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신소장의 청소년상담실
<글의 순서>
1. 공부가 즐거운 청소년은 많지 않다
2. 부모가 학습매니저인가
3. 정서적 에너지가 있어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4. 글읽기 싫어하고 만화책만 찾는 아이들
5. 영어공부가 지겨워요
(이후 6~10회 칼럼이 이어집니다)
공부가 즐거운 청소년은 많지 않다
공부가 즐거운 청소년은 많지 않다. 학원에서 개최하는 학부모 설명회에서 ‘어머님이 한번 아이대신 아침 등교부터 밤늦은 시간 학원수업까지 직접 참여해 보라.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는 둘째치고, 일정에 따라 의자에 앉아있기도 버거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수차례 들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기계는 아닐텐데, 대부분 부모들은 아이가 쉬고 있으면 ‘언제까지 놀거니?’ ‘니 할 일 다했니?’ 하고 아이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말씀을 하신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긴장감이 있었다면 집은 쉴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한다.
우리 현실에서 상당수 청소년들이 ‘비효율’을 경험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안타깝다. 시간과 비용, 노력을 많이 들이고 결과가 좋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지겨워도 참아가며 공부하려는데 자꾸 딴생각이 난다.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애들이랑 어울리려 부모 허락없이 PC방에 출입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6학년인 정수는 작년부터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고 학원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게 되었다. 학원에서는 이미 중학교 과정을 선행학습하고 있는데 잘 모르겠고, 시험이 두렵다. 정수는 학원가기도 싫고 중학생 되는 것도 걱정이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도 긴장감이 돈다. 아이를 위해서는 학원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머리가 좋아지는 음식, 키크게 하는 운동 등 챙길 것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자기 자녀에 대한 충분한 이해이다. 부모가 못이룬 것을 자녀가 만족시켜주기는 어렵다. 성장과정에서 학습의 기회를 놓쳤던 어느 어머니는 중학교 1학년 아들을 강남 한복판으로 전학시키고 유명 과외선생들을 과목별로 초빙하였다. 경제적으로 여유는 없었지만, 공부는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는 신념에서 무리를 하여 교육에 온힘을 쏟았다. 그런데 아이는 중학교 생활 한학기 만에 벌써 지쳤고, 학습 효율은 떨어지며 모든 것이 엄마 탓이라고 잔뜩 원망을 하고 있다.
이번 10회 칼럼은 청소년 자녀의 문제행동에 대한 상담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 일상생활에 잘 적응하고, 학습에서 효율성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 부모들과 함께 생각해보는 통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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