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경제살리기를 지상과제로 부여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이전부터 몰아닥친 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해야 했고 이 대통령은 취임 2년차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를 헤쳐 나가야 할 조건에 놓였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경제정책은 철학과 기조에서 서로 대척점에 서 있다. 가장 대표적인 차이가 재벌 혹은 대기업에 대한 접근법이다.
DJ노믹스로 불린 김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재벌개혁’이 대표적 상징이고 이 대통령의 MB노믹스는 ‘친기업(비즈니스 프렌들리)’을 표방하고 있다.
◆DJ, 재벌체제 수술로 선진기업 토대 = 앞선 김영삼 정부로부터 외환위기의 벼랑 끝에 선 경제를 물려받은 김 전 대통령은 관치경제와 정경유착, 부정부패로 얼룩진 재벌시스템의 근본적 수술을 핵심과제로 꼽았다.
스스로 “재벌을 개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김 전 대통령은 ‘5+3원칙’과 ‘빅딜식 구조조정’에 드라이브를 걸며 경제구조의 체질전환을 주도했다. 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때부터 경영투명성 제고, 상호지급보증 해소, 재무구조개선, 업종전문화와 핵심기업 설정, 경영자의 책임강화 등 5대 기본과제를 제시했다.
99년엔 제2금융권 경영지배구조 개선, 순환출자 및 부당내부거래 억제, 변칙상속 차단 등 3대 보완과제를 제시했다. 이런 방향 아래 98년 2월 한때 폐지됐던 출자총액제한제가 2001년 다시 부활됐고 결합재무제표 작성 의무화,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 제도화, 감사위원회제도 도입 등 족벌경영 청산을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속속 마련됐다.
김 전 대통령의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으로 한국경제의 체질은 크게 달라졌다. 98년 303%에 달했던 제조업 부채비율은 2002년 135.6%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매출액대비 경상이익은 -0.4%에서 7.3%로, 이자보상비율은 69.3%에서 257%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MB, 규제완화·세제지원으로 대기업 기살리기 = 재벌개혁을 아이콘으로 한 DJ노믹스와 달리 MB노믹스는 기업 규제를 대폭 완화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친기업’ 정책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07년 대선 압승 뒤인 12월 28일 전경련에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선언했다. 취임 직후인 작년 3월엔 경제인 100여명에게 24시간 언제든지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 휴대폰을 건넸다.
MB노믹스의 친기업 정책은 ‘친대기업’ 정책이란 비판도 있었지만 그해 4월엔 재계 오너들과 함께 ‘민관합동회의’까지 열었다.
이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은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규제완화를 고리로 펼쳐졌다. 이는 DJ·노무현 정부에 대한 ‘잃어버린 10년’ 평가와 맞물려 DJ노믹스가 실천하고 강화했던 각종 조치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정반대의 노선을 걷고 있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막기 위한 출자총액제한제도는 기업의 신규투자를 가로막아 미래 성장동력을 훼손시킨다는 이유로 폐지됐고 금산분리도 완화해 대기업의 은행업 진출 길을 열어주었다.
상호출자금지와 채무보증금지 기업집단 지정기준도 자산규모 ‘2조원 이상’에서 ‘5조원 이상’으로 기준을 높였다. MB노믹스의 또다른 친기업 행보는 대규모 ‘감세정책’이다. 기업의 세금을 낮춰주면 투자와 고용이 늘어난다는 논리 위에 서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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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노믹스로 불린 김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재벌개혁’이 대표적 상징이고 이 대통령의 MB노믹스는 ‘친기업(비즈니스 프렌들리)’을 표방하고 있다.
◆DJ, 재벌체제 수술로 선진기업 토대 = 앞선 김영삼 정부로부터 외환위기의 벼랑 끝에 선 경제를 물려받은 김 전 대통령은 관치경제와 정경유착, 부정부패로 얼룩진 재벌시스템의 근본적 수술을 핵심과제로 꼽았다.
스스로 “재벌을 개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김 전 대통령은 ‘5+3원칙’과 ‘빅딜식 구조조정’에 드라이브를 걸며 경제구조의 체질전환을 주도했다. 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때부터 경영투명성 제고, 상호지급보증 해소, 재무구조개선, 업종전문화와 핵심기업 설정, 경영자의 책임강화 등 5대 기본과제를 제시했다.
99년엔 제2금융권 경영지배구조 개선, 순환출자 및 부당내부거래 억제, 변칙상속 차단 등 3대 보완과제를 제시했다. 이런 방향 아래 98년 2월 한때 폐지됐던 출자총액제한제가 2001년 다시 부활됐고 결합재무제표 작성 의무화,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 제도화, 감사위원회제도 도입 등 족벌경영 청산을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속속 마련됐다.
김 전 대통령의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으로 한국경제의 체질은 크게 달라졌다. 98년 303%에 달했던 제조업 부채비율은 2002년 135.6%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매출액대비 경상이익은 -0.4%에서 7.3%로, 이자보상비율은 69.3%에서 257%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MB, 규제완화·세제지원으로 대기업 기살리기 = 재벌개혁을 아이콘으로 한 DJ노믹스와 달리 MB노믹스는 기업 규제를 대폭 완화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친기업’ 정책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07년 대선 압승 뒤인 12월 28일 전경련에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선언했다. 취임 직후인 작년 3월엔 경제인 100여명에게 24시간 언제든지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 휴대폰을 건넸다.
MB노믹스의 친기업 정책은 ‘친대기업’ 정책이란 비판도 있었지만 그해 4월엔 재계 오너들과 함께 ‘민관합동회의’까지 열었다.
이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은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규제완화를 고리로 펼쳐졌다. 이는 DJ·노무현 정부에 대한 ‘잃어버린 10년’ 평가와 맞물려 DJ노믹스가 실천하고 강화했던 각종 조치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정반대의 노선을 걷고 있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막기 위한 출자총액제한제도는 기업의 신규투자를 가로막아 미래 성장동력을 훼손시킨다는 이유로 폐지됐고 금산분리도 완화해 대기업의 은행업 진출 길을 열어주었다.
상호출자금지와 채무보증금지 기업집단 지정기준도 자산규모 ‘2조원 이상’에서 ‘5조원 이상’으로 기준을 높였다. MB노믹스의 또다른 친기업 행보는 대규모 ‘감세정책’이다. 기업의 세금을 낮춰주면 투자와 고용이 늘어난다는 논리 위에 서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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