서온 ‘원주문화재순례회’를 찾아가 봤다.
▪ 원주 문화재 찾아다니며 보낸 30여 년 세월
최근 원주문화원에서 북원문화투어버스를 운영해 원주시민이 원주 문화를 살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지만 30여 년 전에는 원주의 문화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드물었다. 원주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무후무하던 1979년, 30여명이 모여 ‘원주문화재순례회’를 창단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40~50대의 중년에 원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회원들이 지금은 백발의 70~80대 고령자가 되기도 했고 이미 고인이 된 회원도 있다. 하지만 변함없이 ‘매달 첫째 주 목요일 오전 9시’가 되면 원주문화재를 찾아 떠난다.
회원들은 서예가, 한학자, 한의원, 자영업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가 모두 퇴임했다. 그러나 원주를 사랑하는 열정은 변함이 없다.
20대의 청년으로 ‘원주문화재순례회’에 참여한 김상환(54∙무실동) 총무는 첫 해 총무를 맡아 30여 년이 지나 50대의 중년으로 변했지만 여전히 총무를 맡고 있다.
김상환 총무는 “30여 년을 함께 지내다보니 가족이나 다름없습니다. 회원을 모두 아버지, 어머니로 섬기며 공부하는 마음으로 순례를 다니다 보니 세월이 이렇게 흘렀습니다”라고 한다.
▪ 원주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순례회로 발전
김철호(83∙일산동) 회장은 “원주에는 알려지지 않은 개인 박물관도 많고 숨겨진 보물들이 많습니다. 새로운 문화재를 발굴해 문화재로 지정될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한다.
‘원주문화재순례회’는 자신만 순례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의 회비로 원주시민들을 위한 문화 탐방을 계획해 1년에 두 번 진행해 왔다. 또한 마을마다 구전돼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모으기도 하고 한학을 전공한 한학자가 직접 참여해 원주에 숨겨진 묘비들을 함께 연구해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김갑수(82∙개운동) 전 회장은 “우리 문화재를 보존하고 연구하기 위해 향토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문화재를 순례했습니다. 자랑스러운 원주의 문화재를 후손에게 전승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책도 발간하고 차를 마련해 학생들이 탐방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습니다”라고 한다.
모두 회원들이 십시일반 회비를 모아 진행해온 행사들이었기에 재정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원주를 아끼는 마음만큼은 남달랐다.
원주문화재순례회가 발굴해 낸 문화재도 있다. 지금은 해마다 문화제를 열고 있는 임윤지당의 묘역이 바로 그것이다. 강림에 위치한 의병총은 방치된 것을 시에 관리 요청해 새롭게 문화재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또한 지광국사현묘탑비는 원주의 문화재인데도 불구하고 타지에 가 있어 원주로 환수 받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형, 무형의 문화재를 찾아다니며 문화재를 관리하고 순례한 곳이 1천여 곳이 될 만큼 원주문화재순례회의 행보는 끝이 없다.
▪ 젊은 사람들이 관심 갖고 이어가길
김상환 총무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젊은 사람들의 관심이 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젊은 회원들이 많아져 원주의 문화재 보존과 발굴이 좀 더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 컴퓨터로 자료를 정리해 원주의 문화재를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한다.
진상엄(53∙개운동) 회원은 “문화재가 있는 곳이면 현지 어디든 찾아갑니다.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원주 안에 있는 문화재이기 때문에 자주 찾아가 살필 수 있고 우리 조상의 얼을 찾아본다는 것이 보람되기도 합니다”라고 한다.
회비 월 2만원이면 순례를 떠나고 식사도 해결된다고 하니 올 겨울 방학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원주문화순례회’에 회원으로 가입해 문화지킴이가 되어보는 것도 뜻 깊은 방학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문의 : 010-8769-1400
신효재 리포터 hoyja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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