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을 보듬다, 해밀과 두드림존

학교에서 피우지 못한 꿈, 사회에서 새롭게 가꿔

지역내일 2009-10-20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를 그만 둔 청소년들은 관심에서 벗어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초등~고등 과정을 다니다 학업을 중단한 아이들은 전국에서 73,494명(2008년 2월 현재)이며, 경기도는 21,272명으로 28.9%를 차지한다. 05년 24.2%에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통합지원사업인 ‘해밀’과 ‘두드림 존’을 통해 학업중단 청소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학교 밖 청소년 통합지원사업, 해밀과 두드림존
학교 밖 청소년 통합지원사업인 ‘해밀’은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1994년부터 운영해왔다. 자퇴 전 심리상담 및 두드림존 연계 활동, 복지지원, 사회진출 등 사후관리·지원업무로 이뤄졌다. 해밀은 학업중단 청소년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두드림존(Do Dream Zone)은 학업중단 및 보호시설 퇴소자, 새터민·다문화가정 자녀 등 소외·취약계층 청소년의 자립 및 사회복귀를 돕는다. 두드림존의 ‘두드림’에는 ‘꿈을 가져라’와 ‘미래의 문을 두드리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07년 4월부터 운영되는 두드림존은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주최하고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주관한다.
두드림존 자립교육 프로그램은 3단계로 구성됐다. 1단계에서는 게임과 활동을 통해 경제개념과 직업에 대해 탐색하게 되며, 5일 과정으로 진행된다. 2단계에서는 ‘소·풍(소중한 직업 풍경 속으로)’이라는 이름으로 맞춤식 직업체험에 참여한다. 사회진출 지원사업인 3단계에서는 직업훈련, 검정고시, 상급학교 진학, 복교 등을 돕는다. 서울과 대전, 수원에 두드림존 상설운영센터가 있고, 전국 17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된다.

학교를 떠난 아이들, 그들의 현재와 미래
전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던 정대인 군(17)은 수원으로 이사오면서 인문계 고등학교로 배치됐다. 주변 환경 변화에 적응이 필요했던 정 군은 마음을 나눌 친구마저 없어 힘들어하다가 5개월 전 학교를 떠났다. 정대인 군은 “예전에는 학교 축구부로 활동하면서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학교를 그만 둘 무렵에는 관심분야가 없었다. 두드림존에 참여하면서 경제, 주식, 자립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얻었고, 다양한 직업을 접할 수 있었다. 2단계 직업체험을 하면서 요리사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두드림존을 마친 정 군은 경기도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 인턴 드림지기로 일했다.
이길영 군(19)은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간 지 얼마 안 돼 다니던 전문계 고등학교를 그만 두었다. 전기과였던 이 군은 실습이 적성에 맞지 않았으며 게다가 통학거리까지 멀었다. 부분합격된 과목을 뺀 나머지 과목을 공부하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길영이는 10월 말부터 노동부의 뉴스타트 사업과 연계해 제과제빵 과정을 배울 기회를 얻었다. 그는 “방학 때마다 빵집을 운영하는 외숙모를 찾아가 배우기도 했을 만큼 관심있던 분야를 본격적으로 배운다는 것이 기쁘다. 기존 교과과정은 스터디존을 통해서 배웠는데, 학교에서 배울 때보다 집중도 잘 되고 선생님도 재미있어 좋았다”고 들려줬다.

학업중단하기 원하면, 사전 계획세우는 시간 꼭 가져야
경기도청소년상담지원센터 자활연수팀 강유임 팀장은 “학교를 그만 둔 아이들의 대부분은 그만 두고 싶어서 그만 둔 게 아니라 밀려나왔다고 봐야 한다. 학교가 희망을 주었다면 결코 그만 두지 않았을 것이다. 부모와 교사, 친구들 뿐 아니라 상담사와 사회복지사를 비롯한 이웃과 사회가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면 학교를 그만 두는 비율도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두드림존의 상담원 이 엘리야 씨는 “청소년들은 또래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를 제일 어렵게 여긴다. 학교생활이 힘들어 나오기로 결심했다면, 학교 밖 생활에 대해서 사전에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무작정 학교를 그만 두면, 새로운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고 말했다. 학업을 중단한 뒤 6개월 이후부터는 비행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학력이 낮고 미성년이기 때문에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던 대인이는 “주 1회 있던 ‘진로와 직업’ 과목은 자습하는 시간이었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을 두드림존을 통해서 배웠다”고 말했다. ‘진로와 직업’은 교양과목에 속하는데, 경기도교육정보기록원의 2008년 교육통계자료에 따르면 수원에는 6명, 화성에는 2명의 교사가 사립고등학교에서 교양과목을 맡고 있다. 마이스터 제도가 발달된 독일에서는 상대적인 성비가 낮은 직업군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등 진로교육에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현실과는 대조적인 현실이다.

문의 경기도청소년상담지원센터 031-248-1318
김선경 리포터 escargo@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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