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컬럼

‘정관수술’ - 아내를 위한 배려

지역내일 2009-12-26
‘정관수술’ - 아내를 위한 배려

요즘 들어 성문화가 급속히 개방되고 그에 따른 임신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피임방법은 여전히 비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된다. 이는 국내의 매우 높은 인공유산율에서 알 수 있는데, 통계에 따르면 매년 태어나는 아기가 70만 명인 데 비해 인공유산은 150만 건이나 된다. 이 가운데 기혼 여성의 낙태 건수는 약 40%에 달한다. 인공유산율이 높은 것은 아직도 많은 이들이 선택한 피임법의 효과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시행하는 피임방법인 경구피임제, 자궁내장치, 나팔관절제술, 여성용 콘돔, 배란일 측정법 등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유발하거나 성감을 떨어뜨리고 피임 실패율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많은 남성들이 실패하는 피임방법 중 하나인 질외사정은 남자가 성교 도중 여자의 질로부터 페니스를 이탈시켜 질 밖에 사정하는 것인데, 간단해 보이지만 남자가 오르가즘 직전에 페니스를 이탈시켜 질 내에 정액을 흘리지 않게 한다는 것은 굉장한 자제력이 필요하고 성관계 도중 갑작스럽게 분위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 만일 정액이 한 방울이라도 질 내에 들어가는 경우, 혹은 오르가즘을 느끼기 전에 정액의 일부가 흘러나오는 경우에는 임신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다.
현대의학으로 시행할 수 있는 가장 신뢰도가 높은 남성피임법은 정관수술이다. 정관수술은 레이저로 음낭에 5mm 정도의 작은 구멍을 내고 이곳을 통해 정관(고환에서 정자가 배출되는 통로)을 묶어 정자가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수술 시간도 10~2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고 통증도 적으며 수술 후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간혹 어떤 이들은 정관수술을 받으면 정액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는데 정액의 99% 이상은 전립선과 정낭에서 만들어지고 정자는 1% 미만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술을 받더라도 정액 양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성욕이 저하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는 기우일 뿐이다.
원치 않는 임신과 그에 따른 낙태는 여성의 몸과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안겨줄 수 있으므로 정관수술은 어찌 보면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최선의 배려인 셈이다.

블루비뇨기과 잠실점 원장 김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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