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황 속에서도 국내 에어컨 업계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LG전자는 18일 창원 에어컨 공장이 지난 13일부터 24시간 ‘풀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LG 창원 공장 직원들은 지난 주말에도 특근을 하며 라인을 가동했다. 주말라인 가동은 지난해 보다도 두 달 가량이나 앞당겨진 것. 이처럼 LG전자 창원 에어컨 공장이 풀가동 체제에 돌입한 것은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휘센 에어컨의 4~5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나 증가했으며 일부 모델은 물량 부족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피겨 요정 김연아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삼성전자 하우젠 에어컨의 매출 신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신계백화점에서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90% 증가했으며, 이중 삼성 에어컨의 매출 신장률은 123.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특히 ‘김연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우젠 에어컨 판매량은 김연아가 세계 선수권을 제패한 뒤 한달만에 3배 가량 급증했다. 이중 절반 가량은 ‘김연아 에어컨’이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에어컨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김연아 마케팅’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 국내 가전업체들은 10여년째 에어컨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예약판매를 실시하며 각종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에어컨 판매량의 20~30% 가량은 겨울에 판매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예약판매 역시 지난해보다 10% 가량 늘었다.
때 이른 무더위도 에어컨 판매량이 증가하는 원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에어컨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고객 주문량을 적기에 맞추기 위해 에어컨 생산라인 가동율을 최대한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야외활동이 줄면서 쾌적한 실내생활을 위해 에어컨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에어컨의 경우 1990년대 중반 에어컨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뒤 10여년이 지나면서 교체수요가 발생하고 있어 에어컨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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