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획 러브에이징 캠페인② 노화의 시계를 늦추는 ‘여성호르몬대체요법’

폐경 후 2~3년, 남은 평생의 건강을 좌우한다

안면홍조 등 갱년기증상,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 … 부작용 비해 효과 더 많아

지역내일 2009-12-04 (수정 2009-12-06 오후 11:30:45)
“몸이 예전 같지 않아요.” “먹는 양은 늘지 않았는데 갑자기 체중이 불었어요.” “체중은 그대로인데 요즘 부쩍 뱃살이 나와요.” 중년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여 나누는 대화 중엔 노화와 폐경에 따른 그들의 신체변화가 자연스럽게 투영되고 있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 우리 몸은 노화가 진행되며 변화를 겪는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폐경이나 노화에 따른 급격한 신체변화에 더 민감한 편. 전문가들은 폐경여성의 갱년기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대표적인 대안으로 ‘호르몬 요법’을 꼽는다. 하지만 호르몬요법이 등장한 지 4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호르몬 요법을 잘 모르거나 각종 부작용 때문에 막연한 공포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과연 호르몬 요법을 쓰는 것이 좋은 것일까. 호르몬 치료를 하면 다시 젊어질 수는 있는 것일까. 

갱년기, 삶의 질 높이는 ‘호르몬 대체요법’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박경채 교수의 진료 모습>

흔히 중년에서 노년으로 접어드는 인생의 길목을 가을에 비유한다. 남성도 그렇지만 특히 여성에게는 인생의 가을이 반가울 수만은 없다. 피해갈 수 없는 폐경과 갱년기증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50세. 갱년기는 폐경을 전후해 여성의 몸이 변화에 적응하는 기간을 뜻하는데, 이 기간에 일어나는 모든 호르몬 변화와 그에 따른 증상, 신체적 변화를 말한다. 여성의 주된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는 폐경기 초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에는 안면 홍조가 있다. 이와 함께 가슴 두근거림, 오심, 구토, 두통, 불안증, 불면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심리적으로는 불안, 초조, 기억력 감퇴와 약간의 우울증을 보이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들은 여성의 자존감을 떨어뜨려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폐경기에 수반되는 증상이 심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적극적인 치료에는 호르몬대체요법이 있다. 호르몬 대체요법은 난소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과 화학적 구조가 유사한 에스트로겐과 프로제스틴을 매일 소량씩 복용하거나 바르는 치료법. 보통 호르몬제는 경구로 투여하나 형태에 따라 질에 바르는 크림이나 좌약제, 피부에 붙이는 패치형, 피부에 바르는 크림 등이 있다. 폐경기 전후의 호르몬 대체요법에 관해서는 그 효용성과 위험성에 대한 결론이 계속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2년 호르몬치료가 심혈관 질환과 암 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킨다는 발표 이후 호르몬치료를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 연구들에서 인체의 호르몬과 동일한 성분의 호르몬제 선택 문제, 호르몬의 사용량, 치료시기와 기간, 나이가 중요변수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최근에는 필요한 경우 호르몬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는 것이 학계 입장이다. 

