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작품 분석 내내 나는 탐정 노릇을 하였다. 문제의 실마리를 발견하고 풀어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으나 흥미진진하였다. ‘육식 동물인 호랑이는 왜 그렇게도 집요하게 ’떡‘을 요구하였을까? 나무꾼의 어머니는 먼 길을 온 아들에게 시원한 ’물‘ 대신에 왜 하필 뜨거운 ’죽‘을 주었을까? 아버지의 개안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바친 심청이는 왜 맹인 잔치를 열었을까? 콩쥐의 남편은 아내가 팥쥐로 바뀐 사실을 왜 몰랐을까? 공들여 손질된 아동용 전래동화는 왜 원화(原話)에 비해 이렇게도 재마가 없는 것일까?’ (작가의 머리말에서)”
작가가 품은 궁금증이 그대로 옮아왔다. 작품 분석 내내 탐정 노릇을 했다는 작가의 눈을 쫓아가다보면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전래동화가 다시 살아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전래동화의 새로운 해석(노제운 저, 집문당 출판)’은 부제로 ‘정신분석적 접근’을 달았다. 제목 그대로 전래동화가 어린이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정신분석적 방법으로 해석한 책이다.
한국 전래 동화의 심층(深層) 의미를 분석하고, 한국 전래동화의 원형과 변용에 대해 탐구했다. 정식분석적 접근 방법으로 텍스트의 심층에 집중함으로써 이전에 간과했던 새로운 의미들을 도출했으며, 방대하고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무분별한 각색이 왜 문제가 되는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이유를 추적했다.
책은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국내 3개 도시의 초등학생 6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자료를 토대로 어린이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다섯 편의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나무꾼과 선녀’, ‘심청’, ‘콩쥐 팥쥐’, ‘흥부 놀부’에 대해 각 이야기의 심층에 내재된 숨은 의미를 프로이트와 라캉의 정신분석적인 시각으로 분석한 후, 각 편을 통합하였을 때 어떤 의미가 창출되는지 살폈다.
2부에서는 한국의 전래동화가 지나친 각색으로 본래의 가치가 심하게 훼손된 점에 주목했다.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각색의 심각성을 짚으면서 올바른 변용문화 정착에 일조하기 위해 쓰인 글이다.
구체적인 본보기로 외국동화와 국내 소설의 영향으로 각색 정도가 심각한 ‘콩쥐 팥쥐’를 선택해 국내에 현전하는 모든 유화(類話)를 토대로 이야기의 원형을 추적하고, 1910년대부터 현재까지 발간된 23편의 아동용 전래동화와 면밀히 비교하여 변용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이유를 탐색하였다.
한미현 리포터 h4peac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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