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냉대를 받던 스테인리스가 금의환향했다. 부활의 전주곡은 코팅 제품의 유해성 논란. 테플론으로 불리는 코팅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면서 스테인리스 제품이 부엌의 웰빙 지존으로 떠올랐다. 게다가 온고지신의 명언을 실천하듯, 최소 통3중 바닥에 저수분 요리 기능까지 겸비했다. 최근 인기 상종가인 스테인리스 제품에 대한 몇 가지 궁금증.
Q 스테인리스 등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제품은 대부분 304 재질. 스테인리스에 크롬 18퍼센트와 니켈 8~10퍼센트를 섞은 제품으로, 녹이 잘 스는 철의 단점을 보완한 특수강이다. 주방도구로서는 가장 안전한 성분 비율로 만들어진 제품인 것. 때문에 스테인리스 제품을 구입할 때는 ‘18-10’ ‘18-8’ ‘304’ 표시만 확인하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스테인리스의 질은 고가의 명품 브랜드나 중가의 국내 브랜드나 똑같다는 얘기다. 가격 차이는 손잡이 재질, 디자인, 브랜드 인지도, 인덕션 기능 여부에서 비롯된다.
Check Point! _ 430, 201이라고 쓰인 제품은 무엇?
304 외에도 간혹 430, 201이라고 적힌 제품이 있다. 430 재질은 인덕션 가능 제품이란 뜻. 인덕션 기능이 추가된 냄비나 프라이팬의 경우 내부는 304, 외부는 430, 그 사이에 알루미늄을 끼워 만든다. 인덕션 기능이 있다 해도 식기에는 304 재질이 가장 적합해 내부는 304를 유지하는 게 기본이다. 반면 201이라고 적힌 중국산 제품은 유의 대상. 니켈 함량이 적거나 거의 없어 304보다 부식되기 쉽다.
Q 저수분 요리가 가능한 제품이 따로 있나?
스테인리스 제품의 장점은 저수분 요리가 가능하다는 것. 물 없이 채소 데치기, 고구마나 달걀 삶기, 면과 소스를 한꺼번에 넣고 스파게티나 잡채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다. 저수분 요리는 뚜껑이 달린 3중 바닥 이상이면 대부분 가능한데, 열전도율이 고를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 간혹 스팀 홀이 클 경우 증기가 빠져나가기도 하는데, 이때는 젖은 행주로 구멍을 덮으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Q 사용하기 까다롭다는데… 잘 쓰는 비법이 따로 있나?
주부들에게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음식을 굽거나 볶는 프라이팬. 재료가 바닥에 눋거나 용기 자체가 새까맣게 타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 사례는 모두 스테인리스를 코팅팬처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해결 방법은 프라이팬을 오븐처럼 간주해 예열을 생활화하는 것. PN풍년 홍보 담당 김지연씨는 “강한 불에서 예열했다가 식히거나 아주 약한 불에서 10분 정도 예열한 뒤 요리한다. 물방울을 떨어뜨렸을 때 ‘치익’ 소리를 내며 또르르 굴러다니면 예열이 완료되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태에서 기름을 붓고 조금 더 기다렸다가 조리를 시작하면 재료가 프라이팬 위에서 ‘슬라이딩’하는 멋진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또 볶음 요리를 이어서 할 때는 남은 양념과 재료를 깨끗이 닦아내고 사용해야 바닥에 눋지 않는다. 코팅팬을 이용하듯 휴지로 쓱 닦으면 남아 있던 기름과 재료가 타서 바닥이 갈색으로 변한다.
Check Point! _ 스테인리스 용기의 최대 적은 강한 불?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을 코팅팬처럼 강한 불에서 마구 다루면 금세 까맣게 타고 만다. 처음에는 약한 불에서 조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재료에 따라 조금씩 불의 세기를 강하게 한다. 물론 불을 세게 조절한다고 해도 중간 불임을 잊지 않는다.
Q 3중, 5중, 7중, 두꺼울수록 좋은 건가?
최근 주방 시장에는 3중, 5중, 7중 제품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업체마다 다중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스테인리스 제품의 태생적 단점 때문. 열을 가해도 고르게 뜨거워지지 않으며, 계속 열을 품지도 못한다. 그래서 스테인리스 중간에 전도율이 높은 알루미늄을 끼워 제작하는데, 이것이 가장 흔한 ‘3중 바닥’ 제품이다. 5중이나 7중은 스테인리스 사이에 알루미늄을 더 끼우는 경우다. 게다가 최근에는 ‘통’자가 붙은 제품이 대세다. 바닥뿐만 아니라 제품 몸통까지 다중으로 만들어 열전도율이 빠르고 고르다. 전문가들은 3중 바닥 이상이면 사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Check Point! _ 알루미늄 대신 구리가 들어간 제품이 있다는데?
알루미늄보다 열전도율이 높은 소재는 전선으로 사용되는 구리. 당연히 알루미늄을 넣은 스테인리스 제품보다 열전도율은 뛰어나지만, 원자재 가격이 비싸 고가에 팔린다.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면 알루미늄 대신 구리가 들어간 제품을 선택해도 좋다.
박지현(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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