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기말고사 기간 장동 학원가를 찾아

이구동성, 시험 잘보고 싶어요~

지역내일 2009-07-21 (수정 2009-07-21 오후 6:36:15)



꾸준히 노력하면 성과는 있어
광주 시내가 온통 중·고를 막론하고 기말고사 기간이다. 하루하루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공교육은 그날 끝나지만, 동시에 장동의 학원가는 다시 때 이른 시간부터 학생들로 북적이고 밤이 되자 불야성을 이룬다. 더욱이 10시까지 허용된 시간 안에 중학생들을 책을 덮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고, 아이들을 기다리는 애타는 부모들 마음도 라이트를 끄지 못한 채 길 가 세워진 차 안에서 잠들지 못한다.
장동에 있는 도서관. 일반석까지 꽉 찬 학생들의 기말고사 공부 열기를 취재해 보았다.

♠ 김은석(전남중2) - 장동으로 다닌 지 2년째다. 처음에는 과학을 좋아해 엄마가 과학학원을 등록해줬다. 지금은 혼자서 스스로 다닌다. 집이 상무지구여서 멀 것 같지만 전철을 타면 금방이다. 전철을 타고 다니는 것이 즐겁다. 성적은 별로 기대 안한다. 이상하게 내가 공부한 곳은 안 나오는 게 신기하다. 엄마는 주제파악을 못해서 그런다지만 그것만도 아닌 것 같다. 어쨌든 하는데 까지는 해 볼 생각이다.
♠ 민우석(상무중1) - 전철을 타기도 하고 엄마가 데리러 오기도 한다. 시험 기간에는 거의 엄마에게 의지한다. 처음 치르는 기말고사여서 잘 보고 싶다. 중간고사 성적은 괜찮았는데 이번 기말 고사도 그만큼만 성적이 나와 주었으면 좋겠다. 방학에는 바다에 놀러가고 싶다. 학원 방학에 맞춰 바다구경을 가게 엄마를 조르는 중이고 엄마는 성적이 잘 나오면 생각해보자 하셨다. 걱정이 태산이다.
♠ 김유미(가명·고1) - 미칠 것 같다. 다 같이 열심히 하니까 내 성적이 올라도 등수가 그대로다.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다말고 전부 잠들어버렸으면 좋겠다. 나쁜 생각만 든다. 엄마를 보면 공부해야 하는데 공부가 안 된다. 미안하다.
♠ 정상민(고1) - 수학성적이 잘 나와서 기분이 매우 좋다. 나는 매우 쉬웠는데 친구들이 자신의 성적을 보고 화를 내서 좋은 표정도 못 지었다. 부모님이 좋아해주어서 기운이 난다.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언어영역과 과학도 시험을 잘 보고 싶다.
♠ 이혜영(중3학부모) - 집이 첨단이다. 아이를 데려다 주고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을 생각으로 도서관에 들어가려는 중이다. 아이가 공부를 어려워하지 않아 고맙다. 두 시간 학원에서 공부하는데 지금 집에 가면 금방 곧 와야 하기 때문에 아이를 싣고 오는 날에는 늘 책을 준비해서 오는 편이다. 아이의 성적이 오르는 만큼 내 교양도 덕분에 늘어가는 것 같다.
처음 아이가 어디서 들었는지 장동의 영어학원에 다니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할 말이 없었다. 너무 멀어서 오가는 시간이 더 아까워서다. 하지만 막상 아이를 보내고 나니 교육 정보도 빠르고 다행히 적응을 잘해 성적이 오르는 것을 보니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 문시영(문산중3) - 시험이 거의 끝나간다. 잘 본 것 같다. 미리미리 공부해 둔 보람이 있다. 1,2학년 때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내 꿈은 자동차 디자이너다. 남들은 미술하려면 공부를 안 해도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의 생명을 태우는 자동차를 디자인 하려면 공부할 것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하고 싶다.
♠ 장경화(동명중2) - 판타지 소설 보다가 공부는 대박, 죽 썼다. 너무 재미있어서 시험공부를 할 수 없었다. 판타지는 게임 중독하고 같다. 다음 줄거리가 머릿속에서 궁금해 끝날 때까지 멈출 수가 없다. 큰일 났다. 책상에 앉아 있으니 엄마는 공부하는 줄 알았을 텐데…. 엄마가 성적을 보는 순간 나는 사망이다.
♠ 이미순(고1학부모) - 집은 봉선동이다. 이곳에서 언어영역을 공부하러 학원에 다닌다. 평소에 책을 무던히도 안 읽었더니 차근차근 언어 성적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평일에는 야자가 끝난 후 태우고 왔었는데 다행히 학원에서 시험공부 핵심정리를 해준다고 해서 얼른 왔다. 아이가 공부하는 시간동안 장동 근처에서 차를 마신다. 요즘 이 근처에는 찻집이 많이 생겼다. 찻집 안에는 읽을 만한 책도 여러 권 구비되어 있다. 아마도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들을 배려해 놓아둔 것 같다. 아이가 나올 때까지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보낸다. 생각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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