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의회 정길자의원 인터뷰

학력, 경력 출중한 3선의 여성의원

지역내일 2009-08-18
정길자 의원은 구의원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를 잘 안다.
정 의원의 일하는 스타일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대화와 설득’이다. 사실 구의원은 혼자만의 주장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동료의원들의 지지를 받아야만 자신의 의사를 관철할 수 있다.
정 의원은 “예산안 심의를 할 때는 가장 먼저 예산 우선순위가 타당한지 주로 따진다”며 “불요불급하다 싶은 예산이 보이면 그 사업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계속되는 질문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이나 불요불급 성을 따져 나가면 해당 예산에 대한 의원들의 합의가 쉽게 이뤄집니다”라고 소개했다.
원론적으로 ‘대화와 설득’은 구정활동의 기본이겠지만 정 의원처럼 해당사업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담당 공무원과 토론을 벌일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한 방법이기도 하다.

동료의원들을 설득할 줄 아는 의원
정길자 의원은 1998년 6월 지방의회 선거를 통해 서초구의회에 입성했다. 이어 2002년과 2006년 지방선거를 통해 내리 3선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정 의원의 특장은 20년간의 한국은행 근무에서 비롯된 ‘검증된 전문성’이다.
정 의원은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은행 여성중견사원으로 입사해서 20년간 한국은행 근무를 한 뒤, 1998년 4월말에 국제부 과장으로 명예퇴직을 했다. 그해 5월8일 지방의회출마자를 위한 설명회에 참석해서 지방의원이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지방의회 출마를 결정했다.
정 의원은 “설명회에 참석해서 얘기를 들어보니 20년간 일한 내 전문성으로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때부터 정당과 관계없이 무소속으로 혼자 뛰어다니며 준비하기 시작했다. 선거홍보물도 혼자 결정하고, 유세 연설문도 스스로 작성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20년간 직장의 위계질서라는 굴레에서 숨 막혀 지내던 삶에서 벗어나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하는 일을 해보니 엄청난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즐거운 듯 갑자기 활기찬 분위기가 넘친다.
정 의원은 구의원 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 하나를 들려주었다.
경부고속도로중앙선에서 50m까지는 시설녹지라 하여 의무적으로 녹지를 형성해 고속도로의 소음과 분진을 차단하도록 되어있다. 이런 공공성을 띤 토지는 당연히 지역 고속도로를 관장하는 서울시가 매입해 관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건축 당시부터 이 토지 관리를 주민들에게 부담시켰다. 주민들은 직접적으로 아무런 효용가치도 없는 땅을 소유해야만 하고 이에 따른 토지세도 납부하고 있었다. 이런 불합리한 점을 서울시에 역설해 시 예산 79억 원을 받아 내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그 동안 납부했던 토지세도 더 이상 내지 않게 했다.
가임기 여성이 생리중일 때는 수영장시설 이용료 중 일부를 감액하도록 하는 생활 조례개정도 이루어냈다. 월 단위 이상으로 수영장 시설이용 등록을 하는 여성회원은 한 달에 4~5일은 수영장을 이용할 수 없는데도 이용료를 전액 내야하는 불합리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영서 기자 y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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