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 그릇에 꽂히다

유렵 명품부터 옹기까지, 생활 속에 스며든 웰빙 그릇 바람

지역내일 2009-11-04
연일 화창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아 집안 그릇에 변화를 줘보자. 20년차 주부에게 물어보니 시집올 때 갖고 온 그릇을 그대로 쓴다고 했다. 그릇 사러 가고 싶은데 부천 어디에 그릇점이 있는지 모르는 5년차 주부도 있었다. 그릇 사러 이곳저곳 다니노라면 시간도 많이 들고 번거롭다. 그래서 리포터가 다리품을 팔았다. 부천에 있는 백화점 세라믹 매장과 옹기점, 그리고 전문가가 만드는 도자기점 등 다양한 그릇 집을 소개한다.

GS 스퀘어 백화점 세라믹 매장
GS 스퀘어 백화점 7층에는 주부들의 눈을 확 끌어당기는 그릇들이 다양하게 구비돼있다. 이곳은 수입도자기와 국산도자기가 함께인 토털아트 세라믹 매장이다.

#Zen 한국도자기(032-320-7765)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이 특징. 화려한 색상과 더불어 기존에는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신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인기상품으로는 아랫단은 도자기, 위단은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만든 도자기 김치 통으로 락 앤 락과 도자기를 믹스한 신제품이다. 박선자 매니저는 “플라스틱 김치 통에 오랫동안 김치를 넣어두면 환경호르몬에 노출된다. Zen한국도자기가 내놓은 김치 저장 용기는 대장균 증식을 억제하는 항균기능의 은나노가 소재다. 이 제품은 냉장고를 열고 닫을 때 열을 빼앗기지 않기 때문에 김치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능이 탁월하다”고 소개했다. 특대, 대, 중, 소 네 종류가 있고 가격은 4만9500원에서 6만9500원. 오븐이나 전자레인지에 넣어도 이상 무. 아름다운 도트 문양과 다양한 나라를 디자인한 커피 잔은 3만6000원에서 8만6000원.

#행남자기(032-320-7759 www.haengnam.co.kr)는 핵가족 추세에 맞춘 다양한 상품이 특징이다. 홈세트에 같은 디자인의 뚝배기를 옵션으로 넣었다. 포인트를 준 파스타 볼과 생선접시, 똑같은 색깔의 찬기를 추가한 상품들이다. 예전에는 세트상품을 모두 구매했지만 요즘은 따로 따로 사는 게 유행이다. 67년의 역사를 가진 행남자기는 홈세트가 유명하다. 30피스에서 42피스의 그릇들은 결혼 전 예단용으로 많이 판매된다. 4~5년 전에는 뚜껑이 있는 그릇을 썼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뚜껑 없는 실용 제품을 선호하는 편. 35피스의 에이블 홈세트는 49만 원, 밥공기와 국그릇의 2인 주발세트는 9만원이다. 김숙희 매니저는 “요즘 주부들은 가격을 모두 조사한 뒤 구매하러 온다. 유행에 민감하며 소량 구매를 선호하고 나중에 바꾸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7층에도 행남자기(032-623-2938) 매장이 있다.

#한국도자기(032-320-7732 www.hankook.com)는 브랜드와 디자인을 고급화한 색다른 도자기 제품들이 주종을 이룬다. 이 매장은 오스트리아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장식한 화려한 커피 잔이 눈에 띈다. 수입품 전사지를 써서 압도적인 분위기를 내고 있는 프라우나 제품이다. 1인 머그잔 8만9000원, 커피 잔은 23만4000원. 박 매니저는 “크리스털 장식이 떨어지거나 제품에 하자가 있으면 언제든지 서비스해준다”며 “간혹 금테나 은테가 박힌 도자기 그릇을 전자레인지에 넣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하면 그릇이 망가지므로 조심해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잔잔한 꽃무늬를 넣어 손으로 밑 작업한 7첩 반상기 세트는 33만5000원에서 108만원까지다. 2인 커피 잔은 4만8000원부터 15만5000원. 세 매장 모두 주중 오전10시30분부터 오후8시, 주말에는 오후10시30분까지 문을 연다. 구 프리머스 건너편에도 한국도자기 부천직영점(032-652-2208)이 있다.

#도운아트(032-323-2800 www.artdw.com)는 도자기 작가 5인이 생산한 생활자기들을 판매한다. 주부들의 말을 들어보니 “저 집 도자기는 멋스럽고 좋은데 가격이 비쌀 것”이라고 생각한다지만 들어가서 살펴보면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실용적인 제품도 다수 있다. 작가들의 작품인 만큼 외양이 멋스러워 손님상에 세팅하면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천연유약을 쓴 웰빙 식기라 건강에도 좋다. 또한 신혼부부에게 필요한 혼수품과 집들이, 생일선물도 다양하다. 흙으로 만든 도자기라서 전자레인지에 돌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요즘 판매되는 인기상품은 연꽃그림이 그려진 생활자기 세트로 4인용 10만원에서 40만원까지다. 손님상에 놓을 공기대접과 접시를 포함해 20피스를 맞추면 50만원에서 60만원이 든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5%를 적립해주며 포인트가 쌓이면 3만점 이상은 현금으로 쓸 수 있다.
도운아트 판매원은 “흙으로 빚어서 건강에 좋지만 도자기는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부딪히면 멍이 들었다가 나중에 깨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천에 작업장을 둔 도운아트는 부평 롯데백화점 정문 맞은편에 부평 매장(032-502-8800)이 있다.

