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최고<37> 정신여자고등학교 ‘끊임없는 도약’

사랑과 자율 기반으로 학력 신장 이루다

지역내일 2009-07-11
송파구 일반계 고등학교 중 4년제 대학 진학률 1위

잠실7동에 자리한 정신여자고등학교(교장 이충옥, 교감 이희천)는 122년의 긴 역사를 가졌다. 오랜 전통만큼 정신여고를 거쳐 간 선배들은 사회 요직에 퍼져있고 동문회 또한 모교 지원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관심이 바탕이 돼 정신여고는 무한한 도약을 내딛고 있다.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개한 초/중/고교 정보공시 사이트 ‘학교알리미’에 올라온 공시 정보에 따르면 정신여고는 ‘송파구 내 일반계 고등학교 중 09학년도 4년제 대학 진학률 1위’(올해 2월 졸업생 기준)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실력의 원천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 걸까. 학생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학교, 정신여고에서 답을 찾아봤다.

개인파일 구축해 맞춤형 진학지도 하다
정신여고에는 학생들을 위한 ‘개인파일’이 잘 구축되어 있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누구나 입학당시부터 졸업 때까지 성적과 개인 적성이나 특기가 기록된 파일을 갖게 된다. 방과후 학교/특활부 주예경 부장교사는 “개인파일에는 모의고사 성적, 내신 성적 등이 각 학년별로 과목별 백분위로 표시돼 있어서 진학지도 교사들이 학업 지도나 학생 개별면담 시 유용하게 사용한다” 고 설명했다.
개인파일의 활용도는 고3 진학지도 시점에 더욱 빛을 발한다. 학교 진학정보부에서 가진 대학별 진학정보와 결합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데이터화 해 활용하는 진학정보 또한 122년의 전통과 함께 해온 것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학생 자율성이 존중되는 정신여고에서는 학교 내 대다수 활동이나 프로그램들이 학생들의 요구에서 출발한다. 높은 만족도를 자랑하는 방과후 학교 운영도 그 중 하나다. 학기 중에는 44개 강좌가 운영됐고 여름방학 때는 100여개에 육박한 강좌가 개설될 예정이다.
정신여고 방과후 학교의 특별한 점은 이들 강좌가 모두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개설한 것이고 학생들도 자유롭게 강좌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자율성과 선택권이 기반이 돼 학습의욕과 효과를 높이고 성적향상에까지 영향을 준다.

입시 변화에 발맞춘 특별한 수업 프로젝트
정신여고 교사들은 과목별로 팀을 이뤄 수업지도 방향에 대해 고민한 후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다. 입시제도 변화에 발맞춰 학생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효과적으로 채워주기 위해서다.
영어회화 수업의 경우 교육청에서 ‘수행평가 우수사례’로 지정되기도 했다. 100% 영어수업을 진행하면서 매시간 15분씩 할애해 모든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발표할 수 있도록 하고 이것을 수행평가에 반영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그룹 프로젝트나 롤 플레이 등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교육을 기반으로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역사, 사회과 교사가 팀을 이뤄 진행하는 ‘정신 클레멘트’ 과정도 특별하다. 클레멘트 코스는 역사와 철학, 사회, 문화 등 인문학을 통해 사람의 영혼을 풍요롭게 하자는 의도로 1995년 미국에서 노숙인들에게 처음 시도된 강좌. 정신 클레멘트 과정을 이끌고 있는 이수진 교사는 “정신 클레멘트 과정은 지식 주입형 수업에서 벗어나 수행, 탐구형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면서 “여기서 학생들은 고급 사고력을 기르고 주체적인 자아형성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사과에서는 신데렐라 프로젝트를 진행해 신화/철학/역사 영역의 독서와 토론, 논술의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읽기와 쓰기를 실천하도록 한다. 사회과에서 진행하는 다산 프로젝트는 개인의 전공과 연계해 관심 있는 분야의 글을 찾고 포트폴리오 작성을 통해 올바른 시각을 갖도록 하고 있다.
한편, 교사들이 직접 만들어 1, 2학년 과정에 사용하는 국어, 수학, 과학 과목 부교재에는 교사들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다양한 단체 활동으로 실현되는 인성교육
정신여고 1학년생이면 누구나 교내 밀알수련회를 통해 교사와 친구, 부모와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외부 시설이 아닌 학교 강당 2층에 위치한 수련실에서 1박2일을 함께하며 소중하고 훈훈한 추억 만들기를 하기 때문이다. 2학년 박보람 양은 “수련회 프로그램 중에 부모님을 초대해 함께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수련회 운영을 외부 강사 도움 없이 모두 선생님들이 준비하고 진행하는 모습이 남달랐다”고 전했다.
2학년 예랑캠프에서는 담임교사가 학급 학생 모두의 발을 씻어주는 의미 있는 행사를 하기도 한다. 이처럼 학생들이 참여하는 단체 활동들에 교사와 학부모를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가슴 따뜻하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고 있었다.
이외에 기독교 학교의 특징을 살려 반 대항 찬송가 경연대회, 학생기도회, 교사기도회, 기도 어머니 등 다양한 활동들이 학교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활동들은 학생들의 자아형성과 학습 동기부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내면의 힘으로 작용된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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