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아 늘면서 2차 성징 빨라져, 소아비만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확률높아
성장기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의 경우 누구나 한 번쯤은 아이들의 키에 대해 고민해보았을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서구화된 식생활로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통통한 경우라도 ‘어릴 때의 살은 키로 간다’라는 속설을 믿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춘기를 지나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비만으로 인해 성장의 속도가 빨라지고, 그로인해 성장에 영향을 끼친다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소아비만, 성인병으로 가는 지름길
최근 갤럽조사에 의하면 부모들이 희망하는 자녀의 키는 남자 1m80, 여자 1m67로 조사됐고 부모들의 59.6%가 자녀의 키 때문에 고민을 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만큼 아이들의 키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비만은 반드시 치료해야할 질병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의사 강채미 원장은 “소아비만을 빨리 치료해야하는 이유는 이 시기 비만의 대부분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소아비만은 성인병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의 말에 따르면 성인비만은 지방세포의 수적 증가 없이 지방세포의 크기만 증가하지만 아이들은 지방세포의 수와 크기가 모두 증가할 수 있어 더 위험하다는 것. 차일피일 미루다가는 장기가 손상되고 지방세포의 수가 많아져 재발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소아비만도 성인비만처럼 동맥경화, 당뇨병, 심근경색, 뇌출혈 등의 성인병이 조기에 나타날 수 있고 심지어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소아비만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서구화된 식습관이나 운동부족 등이 가장 큰 원인. 급격화된 생활환경의 변화로 예전처럼 뛰어노는 시간보다 집안에서 컴퓨터게임이나 텔레비전 시청 등의 움직임이 없는 취미생활이 비만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또 피자나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나 육류 등 고열량, 고지방, 고염분 음식의 섭취가 늘어난 것도 소아비만이 증가하는 요인 중에 하나다.
비만, 성장에 영향 끼치고 학습저하 원인
비만으로 인해 성인병의 위험은 물론 학습저하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소아비만, 청소년비만은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비만인 아이들은 외모로 인해 자신감을 잃고 몸이 무거워 쉽게 피로감을 호소하며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스트레스, 부정적 사고, 의욕 상실 등은 기의 흐름을 막고 뭉치게 만들어 몸의 순환을 더욱 방해한다. 소아기 건강은 평생의 건강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또 무분별한 다이어트 방법을 아이들에게 적용해 빈혈, 성장장애, 생리이상, 탈모 등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있으며 소아비만의 치료는 단순한 체중 감량이 아니라 영양상태를 고려해 근본적으로 대사의 기능을 풀어 줄 수 있는 한방치료법을 받으면 도움이 된다.
소아비만은 이 밖에도 비만에 의한 체지방율의 증가로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해 2차 성징이 조기에 나타나 작은 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남자아이는 몽정기에 들어서면 성장이 가장 왕성하게 이뤄지다가 1~2년 후에 성장이 멈추게 된다. 때문에 초경이나 몽정이 아닌 2차 성징인 유방의 발달, 젖 망울이 올라왔거나 땀 냄새가 심하게 나거나 변성기, 음모 등이 또래보다 빠른지를 살펴본 후 빠른 아이들은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비만 치료를 병행하면서 성장에 도움을 주는 치료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먼저 키와 몸무게 같은 기초 정보를 토대로 체질을 판단하고 체성분을 검사한다. 이후 집중적으로 비만 부위를 측정하여 원인을 파악해 운동, 식이요법은 물론 침, 탕약 같은 한방요법을 처방한다.
아이의 건강상태에 맞춰 침구요법과 함께 비장을 보호해주고 대사를 돕는 계통의 한약을 쓰는 것이 특징. 특히 소아비만은 성인비만과 달라 함부로 열량을 제한하면 영양소 부족으로 성장과 발육을 더디게 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한다.
소아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부모가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성장판 자극에 도움을 주는 줄넘기, 조깅, 농구, 수영 등의 운동을 꾸준히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쪼그려 뛰기나 역도 등은 성장판에 무리한 충격이나 압박을 가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