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짜리 딸이 열감기인 줄 알고 병원에 갔다가 폐렴이라는 소리에 사흘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시킨 윤미선(35·서울 중랑구 묵동)씨는 “기침도 심하지 않았는데 폐렴이라니 깜짝 놀랐다. 감기가 오래가면 폐렴이 되는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하게 폐렴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무척 당황스러웠다”며 당시 일을 들려주었다. 평소 알아두면 좋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다른 질환들을 살펴보았다.
손 저림 vs. 경추 디스크
모아한의원 신준우 원장은 “30~50대 환자들이 손이 저리는 증상을 호소하며 침 치료를 받기 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중 적지 않은 수가 경추(목) 디스크로 진단 받는다. 단순히 혈액순환 장애라고 생각하여 집에서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며 온찜질을 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한의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신준우 원장은 또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손 저림은 목 움직임과 상관없이 나타난다. 하지만 경추 디스크는 목운동을 하듯 목을 상하좌우로 움직일 때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이는 아픈 쪽으로 머리를 젖혔을 때 신경이 눌려 손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손 저림뿐 아니라 다리가 저리는 증상은 ‘하지 거상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하지 거상 검사는 누워서 다리를 뻗어 몸통과 90도를 만드는 것. 신준우 원장은 “하지 거상 검사시 허리와 다리가 땅기는 증상이 심하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덧붙인다.
요통 vs. 신장 질환
문아무개(38·서울 강남구 신사동)씨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허리 통증으로 병원에 갔다가 깜짝 놀랄 만한 진단 결과를 받았다. “워낙 컴퓨터를 많이 쓰는 직업이고, 평소 자세가 좋지 않아 당연히 허리 쪽 문제라고 생각했다. 허리에만 통증이 있어 요통을 의심했는데, 신장염이라는 결과가 나와 당황했다. 하루 동안 입원하여 링거를 맞고 치료 받은 뒤 통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며 과거 병력을 소개했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요통의 경우 근육통이나 디스크처럼 허리 부위 문제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원인 외에 신우염, 요로 감염, 요로결석 등 신장 질환도 심한 요통이 수반된다. 평소 많은 피로를 느끼고 통증이 있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며 우선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볼 것을 권한다.
과다 발한증 vs. 갑상선 기능 항진증
땀이 많이 나는 발한증은 50세 전후 폐경기 여성에게 나타나며, 안면홍조증이나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등과 같은 갱년기 증상 가운데 하나다. 김병성 교수는 “단순히 갱년기 증상이라는 생각에 불편해도 참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경우에도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액순환 속도도 빨라지는 등 모든 신진대사가 빨라져 과도하게 땀이 나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피로감이나 체중 감소 등과 함께 땀이 많이 나면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갑성선 기능 항진증은 갱년기 여성뿐 아니라 남성, 일반 여성에게도 나타나며, 특히 여름철 더위를 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몸에 다른 이상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자.
빈혈 vs. 저혈압
여성의 경우 어지럼증을 경험하면 빈혈이라 생각하고 철분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빈혈은 혈액 내 헤모글로빈이나 적혈구의 양이 적기 때문에 생기는데, 증상이 비슷한 저혈압과 혼동하기 쉽다. 저혈압은 혈액은 정상이지만 혈압이 낮아서 생기는, ‘앉았다가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생기는 기립성(起立性) 저혈압’이 대부분이다. 갑자기 일어설 때 다리에 몰려 있던 혈액이 머리로 빨리 올라가지 못해 발생하며, 어지러운 증상은 대개 1분 안에 사라지므로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얼굴이 창백하거나 두통이 심하면 빈혈을 의심해보고 혈액검사를 받은 뒤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성장통 vs. 소아 관절염
4~12세 어린이에게 주로 나타나는 성장통은 양쪽 정강이나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 주위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생기는 통증으로 보는데, 1~2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지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무조건 성장통이라고 단정 짓고 넘어가면 자칫 아이의 관절 건강을 잃을 수 있다고 한다. 부평힘찬병원 소아정형외과 박승준 과장은 “열이 나면서 팔다리가 아프다고 할 때나 다리를 저는 경우, 통증이 낮에도 나타나는 경우, 수개월이 지나도 지속될 경우에는 소아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흔치는 않지만 소아 류머티즘, 골수염 등도 초기 증상이 성장통과 비슷하다”며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을 권한다.
살다 보면 ‘모르는 게 약’ ‘아는 게 병’인 경우도 많지만, ‘내 몸이 보내는 건강 신호인 통증’의 잘못된 판단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치료 시기를 놓쳐 고생하는 환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는 의료인들은 말한다.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알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마라. 이것이 올바른 치료의 시작이다.”
박성희 리포터 kidsbed@naver.com
한방으 로 보는
여름철 두통을 동반하는 질환 3
1 냉방병 _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의 찬 바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감기 몸살처럼 열이 나고 두통이 생기며, 팔다리는 차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2 서병(暑病) _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하는 병. 땡볕이나 무더위 속에서 활동한 뒤 갑자기 맥이 빨라지고 정신이 혼미해지며,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온몸에 열이 오르며, 머리가 아프다.
