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내려앉아 어두움이 대지에 깔리기 시작할 무렵 단구초등학교 체육관을 향해 길을 나섰다. 단구초등학교 운동장 입구를 들어서니 벌써 여기저기에 여러 대의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어두움이 완연히 깔린 운동장을 가로지르니 이내 불빛 환한 체육관이 눈에 들어온다. 이날 저녁도 변함없이 유로족구동호회 회원들이 체육관에 모여서 함께 족구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20대부터 70대까지 족구 사랑으로 뭉치다
지난 2007년 결성된 유로족구동호회는 현재 40여 명의 회원이 함께 활동하고 있으며, 동호회원들은 매일 아침이나 저녁 무렵 단구초등학교 체육관에서 모여 정기적으로 경기를 갖고 있다. 최앙희(32· 단구동) 총무에 따르면 족구의 특성상 실내든 실외든 언제라도 때와 장소의 제약 없이 8명만 모이면 바로 경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번개 족구 모임도 종종 갖고 있다고 한다. 최 총무는 앞으로 동호회원 수를 80명까지 늘려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회원 구성도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오로지 족구를 통해 그리고 족구를 위해 원주 전역에서 모였다. 회원 중 가장 고령자인 김경환(71·개운동) 회원은 지난 72년부터 약 30년간 원주조기축구회 창립 회원으로 활동했을 만큼 축구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의사이자 사위인 이상봉 회장의 권유로 족구 동호회에서 활동하게 된 김경환 회원은 이제는 축구와 닮았으면서도 몸싸움이 적은 족구로 노년의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하루 시작과 끝, 건강한 만남과 소통의 시간
유로족구동호회 회원들은 한결같이 족구 예찬론자이다. 3년째 유로족구동호회에서 활동해 온 최건봉(54·흥업면 매지리) 회원은 “어느 날 저녁 무렵 야외에서 족구 경기 중이었던 회원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다가 족구가 좋아서 가입하게 됐다”며 “동호회에서 꾸준히 활동하면서 서서히 체중이 줄었다”고 한다.
수비를 전담하고 있는 최동진(27·태장동) 회원은 유로족구동호회 회원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적지만 든든한 막내이다. 그는 스물네 살에 처음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함과 동시에 유로족구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동진 회원은 “비록 나이가 가장 적어도 운동으로서 여러 인생의 선배들과 소통할 수 있어 좋다”라며 “족구를 통해 스트레스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생활의 활력을 얻는다. 이를 통해 자기 관리가 되어 일석이조”라며 밝게 웃는다.
일 년째 감독으로 활동해 온 정진성(46·단구동) 회원은 족구 경기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선수를 구성하고 출전하는 팀을 대표해 오고 있다. 유로족구동호회 활동을 통해 건강과 활력, 그리고 보람을 동시에 얻었다. 정진성 감독은 “족구는 함께하는 운동이다. 승부에 집착하기 보다는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인의,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족구
이상봉(47·이상봉 비뇨기과 원장) 회장은 “부상의 위험이 거의 없는 족구는 남녀노소 구별 없이 좋은 전신 운동”이라면서 “실내·외 제약이 없어 언제든지 함께 할 사람들만 있으면 가능”한 것을 족구의 매력으로 꼽는다. 이상봉 회장은 “족구는 배구의 경기 규칙을 바탕으로 축구와 태권도, 제기차기의 운동 방식을 각각 결합한 것으로써 한국인에게 아주 적합하다”고 말한다.
이상봉 회장에 따르면 최근 들어 모든 지역 축제에서 족구 시합이 공식적으로 열리고 있으며, 전국적인 시합이 각 도시마다 매월 두 번씩 열릴 정도로 족구는 대중화됐다. 유로족구동호회원들은 앞으로 오는 10월에 열리는 원주시장배 족구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며, 나아가 전국 대회 출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순수한 족구 사랑으로 건강한 만남과 소통의 장을 열고 있는 유로족구동호회원들의 멋진 활약을 기대한다.
###족구의 유래와 역사
족구는 한국에서 생긴 유일한 구기 종목이다. 현대적 형태를 갖춘 스포츠로 ‘족구’라는 명칭이 생긴 것은 1966년. 공군 조종사들이 배구장에서 배구 네트를 땅에 닿도록 내려놓고 축구처럼 손만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몸 어느 부위나 다 사용해 배구 규칙으로 경기를 한 것이 최초이며, 이 때 족구라는 명칭이 사용되었다. 이후 육·해군에 보급되면서 전군에서 행해지는 가장 일반적인 구기 종목으로 자리 잡았으며, 1970년대 군 복무를 마친 전역자들이 족구를 하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1990년 대한족구협회가 창립되면서 경기 규칙을 통일하고, 이어 전국족구대축제를 시작으로 발전하기 시작, 오늘날 한민족 고유의 구기이자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유로족구동호회 017-384-2450
다음까페 http://cafe.daum.net/urojokgu
이주혜 리포터 kevinm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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