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부방법 49

조희연(안곡고 2학년)

“수학, 시간을 투자하면 실력이 쌓여요”

지역내일 2009-09-17
“저는 중1때 수학 점수를 30점 맞은 적도 있어요. 수학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수학은 점수 분포가 높아서 포기도 못해요. 수학은 점수가 조금만 올라도 전체 등급이 눈에 띄게 오르니까 공부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과목이죠.(웃음)”
안곡고등학교 2학년 조희연양은 “문과지만 자신 있고 잘하는 과목은 수학”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갑작스럽게 잡힌 인터뷰 일정, 준비할 틈도 없었을텐데, 희연양은 여러 권의 노트와 수첩을 챙겨와 보여주었다. 노트와 수첩을 하나하나 보여주며 열심히 설명하는 희연양의 모습에서 열정이 느껴졌다. 이 같은 열정으로 수학을 공부했으니, ‘포기 과목’을 ‘잘하는 과목’으로 바꿀 수 있었으리라.

몸으로 체득한 수학, 자신감 생겨
포기하려고 했던 수학이 좋아졌다니,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희연양의 부모님은 모두 이과 출신으로,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셨단다. 하지만 희연양의 수학 성적은 상상치도 못할 ‘양’. 부모님은 실망하셨고, 희연양 역시 괴로웠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 심기일전을 다짐하며 수학 공부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중학교 2학년 때 ‘확률’ 단원을 공부하면서 수학에 재미를 붙였다.
“확률 문제에 나오는 주사위, 동전 등을 직접 던져보고, 제곱수는 10제곱까지 직접 손으로 풀었어요. 이렇게 손이 고생해서 문제의 답을 얻으니 이 정도면 머리로도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많은 문제를 풀었고, 계산 실수를 줄이니 수학 성적은 자연스레 올랐어요.”
확률이 출제된 시험부터 수학에 눈을 뜬 희연양. 성적은 ‘우’로 오르며, 자신감도 함께 올랐단다. 또한 중3때 외고 입시 준비중 창의력 문제를 많이 풀며 수학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꿨다.
“창의력 문제는 개념을 이용해 문제를 풀지만, 정확하게 모를 경우에는 여러 방법을 이용해 답을 찾을 수 있어요. 막노동에 가까울 정도로 모든 것을 대입해 답을 구하니 시간을 투자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희연양은 모의고사를 볼 때도 아는 문제는 정확하고 빠르게 풀고, 나머지 시간은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 십분 활용한다.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여러 방법을 동원해 차근차근 생각을 정리하면서 풀 수 있다는 자기 암시도 잊지 않는다.
“모의고사에서 앞에 나온 문제들은 어느 정도 점수를 주기 위해 출제한 문제들이에요. 빠른 시간에 계산만 정확히 하면 모두 맞힐 수 있어요. 나머지 시간을 뒷부분 문제를 푸는데 배치하면, 시간이 부족하지 않게 문제를 풀 수 있어요. ‘나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암시는 계속 해야죠.(웃음)”

교과서 중심으로 문제 유형 파악
희연양은 여러 종류의 수학 문제집을 풀지 않는다. 교과서와 수학 학원에서 배우는 문제집, 모의고사 기출문제가 전부다. 교과서에 나오는 문제 유형만 제대로 이해한다면, 충분히 내신 성적은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의고사도 문제 유형이 그다지 크게 변하지 않아서 교과서를 중심으로 기출 문제를 풀면 점수를 높이는 것도 별 어려움이 없다고.
“수학은 문제 유형별로 나눠서 공부하는 게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에요.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 문제 유형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고요.”
희연양이 보여준 수학 노트는 알차 보였다. 문제마다 풀이를 가지런히 정리하며, 그중에 틀린 문제는 두 번씩 체크하면서 ‘OK’가 표시될 때까지 반복해 문제를 풀었다.
“저는 한 문제를 가지고 오랫동안 고민하지 않아요. 모르겠다 싶으면, 답안지를 베끼며 문제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주력해요. 5번 이상 풀면서 손이 문제 유형과 풀이 과정을 익히도록 하지요.”
또한 잊어버린 공식이나 개념 등은 정석이나 중학교 교과서를 뒤져서 다시 정리하기도 한다. 중학생인 동생의 교과서를 빌려 다시 개념을 정리하고, 교과서 도형 그림을 확실하게 기억해둔다. 도형 그림은 실전에서 공식이 생각나지 않아도 개념을 유추해 공식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로 유용하다고.

포스트잇으로 하루 학습 계획 세워
희연양이 준비해온 노트 중에는 학습 계획표가 있다. 손바닥 크기만한 수첩에는 한달, 일주일 계획을 세우고, 하루 계획은 포스트잇을 이용한다. 일주일 계획표에는 부족한 과목을 표시해두고 매일 빼먹지 않고 공부한단다. 포스트잇에는 매일 아침, 오늘 해야 할일을 정리하고, 책상 주위에 붙여두고 하루를 함께 보낸다. 계획을 실행하면 바로 체크해 하루의 학습량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에 하루 일과를 계획하는데, 그것을 반복하다보니 하루 공부할 수 있는 양이 눈에 보여요. 그래서 무리하게 공부 계획을 잡지 않게 되지요. 포스트잇에는 모르는 내용이나 헛갈리는 영어 단어도 표시해 두고, 집에 와서 책을 찾아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해볼 수 있어 유용해요.”
매사에 긍정적인 희연양은 무엇보다 학교생활에 충실하다. 수학 학원만 다니고, 모든 공부는 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모르는 부분은 교무실로 찾아가 담당 교사에게 물으며 해결하고, 자율학습으로 자기주도 학습을 하고 있다.
“학교 선생님은 저의 멘토가 돼 주셨어요. 수업 시간이나 질문 시간에 선생님께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깨닫는 것이 많았어요. 그분들이 제게 기대해주면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도 마구 생기죠.(웃음)”
이제 희연양은 고3 문턱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안곡고등학교는 아직 3학년이 없는 신설학교이기 때문에, 고3들의 생활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은 별로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충실하고, 후배나 동생들에게 모범적인 선배가 되고 싶은 희연양은 스스로 자신을 다독여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요즘은 방송부 객원기자 활동을 계기로 시작한 ‘문장 짧게 쓰기’ ‘요약하기’ 연습과 사회과학 분야의 서적을 많이 읽으며, 기자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사람을 좋아하고, 한번 뜻을 품으면 강한 열정을 보이는 희연양, 분명 꿈을 이뤄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김영미 리포터 ymnkt75@naver.com

#희연양의 노트 정리법
희연양이 가져온 노트는 다양했다. 수학, 지리, 고전문학, 중간고사 노트 등 각 과목 별로 정리해, ‘희연이만의 책’을 만들었다. 이는 모르는 것이 있을 때나 시험 전에 검토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수학 : 문제와 풀이를 써내려간다. 틀린 문제는 다시 풀어 ‘OK’를 붙여 끝내고, 유형이 비슷한 것은 묶어 표시한다.
-지리 : 수능까지 정리할 지리 노트.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정리하면서 4색 볼펜을 적극 활용해 책이 없어도 노트만으로 공부할 수 있다.
-고전문학 : 시대별 발전 순서 등, 연대표를 정리해두면 찾아볼 수 있어 편리. 한 페이지당 한 작품씩 정리해, 체크 포인트를 요약해둔다.
-중간고사 노트 : 중간고사 3주전에는 새 노트를 준비해, 내신에 필요한 수업 내용과 프린트 내용을 정리한다. 수시로 챙겨보면 내신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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