#포트메리온(032-327-1855~6)은 식탁용 식기와 선물용으로 유명한 영국산 도자기. 상동 새하늘 교회와 송내초등학교 중간에 위치한 이곳은 실용성 있는 명품 자기 매장으로 단골손님이 많다. 오른쪽 매장은 영국산 생활자기를, 왼쪽에서는 정통 오리지널 접시와 손님 접대용 디너 세트 등 이태리, 체코, 미국산 제품을 판매한다. 원색의 화려함과 중후한 멋을 갖춘 식기들은 잘 깨지지 않고 무겁지 않으며 쓰면 쓸수록 만족도가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꽃그림이 다양해서 싫증내지 않고 오래 쓸 수 있고 단품 구매가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혜련 실장은 “서울과 일산에 사는 여성들에겐 알려진 메이커로 입소문이 나있다. 가격에 비해 실용성이 높기 때문에 주부들이 좋아 한다”고 말했다. 10월 한 달 간 18만5000원하는 르쿠르제 원형냄비(14cm)를 16만6500원에 판매하는 특가행사를 실시한다. 33만5000원인 찌개용 뚜껑 냄비를 최고 30%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곳에서 그릇을 사면 현금은 25%, 카드는 20%를 할인판매 해준다. 오전10시에 문을 열고 오후6시30분에 닫는다. 직장인을 위해 휴일에도 전화를 하면 직원이 나온다. GS 스퀘어 백화점(032-320-7114)과 현대백화점 7층에도 포트메리온(032-623-2759) 매장이 있다.

옹기 항아리 & 부흥상회
투박한 그릇을 좋아하는 주부라면 소사삼거리에 있는 부흥상회(032-346-8391)에 가보자. 이 집에는 항아리에서부터 뚝배기, 자배기, 떡시루, 돌솥 등의 생활용 옹기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김장용 고무통과 돌절구, 돌 빨래판, 옹기화분까지 다양하다. 옹기점 앞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오고가는 주부들이 자주 찾는다.
주인장은 “요즘 주부들은 고사를 지내거나 직접 떡을 만들어 먹는다며 떡시루를 잘 사간다”고 했다. 가격은 5000원에서 2만5000원까지. 된장찌개를 끓여 먹는 뚝배기는 1인용에서 5인용까지로 1800원에서부터 1만5000원까지 있다. 옛날에는 두부 간수로 쓰는 바닷물을 넣어뒀고 도토리를 우렸던 자배기가 요즘은 어항으로 쓰인다. 가격은 2만원부터 3만원까지.
질흙으로 만든 옹기 양념통은 1000원에서 8000원까지 있다. 곧 있으면 김장철. 배추 절이 용 김장 통은 3000원에서 2만원까지다. 이 집은 다른 옹기 집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오전10시부터 오후6시까지 문을 연다.
중동 삼광교회 건너편에도‘옹기항아리’(010-2740-8232) 집이 있다. 15년 동안 이천토기농원에서 구워낸 옹기를 판매한다. 이곳 무공해 옹기 항아리와 맥반석 게르마늄 쌀독은 주부들이 자주 찾는 인기상품. 이 밖에도 보통 가정에서 쓰고 있는 독과 항아리, 뚝배기, 자배기, 푼주, 동이, 방구리를 판매한다. 3만원에서 30만원까지로 가격대가 다양하다. 오전10시 문을 열고 오후9시 닫는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TIP 1_ 도자기, 옹기 쓸 때 주의할 점
우리나라 주부들은 그릇에 이가 빠지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 빠진 그릇을 쓰면 좋지 않다는 속설 때문이다. Zen한국도자기 박선자 매니저는 “설거지 할 때 고무장갑을 끼고 세제를 묻혀 닦기 때문에 손에서 놓칠 우려가 많다. 그릇을 손으로 깊게 잡고 설거지하라”며 “냉동실에서 꺼낸 그릇을 전자레인지에 넣을 때는 찬기가 가신 뒤에 넣어야 깨질 우려가 적다”고 조언한다. 특히 지방이 들어있는 식품이나 김치 같은 산성 식품은 흰색이나 아이보리 계통의 단색 도자기 그릇에 담는 것이 좋다. 또한 지방이 많은 식품을 플라스틱 그릇에 담으면 화학약품이 녹아내릴 수 있고, 알루미늄 그릇에 김치를 보관하면 산성에 용해된 음식을 먹게 되어 건강상 좋지 않다. 옹기는 옹기 밖과 안의 순환작용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간장이나 된장을 보관하면 더없이 좋다. 이 밖에도 기념품으로 나오는 장식용 머그잔은 장식용으로만 써야 한다. 식품용도 기준에 따른 검사를 받지 않은 그릇이기 때문이다.

TIP 2_ 생활 속 옹기 활용법
요즘 주부들은 장을 담지 않기 때문에 항아리 이용도가 낮은 편. 그렇지만 항아리는 또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다. 포도주 같은 과일 술과 매실장아찌는 옹기에 담아두고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또한 옹기나 자기에 금이 갔다면 다육식물을 심어서 햇빛 드는 창가에 두면 운치가 있다. 숨 쉬는 옹기를 쌀독으로 쓰면 오랫동안 두고 먹어도 변함이 없다. 자배기를 어항으로 활용하는 것도 센스. 자배기에 물을 부어 부레옥잠과 어리연 같은 수초와 붕어 몇 마리를 키우면 가습기로도 훌륭하다. 또한 특별한 밥을 먹으려면 뚝배기에 밥을 해보자. 은근히 뜸을 들인 밥맛은 입맛을 돋우는 데 더없이 좋으며 누룽지까지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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