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내린 비로 방바닥은 눅눅하고 몸은 왠지 찌뿌드드하다. 반가웠던 비도 오랫동안 내리니 이젠 좀 달갑지 않다. 이런 날에는 방바닥이 따끈따끈한 곳에서 내리는 비를 보며 얼큰한 매운탕에 소주 한잔 마시고 싶다. 시끌벅적한 단계동을 지나 청과물시장을 지나니 만종가구단지 가는 길 한가로운 곳에 ‘섬강 추어탕’이 보인다.
##파닥파닥 메기, 바로 잡아 얼큰한 매운탕으로
얼큰한 매운탕이 먹고 싶어 메기 매운탕을 주문했다. 주문을 하자마자 주방이 바빠진다. 알고 보니 매운탕 거리를 손질해 놓는 것이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싱싱한 메기나 빠가사리를 바로 잡아서 매운탕을 끓인다. 섬강 추어탕 백창현 대표는 “주문을 받고 바로 잡아 하니 민물고기 특유의 비릿한 흙냄새도 덜 난다”고 한다. 매운탕에는 대파와 미나리 수제비 감자 등과 각종 양념이 들어가는데 다른 집과 또 다른 차이가 있다면 매운탕에 고춧가루 된장 등의 양념을 따로따로 넣지 않고 각종 양념을 미리 섞어 놓기 때문에 양념이 겉돌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매운탕이 나오고 곧이어 밥이 나왔다. 밥은 좁쌀 율무 수수 보리 흑미 등이 들어가는데 매운탕을 주문하자마자 밥을 안쳐 해 주기 때문에 밥맛이 더 좋다. 반찬은 작은 옹기 항아리에 깍두기, 오징어 젓갈, 마늘 절임이 들어 있는데 오징어 젓갈은 오징어를 동해에서 직접 사와 절이고 양념을 해 만들어서 칼칼하니 좋다. 깍두기, 오징어 젓갈, 마늘절임 등은 먹을 만큼 덜어 먹게 해 놓았다.
##시래기 가득한 추어탕 한 그릇이면 몸 보양 끝~!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섬강 추어탕의 메뉴 중 은 뭐니 뭐니 해도 추어탕을 빼 놓을 수 없다. 추어탕가게를 열기 전 백창현 대표는 전국에 맛있다는 추어탕 집을 일일이 다니며 맛보았다고 한다.
미꾸라지를 솥에 넣고 3시간 정도 푹 끓인 다음 건져내 채에 놓고 살살 발라 내린다. 미꾸라지를 믹서로 손쉽게 갈아서 쓸 수도 있지만 굳이 손으로 일일이 작업을 한다. ‘섬강 추어탕’의 안주인 유영숙씨는 “추어를 손으로 하나하나 발라내야 고기 맛을 더 살릴 수 있고, 음식에 정성과 성의가 들어가 더 맛있다”고 말한다.
또한 ‘섬강 추어탕’은 뚝배기에 알차게 담긴 시래기를 하나씩 건져 먹다보면 어느새 속이 든든하다. 부드럽게 입안에서 씹히는 시래기는 독특한 향이 구수한 된장과 잘 조화돼 속이 편하다. 장청소를 도와준다는 시래기에 미꾸라지까지 더 하니 이보다 좋은 건강식이 또 있을까? 여름이 가기 전에 고즈넉한 섬강 추어탕에서 몸 보양을 해 보는 건 어떨까.
문의: 748-1978
이지현 리포터 1052je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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