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의지력을 시험해 보려는 사람들이 많다. 마라톤이나 철인 3종 경기와 같은 극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마라톤을 시작한지 불과 몇 년 만에 100회 완주했다는 사람, 24시간 동안 밤새 쉬지 않고 운동장 트랙을 돌았다는 사람, 사하라 사막 몇 백 킬로미터를 며칠 동안 달렸다는 사람, 세계의 극지를 찾아 달리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는 사람 등등. 왜 사람들은 극한적 상황을 찾아다니는가? 거기에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가 어떤 쾌감을 주기 때문이리라.
현대 생활의 모든 문제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흔히 말한다. 한편, 아무런 스트레스나 자극이 없으면 견디지 못하는 것도 현대인의 생활이다. 끊임없이 휴대전화 벨이 울려야 마음이 놓인다. 얼마 동안이라도 벨이 울리지 않으면 안절부절하여 전화기를 만지작거리고 혹시 놓친 연락이라도 있는지 수시로 확인한다. 한 가지만으로 만족하지 못하여 동시에 두세 가지 자극을 한꺼번에 처리하기도 한다. 한 손으로 전화기를 귀에 대고 통화하면서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또 다른 손으로 핸들을 돌리며 운전을 한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주의와 관심을 돌려 불안을 의식하지 않게 해주고 극복한 후에는 쾌감을 주기도 한다. 놀이 공원의 놀이 기구가 대표적이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에게 적합한 스트레스 정도의 놀이기구를 선택한다. 롤러코스터, 해적선, 나아가 번지 점프까지.
스트레스에 중독된 사람도 있다. 스트레스가 없으면 아무런 자극이 없어 무료하다가 이내 공허하고 나아가 불안하기도 한다. 과음의 문제가 있는 사람 중에 단주를 시작하면 이내 스트레스로 교체하여 중독되는 수가 있다. 단주하자마자 이내 극단적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을 굳이 처리하겠다고 덤벼드는 수가 많다. 뻔히 불가능해 보이는데도 무턱대도 대들어 무리하게 자신을 소진시킨다. 마치 의지의 한국인의 모습을 입증해 보여야만 자신이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것일까?
건강한 사람은 스트레스에 대한 자신의 감내 능력을 제대로 인식한다. 여기에 기반하여 만족감과 통제감을 느끼게 하는 스트레스의 정도를 알고 이 범위 안의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이용한다. 당연히 자신에게 지나친 부담스러운 스트레스라면 피한다. 또 미리미리 예측하여 애써 그런 경우를 맞닥뜨리지 않도록 생활을 계획한다.
자신에게 과음의 문제가 있다면 꼭 의지의 한국인이 되려고 할 필요가 없다.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라면 굳이 겪지 않도록 생활을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강원알콜상담센터 신정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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