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찾으면 사회 속의 관계는 쉬워져
'눈빛이 따뜻하고 표정이 밝다. 작은 체구이지만 ‘심리’ 단어만 나오면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사람이 된다. 좋아서 시작한 공부이고 살아갈수록 더 필요해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하는 김미란 센터장은 이미 교육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마흔이 다 되어 다시 시작한 공부였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사랑을 온전히 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이들은 내가 주는 사랑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음이 매우 아팠고 내 사랑을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심리학 공부를 시작하게 된 동기이자 이유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김 센터장의 스승이었다. 심리학을 공부하고 아이들을 보다 깊은 눈으로 들여다보자 아이들과의 소통은 자연히 원할 해졌다. 김 센터장은 개인부터 시작해 청소년 부적응 상담, 부모와의 갈등 관계, 부부문제 등 다방면에 걸쳐 성숙한 대화법과 대상 심리 상담 치료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사랑한다면 개인의 특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여러 부류의 아이들이 센터를 찾는다. 김 센터장이 보기에는 모두 귀여운 아이들이다. 처음에는 부모 손에 이끌러 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서 제 시간에 스스로 찾아오는 아이들이 늘어간다. 편안해서이고 자신을 이해하고 인정해주고 있는 것을 깨달아가며 자신의 존재감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사회공포증인 아이도 있었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을 주시한다는 생각이 들어 눈길을 둘 수 없고 자신은 점점 왜소해진다고 느낀다.
남들과 전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요즘은 상담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호전되었다.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김 센터장을 찾는다. 의사 진단으로 특별한 병명이 없는 아이들이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플 때도 심리적 요소를 동반한다고 귀띔한다.
완전하게 목소리를 내지 못한 상태에서 부모로 받는 압박감, 학교에서 교사에게 받는 스트레스 등이 병명을 알 수 없는 통증을 스스로 유발하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에 비해 부모나 교사의 요구가 너무 많고 자신을 맞춰가야 한다는 것에 엄청난 고통을 부지불식간에 느끼고 있는 결과이다. “심리학은 내가 알고 있는 나로부터 나를 확장 시키는 것이다. 내가 나를 알아가는 순간 이주 작은 나를 알게 되고, 다시 스스로의 여행을 하면서 점점 견고해져 가는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이들뿐이 아니다. 공황장애, 우울증으로 병원치료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김 센터장은 기꺼이 한 식구로 맞아들인다.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에 도움을 주면 심리 안정은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찾아온다.
누구나 상처는 깊고 아프다
강의 의뢰가 들어오는 곳은 장소를 불문하고 찾아 나선다. 교육청 관련의 학부모 강의가 많다. 대학 강의는 물론이고, 청소년 대상 상담교사를 강의는 누구보다도 많은 준비를 거쳐 열정을 다한다. 아이는 미래의 모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내가 강의하는 내용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관계를 잘 갖느냐, 아니냐에 따라 일어나는 갈등이다. 가장 먼저 주력하는 문제는 나와 나 사이의 관계이다. 나 자신의 일부 중, 숨기고 싶은 나, 버리고 싶은 나, 포장하고 싶은 나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일이다. 관계개선이 가능해지면 당당해지고 좀 더 자신감 있는 솔직한 자신을 만날 수 있다. 타인 역시 나와 같은 존재로 본다. 타인에 대한 편견이 심한 사람은 다시 말해서 자신에게도 편견이 존재한다는 말과 같다”고 충고한다.
심리는 주관적인 것이다. 상대방이 아무리 잘해 주어도 내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거기까지이다. 심리 상담을 받아가며 관계개선이 필요한 이유이다. 대부분이 3개월이나 6개월 혹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서로간의 관계는 점점 나아지면서 각자의 묻혀있던 세상에서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김미란 센터장은 말한다.
이곳에서는 요즘, 생후 3년 6개월부터 정서적 인지능력 뿐 아이라 파트별 분별 프로그램으로 심리측정을 하고 있다. 아이의 특성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 지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세밀하게 일대일 심리측정을 해내는 일이다. 부모들의 호응도도 높아 김센터장의 얼굴이 더 화사하다.
“미리 알아내 대처하는 방법을 부모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 같아 내심 감사하다. 사회로부터 내가 받은 고마움을 돌려주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현장 경험을 더 거친 후 청소년들이 무한한 에너지인 자신들의 끼를 발산할 수 있고 쏟을 수 있는 복합적인 문화공간을 갖는 것이 꿈이자 바람이다”.
문의 : 010-5060-2300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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