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짧은 기간에 공부할 내용은 많고 마음만 급하다. 엄마들의 관심은 10분을 한 시간처럼 활용하는 집중력 높이기. 학습 동기 유발부터 공부 환경 조성, 집중력 향상 훈련까지 주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노하우를 모았다.
동기 유발 없이는 집중력 향상도 어려워
중학교 1학년 딸을 둔 박정아(40·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씨는 요즘 속이 탄다. 기말고사를 앞둔 딸이 과목별 총정리에 속도를 내지 못하기 때문. 박씨는 “공부하라고 닦달하는 편은 아니지만, 시험 전에는 시험공부에만 집중해주길 바라는 게 솔직한 마음”이라며 “책상 앞에 앉은 지 10분도 안 돼서 목이 마르다고,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거실로 나오는 딸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냥 멍하니 앉아 있거나 팬시용품에 인쇄된 캐릭터를 따라 그리는 일도 많은데, 시험 기간에 주의력이 더 산만해지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한다.
주의 집중력이란 불필요한 잡음이나 여러 가지 주변 환경에 반응하지 않고 꼭 필요한 것에만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 집중력이 떨어지면 주어진 시간에 정해진 학습량을 소화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실제 시험 상황에서도 아는 문제를 틀리는 실수를 하기 쉽고, 결국 학업 성취 부진으로 이어진다.
엄마들 입장에선 ‘공부할 내용에 집중하는 게 뭐 그리 어려울까’ 생각하기 쉽지만, 아이들 입장에선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정신보건임상심리사로 활동하는 브레인오아시스 강경희 차장은 “학습 동기가 부족하면 아무리 좋은 방법을 제시해도 의욕 없이 임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고 지적하며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외적 요구나 강요가 아닌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우학습상담센터 성태훈 소장도 같은 의견이다. 성 소장은 “시험을 앞두면 자녀의 학업 성취에 대한 부모들의 욕구는 강해지지만, 정작 학생들은 왜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손에 잡히는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평균 80점을 맞는 학생이라면 85점 정도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그 점수를 얻으려면 어떤 과목에 어떻게 집중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는 학습 환경 꾸미기
책상 정리는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지름길. 굳이 책상을 바꾸지 않더라도 새로운 학습 환경 구성이 가능하다. 책꽂이를 아이 시선에서 먼 쪽으로 옮기거나 참고서와 문제집을 책상과 떨어진 책장에 따로 꽂는 것도 좋은 방법. 눈앞에 여러 과목의 참고서가 차례로 꽂혀 있으면 방금 책을 펼친 과목에 집중하기보다는 다른 과목 공부를 걱정하기 쉽다.
초등 6학년과 4학년 형제를 키우는 장선영(45·서울 금천구 시흥동)씨는 아이들의 공부 공간과 침실을 분리했다. “원래는 책상과 침대를 한 방에 두었는데, 공부하다가 졸리면 침대에 눕는 일이 많았다. 공부방을 따로 정한 뒤에는 학습과 휴식의 경계가 뚜렷해져 공부에 몰입하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게 장씨의 설명이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정수현(40)씨는 중학교 3학년 딸의 공부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요즘 학생들이 휴대폰을 비롯해 MP3, PMP, 전자사전 등 휴대용 전자 기기를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지적. 정씨는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구입한 물건이 오히려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일이 발생한다. 인터넷 강의를 듣기 위해 PMP를 구입할 때는 부가 기능이 없는 단순한 제품을 사는 게 좋다”고 전한다.
공부 시작 전에 학습 모드 조성
시간 대비 학습 효과를 높이려면 공부를 시작하자마자 내용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중학교 2학년 딸을 키우는 김현강(44·경기 안양시 석수동)씨는 공부하는 동안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김씨는 “공부방 벽에 목표로 하는 고등학교의 사진과 대학 위치를 표시한 서울시 지도를 붙여놓았다. 하루 동안 공부할 내용과 분량을 정해 리스트로 만든 후에는 사진과 지도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도록 한다”고 전한다.
아이 특성에 맞는 방법을 찾아라
평소 학습량이 많지 않은 중위권 학생이라면 무엇에 집중하는지도 학습 효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핵심을 요약한 참고서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교과서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태훈 소장은 “국사는 사건이 일어난 역사적 배경이 중요한데, 사건 이름과 연도를 암기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시험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더라도 교과서를 정독하는 것이 현명하다. 앞뒤 내용을 관계 지어 이해해야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조언한다.
관심과 흥미가 있는 과목을 공부할 때 집중력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 시험공부 스케줄을 짤 때는 좋아하는 과목 사이에 싫어하거나 어려워하는 과목을 적절히 배치해 동일한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한다.
김혜원 리포터 pinep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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