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분이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인터넷 옥션에서 구매한 자전거가 훔친 물건이니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것이었다.
그 분은 “시세가 40만원 정도인 자전거가 29만원의 적당한 가격에 올라와서 가격이 적당하다고 생각해서 샀는데 장물이라니요?”라고 반문했다.
옥션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매를 한 후 돈을 송금한 자료를 경찰에 보내주었지만 경찰에서는 당시의 구매 정황과 인적 사항을 물어보고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이러한 경우에 장물취득죄는 성립되기 어렵다. 장물 취득이란 훔친 물건이라는 것을 알면서 샀을 때 죄가 되는 것이고 정당한 소유자라고 생각하고 매수하면 장물취득죄가 될 수 없다.
그런데, 경찰은 그 분에게 자전거를 경찰서로 반환하라고 했다. 그래서 그 분은 돈 주고 산 것인데 왜 돌려주어야 하냐고 따지면서 가지고 가려면 법대로 하라고 했다.
그러자 얼마 후 자전거 주인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안 줄거냐?”라고 해서 “안 주겠다”고 했단다. 자전거 주인은 법원에 재판을 하겠다고 했고 그 분은 “법대로 하세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러한 경우 선의 취득을 주장하면서 반환을 거부할 수 있을까?
자전거, 시계와 같은 동산은 정당한 소유자가 아닌 사람으로부터 매수한 경우에도 그 사람이 소유자라고 믿고 거래한 경우 소유권을 취득하도록 하는 선의 취득 제도가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위 경우에는 반환을 해야 한다. 왜 그럴까?
민법은 도품 또는 유실물의 경우에는 피해자 또는 분실자가 2년 이내에 그 물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민법 250조).
‘아니 돈 주고 샀는데 무슨 죄가 있나요? 장물 취득도 아닌데 왜 이유 없이 반환해야 합니까?’라고 항변해 보았자 법에서 돌려주라고 하니 어쩔 수 없다. 훔친 사람에게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수밖에 없다.
다만, 훔친 물건이나 유실물이라고 하더라도 경매나 공개 시장 또는 동 종류의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에게서 선의로 매수한 때에는 물건을 반환할 때 매수한 대가를 변상 받을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옥션이라는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구매한 것이라 경매에서 산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엄밀히 말해 옥션 인터넷 사이트는 개인 간의 거래를 알선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매라고 볼 수 없다.
이재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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