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의존은 치유되는 병이 아니라 단지 회복되는 병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회복이란 말의 의미는 사람들마다 각자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사용한다.
실제로 회복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회복의 필요를 받아들이고 그 과정을 잘 밟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 공식적인 정의가 굳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 또 단주의 과정을 보아도 오로지 본인의 의지력이나 힘만으로 하려는 사람도 있고, 강원알코올상담센터의 알자회 같은 단주 모임에 참여하여, 또는 정신과 병원을 통해서 등 여러 가지인데 모두 중독으로부터 회복을 강조하나 그 의미는 각각 다를 수도 있다.
처음에는 당사자는 물론 보호자들조차 오로지 단주만이 모든 것이라고 여기는 수가 많다. 회복의 의미를 제대로 정의하여 일반 대중들이 분명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단주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회복의 목적을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단주를 돕는 사람들이나 기관들도 단주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회복 중심의 치료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주를 넘어서는 어떤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다른 많은 만성 질환의 의료에서와 마찬가지이다. 단지 증상만 없애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즉 술만 끊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기능이 좋아지고 삶의 질이 개선되어야 한다. 다른 질환의 회복에서와 마찬가지로 건강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고, 사회적으로 생산적인 생활 방식을 유지해서 다른 신체 질환이나 정신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알코올 의존 전문 병원인 베티포드센터에서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 알코올 의존으로부터 회복이란 단주, 개인의 건강, 시민 정신을 특징으로 하는 생활 방식을 자발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개인의 건강은 신체적 건강, 심리적 건강, 독립성, 영적 건강으로 정의하여 질적으로 향상된 개인적 삶을 말한다. 시민성이란 주위의 사람들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더불어 잘 살아가는 사회적 기능을 의미한다.
따라서 단주는 회복을 위하여 꼭 필요하지만 결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회복은 단지 술만 마시지 않는 것이 아니라 퍽 다차원적이다. 회복은 단주에다 개인적 건강과 사회적 기능의 측면이 추가된다. 그래야 재발이 더 적어진다. 그리고 회복의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알코올 의존인 본인은 물론 가족들과 치료를 돕는 사람들과 사회가 매력을 느끼고 감동을 받는 것이다.
강원알콜상담센터 신정호 원장(연세대 원주기독병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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