3 습담형(濕痰形) 두통 _ 덥다고 찬 음료수나 물을 많이 먹으면 몸의 수분대사가 더뎌지고 수분이 축적이 되면서 처음엔 몸이 무겁고 몸이 붓다가 습담이 될 수 있다. 습담이 생기면 한 번씩 머리가 깨질 듯 아프며 울렁증이 생긴다.
손 저림 vs. 경추 디스크
모아한의원 신준우 원장은 “30~50대 환자들이 손이 저리는 증상을 호소하며 침 치료를 받기 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중 적지 않은 수가 경추(목) 디스크로 진단 받는다. 단순히 혈액순환 장애라고 생각하여 집에서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며 온찜질을 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한의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신준우 원장은 또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손 저림은 목 움직임과 상관없이 나타난다. 하지만 경추 디스크는 목운동을 하듯 목을 상하좌우로 움직일 때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이는 아픈 쪽으로 머리를 젖혔을 때 신경이 눌려 손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손 저림뿐 아니라 다리가 저리는 증상은 ‘하지 거상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하지 거상 검사는 누워서 다리를 뻗어 몸통과 90도를 만드는 것. 신준우 원장은 “하지 거상 검사시 허리와 다리가 땅기는 증상이 심하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덧붙인다.
요통 vs. 신장 질환
문아무개(38·서울 강남구 신사동)씨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허리 통증으로 병원에 갔다가 깜짝 놀랄 만한 진단 결과를 받았다. “워낙 컴퓨터를 많이 쓰는 직업이고, 평소 자세가 좋지 않아 당연히 허리 쪽 문제라고 생각했다. 허리에만 통증이 있어 요통을 의심했는데, 신장염이라는 결과가 나와 당황했다. 하루 동안 입원하여 링거를 맞고 치료 받은 뒤 통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며 과거 병력을 소개했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요통의 경우 근육통이나 디스크처럼 허리 부위 문제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원인 외에 신우염, 요로 감염, 요로결석 등 신장 질환도 심한 요통이 수반된다. 평소 많은 피로를 느끼고 통증이 있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며 우선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볼 것을 권한다.
과다 발한증 vs. 갑상선 기능 항진증
땀이 많이 나는 발한증은 50세 전후 폐경기 여성에게 나타나며, 안면홍조증이나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등과 같은 갱년기 증상 가운데 하나다. 김병성 교수는 “단순히 갱년기 증상이라는 생각에 불편해도 참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경우에도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액순환 속도도 빨라지는 등 모든 신진대사가 빨라져 과도하게 땀이 나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피로감이나 체중 감소 등과 함께 땀이 많이 나면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갑성선 기능 항진증은 갱년기 여성뿐 아니라 남성, 일반 여성에게도 나타나며, 특히 여름철 더위를 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몸에 다른 이상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자.
빈혈 vs. 저혈압
여성의 경우 어지럼증을 경험하면 빈혈이라 생각하고 철분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빈혈은 혈액 내 헤모글로빈이나 적혈구의 양이 적기 때문에 생기는데, 증상이 비슷한 저혈압과 혼동하기 쉽다. 저혈압은 혈액은 정상이지만 혈압이 낮아서 생기는, ‘앉았다가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생기는 기립성(起立性) 저혈압’이 대부분이다. 갑자기 일어설 때 다리에 몰려 있던 혈액이 머리로 빨리 올라가지 못해 발생하며, 어지러운 증상은 대개 1분 안에 사라지므로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얼굴이 창백하거나 두통이 심하면 빈혈을 의심해보고 혈액검사를 받은 뒤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성장통 vs. 소아 관절염
4~12세 어린이에게 주로 나타나는 성장통은 양쪽 정강이나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 주위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생기는 통증으로 보는데, 1~2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지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무조건 성장통이라고 단정 짓고 넘어가면 자칫 아이의 관절 건강을 잃을 수 있다고 한다. 부평힘찬병원 소아정형외과 박승준 과장은 “열이 나면서 팔다리가 아프다고 할 때나 다리를 저는 경우, 통증이 낮에도 나타나는 경우, 수개월이 지나도 지속될 경우에는 소아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흔치는 않지만 소아 류머티즘, 골수염 등도 초기 증상이 성장통과 비슷하다”며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을 권한다.
살다 보면 ‘모르는 게 약’ ‘아는 게 병’인 경우도 많지만, ‘내 몸이 보내는 건강 신호인 통증’의 잘못된 판단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치료 시기를 놓쳐 고생하는 환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는 의료인들은 말한다.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알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마라. 이것이 올바른 치료의 시작이다.”
박성희 리포터 kidsbed@naver.com
한방으 로 보는
여름철 두통을 동반하는 질환 3
1 냉방병 _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의 찬 바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감기 몸살처럼 열이 나고 두통이 생기며, 팔다리는 차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2 서병(暑病) _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하는 병. 땡볕이나 무더위 속에서 활동한 뒤 갑자기 맥이 빨라지고 정신이 혼미해지며,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온몸에 열이 오르며, 머리가 아프다.
3 습담형(濕痰形) 두통 _ 덥다고 찬 음료수나 물을 많이 먹으면 몸의 수분대사가 더뎌지고 수분이 축적이 되면서 처음엔 몸이 무겁고 몸이 붓다가 습담이 될 수 있다. 습담이 생기면 한 번씩 머리가 깨질 듯 아프며 울렁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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