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게 고양 교육을 묻다

지역내일 2009-09-03
8월 29일 고양교육청 대강당에서 (사)마을학교 주최로 ‘심상정, 김상곤 교육감에게 우리 교육을 묻다’라는 제목의 교육특강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고양교육감, 교육위원, 시의원, 교사, 학부모, 학생 등 150여 명이 모여 경기도 교육에 대해 질의하고 답하는 자리였다. 취임 후 116일 동안 31개 시·군을 다 다녔다는 김상곤 교육감은 “고양시가 갖고 있는 장점을 교육을 통해 발현하고자 하는 지대한 노력을 확인했다”는 말과 함께 참석자들의 질문에 시종일관 차분하고 성실하게 답변했다. 시민들의 질의와 교육감의 답변 내용을 들어보자.

Q 고양시 초·중·고의 학급당 학생수는 35명이 넘는다. 심지어 중학교와 일부 고등학교는 50명 선이다. 학급이 많은 거대학교도 많다. 과밀학급, 거대학교 해소 방안은?
A가장 심각한 문제다. 경기도는 교원의 수만 9700명 정도로 가장 많고, 예산도 많지만 교육환경은 열악하다. 학급당 학생수 뿐 아니라 교원 1인당 학생수도 높다. 그러나 정부의 기본방침은 교원정원 동결이라 어려움이 있다. 얼마 전 통계는 학급당 학생수 33명이었는데, 앞으로 학교설립이 추가되면 2012년 경에는 30명 선으로 낮아질 것으로 본다. 지역별, 학교별로 편차가 있어, 열악한 곳부터 보완해 나가도록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다.

Q경기도가 1조2천억 원의 학교용지부담금을 미납하고 있고, 재정여건상 갚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도 예산이 중요한데, 이 문제를 경기도, 중앙정부, 도교육청이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A작년부터 올해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왔다. 학교를 신설하는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경기도가 누적된 부담금 1조2천억 원을 갚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모양이다. 얼마 전 경기도의회가 무상급식, 혁신학교 예산을 삭감했을 때, “의회가 경기도에게 빚을 갚으라고 재촉해야지 예산을 자르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한꺼번에 갚기는 힘들겠지만 연차적으로, 분할해서 갚아달라고 계속 요구할 것이다. 고양, 안산, 시흥처럼 과밀학급 지역에서는 이 예산이 더욱 중요한 문제이다.

Q고양외고 한 개의 학교에 20억 예산을 지원한다. 85% 이상이 다니는 다른 국·공립 중·고등학교와의 형평성을 생각할 때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A경기교육의 문제점 중에는 자원 배분의 불공정성이 있다. 경기도는 외고 9개, 특목고 18개가 있는데, 예산이 불균형적으로 편성된 예가 많다. 특목고가 일반고보다 3~5배의 자원지원을 받고 있더라. 고양시도 일반교육에 대한 예산은 취약한데 비해 특목고, 영어교육 예산은 크다. 특목고에 대한 종합 방안을 마련 중이다.

Q다양한 특성화 학교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이번에 추진하는 ‘혁신학교’는 어떤 것인가?
A경기도에는 다양한 특성화고가 많다. 학생들의 재능을 개발할 수 있는 전문계형 특성학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혁신학교는 교육감 취임 후 공교육 정상화 모델을 교육청이 주도하겠다는 것으로, 한 학교당 1억 정도의 지원금을 예산했었다. 그러나 최근 논란이 일었던 무료급식 예산 삭감과 함께 혁신학교 예산도 전액 삭감되었다. 그런데 예산지원 없이도 13개 학교가 혁신학교를 추진하겠다고 지원했다. 지난 18일에 1차 연수를 통해 혁신학교 사업을 시작했고, 고양에서는 덕양중학교와 고양중학교가 선정되었다.
혁신학교는 소인수 학교를 지향하면서 학교에 자율성을 대폭 부여하고, 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학생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교장과 교사, 학부모의 열정을 기반으로 핀란드 등 교육선진국처럼 학생의 능력과 적성, 요구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실현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 혁신학교는 지정기한을 5년으로 잡고, 중간에 1회 정도 심사할 예정이다.

Q자연체험교육이 중요하다. 환경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고, 관련교사도 많은 고양시부터 ‘자연체험학습 교사단’ 시범운영을 제안한다.
A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체험학습지원센터 설립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취지에 동의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어떻게 결합시켜 갈 것인지 고민해보겠다.

Q교원의 성비 불균형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A경기도 초등교사 성비 80%가 여성이다. 어떤 지역은 90%가 넘는다. 이 문제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최근 전국교육감협의회가 있었는데, 7:3 정도의 성비를 규정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모아 교과부에 전달했다. 이 문제는 국민들의 상당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

Q학교 주차장은 넓어지고, 운동장은 좁아지고 있어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A학교 부지가 좁아 급식소를 설치 못하는 상황도 많다. 학교설립 관련해 제한 조건이 많았는데, 예전에 비해 완화되고 있는 추세다. 재임 중에는 이런 부분을 고려해 신설하겠다.

Q백석고 2학년이다. 교육문제 얘기할 때, 항상 학생들은 발언권이 없다. 학생회를 통해 의견을 반영하려고 하나 한계가 많다. 이에 대한 교육감의 의견은?
A교육감 선거기간 동안 학생들이 “두발자율화, 야간자율학습을 없애 달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이제 학생인권문제를 고민해야 할 때다. 학생인권조례 자문위원회를 만들어 13인의 자문위원과 함께 4차 회의까지 진행했다. 학생인권조례와 관련된 프로젝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학생인권 이야기를 하니 교장, 교사, 학부모 중에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민주시민으로 양성되어야 할 청소년들이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체득해 가는 게 중요하다.

이 날, 김상곤 교육감은 “임기 동안 ‘공교육 혁신, OECD 중간수준의 교육복지, 차별없는 교육’을 중점에 놓고 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 교사, 학부모, 교장의 역할과 권리가 존중되고 책임을 다한다면 경기교육이 질적인 개선을 해나갈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많은 협조를 부탁했다.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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