호르몬치료, 무조건 꺼리기보단 장단점 제대로 알아야 

폐경 여성이 호르몬 사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호르몬 사용으로 인해 유방암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용인 죽전 행복한산부인과 김주리 원장은 “원칙적으로 폐경기 이후의 모든 여성은 호르몬 치료의 대상이지만 특히 폐경기증상이 심하거나, 동맥경화증이나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이라면 호르몬 치료가 필수”라면서 “다만 호르몬 요법과 유방암의 상관관계를 두고는 아직 많은 말들이 있지만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폐경 후 여성 호르몬 요법 시 유방암 빈도가 증가할 위험성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호르몬 사용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는 것. 일반적으로 호르몬에 의한 유방암 증가는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에 국한된다. 호르몬 요법시 에스트로겐 단독 사용보다는 에스트로겐과 프로제스틴을 복합해 사용할 때 유방암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혹 폐경을 맞은 여성에서 방광 조절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 또한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방광을 싸고 있는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 방광조절력이 약화되면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자기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주리 원장은 “폐경기증후군으로 흔히 안면홍조나 발한, 우울감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만이 알려져 있지만, 자궁 주변부인 질과 요로 계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질벽이 탄력을 잃고 주름도 적어지면서 질 세포는 얇아지는 등 비뇨생식기 계통에 전반적인 위축이 발생하는 것이다. 폐경과 성욕감퇴를 동시에 떠올리게 되는 것도 이 때문. 성교통과 같은 불편함 때문에 원활한 성생활에 장애를 겪게 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으로 여성호르몬을 복용하거나 국소적 여성호르몬 윤활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호르몬요법에 쓰이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폐경증상의 완화 외에 골다공증 예방에도 유용하다. 골 소실을 느리게 하고 골다공증이나 골절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폐경 초기 여성의 심장혈관질환을 감소시켜주고, 대장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검증됐다. 분당 서현동 더클리닉샤인의 홍천기 원장은 “그동안 문제가 됐던 과거 호르몬요법들은 대부분 인체성분과 너무 다른 에스트로겐 복합제와 합성 프로제스틴을 단독 혹은 병합해 사용했기 때문”이라며 “인체와 동일한 성분의 에스트로겐이나 프로제스틴을 올바른 지침에 따라 사용할 경우 과도한 유방암 걱정을 하지 않고 안전하게 폐경기 관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개개인마다 문제가 되는 증상과 여성호르몬의 대사기능이 다를 뿐 아니라 치료의 내용도 진단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갱년기 증상이 시작되면 호르몬요법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노화 늦추려는 노력 필요해 

호르몬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좋은 생활습관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병원에서 항노화방지를 위해 받을 수 있는 치료영역은 대사기능을 원활하게 해주고, 산화스트레스를 줄여주며,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일이기 때문.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박경채 교수는 “호르몬요법이 젊음을 가져다주는 항노화제는 아니지만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적절한 기간 사용하면 갱년기 삶의 질을 월등하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호르몬 치료 외에도 먹지 말아야 할 것과 피해야 할 것들을 알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일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스트레스를 줄이는 긍정적인 사고와 함께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면서 최소 하루 30분 이상의 신체활동(운동)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폐경기에 도움이 되는 식품은 우유나 치즈, 두부, 멸치 등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들이다. 골다공증이 걱정된다면 세포와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항암작용과 함께 칼슘 흡수를 증가시키는 비타민D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하루 20분 이상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 성인 하루 권장량 200IU 정도가 만들어지므로 야외활동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먹는 음식으로 비타민D를 보충하고자 할 때는 연어 고등어 청어 같은 기름진 생선이나 달걀 버터 마가린 등 유제품을 추천한다. 하지만 식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비타민D는 전체 필요량의 10~20%에 불과하므로, 별도로 영양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도움말 박경채 교수(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주리 원장(행복한산부인과의원) 홍천기 원장(더클리닉샤인의원) 

< 중년 여성의 탈모와 호르몬 변화>

중년 여성의 탈모 원인으로는 유전, 빈혈, 갑상선 질환 등 내과 질환과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화학약품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 등이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중년여성들의 외모 가꾸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성 탈모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머리카락은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를 거치게 된다. 보통 머리카락이 빠지는 시기는 휴지기에 해당하는데, 파마나 염색으로 두피가 자극을 받으면 휴지기는 그만큼 빨라지게 되는 것. 탈모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파마나 머리 손질을 할 때 머리카락을 심하게 잡아당기는 것도 탈모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중년여성의 탈모 치료는 모발에만 국한하지 않고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로 신체 내부적인 문제까지 염두에 두고 진행된다. 호르몬이나 내부 영양의 문제가 큰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탈모치료는 영양 결핍이 되지 않게 음식을 고르게 잘 섭취하는 게 중요하며 특히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두피와 모발에 영양을 주어 성장을 유도하는 것이 기본이 되는데, 두피의 혈류를 증가시키는 약물을 탈모부위 모낭에 주입하는 메조테라피나 비타민, 미세미네랄과 같은 모발성장에 도움이 되는 영양분 등이 사용된다. 머리카락 성분은 대부분 동물성 단백질이므로 콩 찹쌀 두부 우유 생선 등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 머리카락 성장을 촉진하는 해조류와 비타민C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날 때마다 손가락으로 두피를 마사지해 주거나 빗으로 자주 빗어 두피를 자극하는 것도 두피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물을 충분히 마셔주고 실내가 건조해지지 않게 습도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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