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하게 자유롭게 꿈꾸는 책 읽기로.."

어린이책시민연대경남대표-이정화씨

지역내일 2009-07-09 (수정 2009-07-09 오전 9:36:50)
지난 월요일 장맛비가 시원하게 내리던 오전, 경남 도교육청 1층 브리핑룸에서는 ‘전교조 시국선언 탄압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걱정하는 교사의 행보에 한 마음 되어 동참한 반가운 학부모. 어린이책시민연대경남 대표 이정화씨를 만났다.

어린이 책문화 환경을 건강하게 가꾸어야
‘어린이책시민연대’는 어린이도서연구회 소속인 서울, 경남, 충남지부가 독립해 작년 2월 새로 출범했다. 경남에는 거제, 고성, 김해, 남해, 밀양, 부산, 울산, 진해, 창원, 통영등 12개 지회와 지회장이 있다. 정화씨는 경남대표이면서 서울, 충남대표와 함께 어린이책시민연대 공동대표이다. “경남 집행부와 힘을 합쳐, 12개 지회가 지역사회에 필요한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보살피고 지원합니다. 어린이책시민연대의 활동과 연대 사업을 지역에 알리며 경남교육연대 회의에 참석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대표로서 정화씨의 일이다.

“평등한 책읽기, 자유로운 책읽기, 꿈꾸는 책읽기를 할 수 있도록 어린이책을 읽고 나눕니다. 올바르고 건강한 어린이 책문화 환경을 가꾸기 위한 노력이지요. 아이들의 책읽기는 개인적 자발적 활동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강요하고 평가하는 도구, 시험과 경쟁으로 치닫는 교육현장에서 학습수단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런 맥락에서 바르고 건강한 어린이 책 문화를 위한 우리 연대의 노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아무리 좋아도 억지로 강요하면 싫어하는 것이 아이들의 본능..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 알아가는 과정이 가장 보람 있어요. 어린이책을 통해 만난 인연이 활동에서 절대적인 의지와 힘을 주어요. 혼자서는 불가능하지만 ‘연대’와 ‘회원’의 이름으로 가능할 때 가슴 뭉클합니다. 앞으로 학교 문제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학교 현장에서 ‘어린이책시민연대’의 정신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특히 경남교육청의 ‘독서인증제’ 반대와 폐지 활동을 전국 사업으로 지속할 계획입니다.

학교에서 정한 필독도서(10권)와 권장도서(20권 이상)를 읽고 독후활동을 모두 한 학생에게 학기 말이나 학년말에 ‘독서인증서’를 주는 것을 ‘독서인증제’라 합니다. 초등학교부터의 독서인증서와 독후활동을 생활기록부에 적어 대학입시에 반영되지요. 결과를 내고 실적을 보고해야 하니, 학교 입장에서도 경쟁적으로 책을 강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이고 자유로워야 할 책읽기가 시험과 숙제로 전락해 아이들에게 새로운 짐을 지라 하는 것이죠. 정해진 도서목록에 따라 선택의 권리와 결과 위주의 강제 평가로 책 읽는 자체의 즐거움도 빼앗깁니다. 학교와 공공도서관의 좋은 책이 외진 곳으로 밀려나는가 하면, 목록위주의 출판은 출판시장을 왜곡, 축소시키고 학부모는 도서구입 부담을 지게 됩니다. 평등하게, 자유롭게, 꿈꾸는 책읽기와는 정반대로 책읽기의 본질을 해치는 심각한 정책인 것입니다.

아무리 좋아도 억지로 강요하면 싫어하는 것이 아이들의 본능 입니다. ‘어린이책시민연대’는 독서인증제 폐지에 뜻을 함께 하는 학부모와 교사, 시민모임과 함께 독서인증제 폐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책 읽기는 자기 긍정의 힘을 기르고 작고 약한 것의 소중함을 알게 해
아이들은 책에서 미지의 세계를 만납니다. 그 속에서 내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꿈꿉니다. 나를 긍정하는 힘이 커지고 약하고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확대됩니다. 단편적인 지식을 넘어서 아이의 내면을 풍요롭게 가꾸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책읽기 역시 결과보다 과정이 소중합니다. 책을 고르는 동안의 설렘과 기대감과 어른의 목소리로 그 책을 읽을 줄 때의 교감. 그것은 책 세계로 온전히 이끌어 빠져들게 하는 별빛이 되어줍니다. 아이 스스로 책을 고르고 읽을 수 있게 해야 하고 책 읽을 시간을 줘야합니다. 비록 한 권이라도 재미와 감동이 내 것일 때 아이는 책읽기의 진정한 기쁨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 마을이 필요해”
아이들이 공부 잘 해서 좋은 대학 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어른이 정한 ‘좋은 미래’때문에 아이들은 마땅히 누릴 권리를 뺏기고 억제당하고 있습니다. 성적을 비교하며 열등감의 고통과 가혹한 상처를 주고 있어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예요. 야 합니다. 성적과 무관하게 각각의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받으며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게 해야 합니다.

‘한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어린이책시민연대’는 내 아이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가 지향합니다. 검색창에 ‘어린이책시민연대’를 쳐 보세요. 아이들의 행복한 세상을 위해 고민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린이책시민연대 경남의 300명 회원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든 문을 두드려 주세요!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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