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맛 - 진짜(眞) 좋은(好) 곰탕 - 진호곰탕

가마솥에 30시간 곤 곰국, 그 속에 몸담은 한우수육!

지역내일 2009-12-11
한국 역도의 간판스타 장미란 선수가 가장 즐겨먹는 보양식은 사골곰탕이다.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곰탕이 장미란 선수의 강인한 근육과 힘줄의 근원인 셈.
그렇지 않더라도 겨울 되면 연례행사처럼 떠오르는 게 뜨끈한 곰탕이기도 하다. 떨어질 때로 떨어진 기력에 땀 뻘뻘 흘리며 먹는 곰탕 한 그릇은 어느 보약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둘러보면 제대로 된 곰탕집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살코기와 함께 고는 설렁탕에 비해 맛내기가 까다롭고, 소머리국밥과 달리 찾는 사람만 찾기 때문이다.

소 한 마리 양을 30시간 고아
울산에서 ‘뼈’를 제대로 곤다는 집을 찾았다. 태화동 불고기 단지에 위치한 ‘진호곰탕’.
누가 그랬다. 과대 포장된 맛집에 속지 않으려면 메뉴를 보라고. 서로 관계없는 거창한 메뉴를 의심해야 한단다.
이집 메뉴, 달랑 두 가지다. 곰탕과 한우수육. 이복경 사장은 “한 가지 메뉴는 너무하잖아요. 근데 곰탕으로 할 수 있는 것이 한우수육밖에 없어요. 그래서 메뉴가 두 가지에요”라는 설명이다. 곰탕과 한우수육의 관계는 천천히 밝히기로 하자.
이집 사골곰탕은 소머리를 제외한 꼬리, 족, 사골, 등뼈 등 한 마리를 통째 쓴다. 이 사장은 “곰탕은 아시다시피 뼈가 제일 중요하죠. 하지만 맛있는 뼈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에요. 우리집은 봉계에서 질 좋은 암소 뼈만 골라 들여옵니다”고 강조한다.
40kg이 넘는 뼈를 장정 둘이 들어도 못들만큼 큰 무쇠가마솥에 넣고 30시간을 곤다. 이 사장은 “뼈는 가마솥에서 뭉근하게 오래 고아야 국물이 진하다. 이 맛은 어떤 용기로 끓여내도 따라올 수 없다”고 말한다. 이 과정을 찾기 위해 버린 재료값만 수천만 원이 넘는다고.

방짜유기에 뜨끈한 곰탕
이집 곰탕 맛은 무겁지 않다. 충분히 진하면서도 텁텁하지 않고 누린내가 전혀 없다. 수입 뼈가 아니라는 증거다.
곰탕에 파를 듬뿍 풀고 밥을 만다. 새콤하게 익은 깍두기를 곁들여 한 숟갈 먹으면 입안이 진수성찬이다. 더 마음에 든 것은 밥과 곰탕이 방짜유기인 놋그릇에 담겨 나온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놋그릇이 보온효과도 있지만 다른 그릇에 비해 단백질 성분을 파괴하지 않고 오래 유지해요.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도 검출됐다고 하니 곰국에 놋그릇은 금상첨화죠”라고 덧붙인다.
경주 안강에서 대놓고 들여오는 쌀도 무쇠가마솥에 짓는다.
이 사장은 “곰탕에는 콜라겐이라 부르는 관절의 연조직 성분과 동일한 교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어요. 그래서 관절과 뼈의 보약이라 할 수 있죠”라며 “원기가 부족한 어르신이나 공부에 지친 자녀, 큰 병에서 회복 중인 사람도 꼭 드셔보시길”권한다.

야들야들 쫀득쫀득 한우수육
곰탕도 곰탕이지만 이집은 한우수육도 최고다. 이 사장은 “한우수육은 곰탕에 삶아야 먹을 수 있어요. 다른데 삶으면 굳고 딱딱해져서 못 먹습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곰탕집에서만 한우수육을 볼 수 있는데, 울산에는 한우수육 하는 곳이 잘 없다고.
수육은 편편히 썬 차돌양지고기와 아롱사태가 자작한 곰탕과 부추위에 나지막이 얹혀 나온다. 식으면 맛과 질감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얇실한 불이 뭉근히 오래가는 용기를 사용한다. 해서 마지막 한 점까지 따뜻한 수육을 먹을 수 있다.
수육은 간장을 기본으로 한 소스만 찍어 먹어도 좋지만, 소스 찍은 수육을 절인깻잎에 얹고 부추겉절이를 곁들여 먹으면 훨씬 색다를 맛이다. 야들야들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있고, 쫀득쫀득하면서도 질기기 않아 ‘월식’을 대놓고 먹고 싶을 정도다.
곰탕 7천원, 수육 3만원(大, 2만원(小)). 포장가능(곰탕포장 5천원).

▷위치: 삼호교에서 불고기단지 쪽으로 50m
▷메뉴: 곰탕, 한우수육
▷영업시간: 아침10시~밤9시
▷문의: 224-0224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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